지역의 맛이 청년의 내일로 — 로컬푸드 창업, 새로운 길을 열다

허세인 기자

cnc02@hnf.or.kr | 2025-10-31 19:55:56

밀키트부터 베이커리까지… 지역 먹거리 자원으로 만드는 창업 생태계

경기청년 우뚝 서기 최종 시연회 현장. 사진 = 경기도

[Cook&Chef = 허세인 기자] 지역의 먹거리 자원을 기반으로 한 청년창업 지원이 전국 곳곳에서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지자체들이 로컬푸드와 청년의 아이디어를 결합해 새로운 일자리와 지역경제 활력을 만들어내는 ‘로컬푸드 기반 창업 생태계’ 구축에 나서고 있다.

경기도(도지사 김동연)는 올해 처음으로 축산물 소비시장 활성화를 위한 ‘경기청년 우뚝 서기(밀키트 개발) 컨설팅 사업’을 추진하며 청년 사업자들에게 실질적인 창업 기회를 제공했다. 지난 30일 수원 경기상상캠퍼스 먹거리 광장에서 열린 품평회 및 수료식에는 8개 청년팀이 참여해 직접 개발한 밀키트를 선보였다.

경기도는 전체 가구의 36%를 차지하는 1인 가구와 외식·배달음식 증가에 따른 밀키트 시장의 성장 가능성에 주목했다. 해당 사업은 고기 함량 60% 이상의 식육 밀키트 개발을 지원하고, 기술과 자본이 부족한 청년들에게 전문 컨설팅과 실무 교육을 제공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8월부터 10월까지 진행된 19차례의 실무 교육에서는 식품 위생, 원가 관리, 마케팅 등 창업 전반에 대한 실습이 병행됐고, 유명 셰프의 1:1 멘토링을 통해 상품 완성도도 높였다.

경기도는 이번 프로그램을 통해 청년들이 지역 축산물로 새로운 소비 트렌드를 만들어가고, 축산농가에는 새로운 판로를 열어주는 상생 모델을 기대하고 있다.

크림하우스에서 판매하는 베이글 및 소금빵. 사진 = 충청남도

충청남도(도지사 김태흠) 또한 청년의 창의적인 도전을 지역 산업 현장에 접목시키는 ‘청년 창업·창직 지원사업’을 통해 눈에 띄는 성과를 내고 있다. 이 사업은 청년의 아이디어가 지역 자원과 결합해 실질적인 창업으로 이어지도록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홍성군에서 ‘크림하우스’를 운영 중인 이정해 대표는 그 대표적인 사례다. 충남도의 지원을 받아 창업한 그는 사업화 지원금과 10회의 전문 컨설팅을 바탕으로 베이글 전문점에서 시작해 현재는 소금빵과 파블로바 등으로 제품을 확장했다.

부모님이 재배하는 지역 농산물을 활용해 마늘빵, 대파 베이글 등을 판매했고 창업 초기 월 800만 원 수준이던 매출은 현재 2~3배 이상 늘었다. 현재는 청년 직원 3명을 고용하며 지역 고용 창출에도 기여하고 있다.

이 씨는 “단순히 매장을 확장하는 것이 아니라 지역에서 함께 성장하는 청년 브랜드를 만드는 것이 목표”라며 “단기적인 지원보다는 지속적인 멘토링과 네트워킹이 이어지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경기도와 충청남도의 사례는 단순한 청년 지원을 넘어, 지역의 농·축산 자원과 청년의 창의성을 결합한 ‘지속 가능한 로컬푸드 창업 모델’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지자체들은 로컬푸드를 지역의 산업이자 문화로 발전시키며, 청년이 떠나는 지역이 아니라 머물며 창의적인 도전을 이어갈 수 있는 생태계로 전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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