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세 알이면 늙지 않는다”…가을 보약 대추의 재발견
송채연 기자
cnc02@hnf.or.kr | 2025-11-03 17:11:11
사포닌·비타민C 풍부…면역력 높이고 스트레스 완화
[Cook&Chef = 송채연 기자] 때 이른 추위와 함께 면역력에 비상이 걸리며 몸을 따뜻이 데울 음식을 찾는 이가 늘고 있다. 이때 대추가 특효약이 된다. 가을 햇살 아래 붉게 익은 대추는 단순한 과일이 아니다. ‘하루 세 알이면 늙지 않는다’는 말이 전해질 만큼, 항산화와 피로 회복, 숙면 개선 효과가 뛰어난 천연 보약이다.
풍부한 영양소, 항산화·항염증 효과
대추에는 비타민C, 칼륨, 철분, 사포닌, 폴리페놀, 플라보노이드 등 다양한 영양소가 들어 있다. 특히 페놀 화합물과 플라보노이드는 체내 활성산소를 제거해 세포 노화를 늦추고 염증을 완화하는 효과가 있다.
미국 클리블랜드 클리닉에 따르면 말린 대추 85g에는 체리보다 최대 4배 많은 항산화 물질이 함유되어 있으며, 심혈관 건강과 간 기능 보호, 피부 회복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보고됐다.
또한 사포닌 성분은 피로 회복과 면역력 강화에 도움을 주며, 혈액순환을 개선해 혈압 조절과 콜레스테롤 저하에도 효과적이다. 한방에서는 예로부터 대추를 ‘기(氣)와 혈(血)을 보하는 약재’로 사용해왔다.
대추는 불면증 완화에도 효과적이다. 사포닌이 신경 흥분을 억제하고 뇌 속 감마아미노부티르산(GABA) 작용을 촉진해 마음을 안정시켜 준다. 실제로 여러 연구에서 대추 추출물이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 수치를 낮추는 데 도움을 준다는 결과가 보고됐다.
한의학에서는 대추를 ‘마음을 편안하게 하고, 잠을 돕는 약재’로 분류한다. 가을철 불면이나 스트레스로 인해 피로가 쌓인 현대인에게 대추차 한 잔은 천연 진정제나 다름없다.
빈혈·소화·피부 건강에도 효과
대추는 철분이 풍부해 빈혈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 적혈구 생성을 돕고 혈액 내 산소 운반 능력을 높여주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또한 식이섬유와 효소가 풍부해 장 운동을 촉진하고, 소화를 도와 속이 더부룩하거나 소화가 더딜 때 좋은 음식으로 꼽힌다.
피부 미용에도 빠질 수 없다. 대추의 비타민C는 콜라겐 합성을 촉진해 피부 탄력을 높이고, 폴리페놀·플라보노이드가 자외선으로 인한 손상을 완화한다. 노화 방지와 피부톤 개선에도 효과가 있어, 최근엔 ‘천연 안티에이징 과일’로도 주목받고 있다.
아무리 좋은 음식이라도 과하면 탈이 난다. 대추는 당분 함량이 높기 때문에 하루 5~7알 정도가 적당하며, 당뇨 환자는 섭취 시 주의가 필요하다. 또한 따뜻한 성질을 가진 식품이라 몸에 열이 많거나 얼굴이 자주 붉어지는 사람은 섭취량을 줄이는 것이 좋다.
특히 일부 간질약이나 항우울제와의 상호작용 가능성이 보고된 만큼, 약물 복용 중이라면 전문가 상담을 거치는 것이 바람직하다.
대추, 이렇게 즐기세요
가장 손쉽게 즐길 수 있는 방법은 대추차다. 말린 대추를 끓여 따뜻하게 마시면 숙면과 피로 해소에 도움을 준다. 또한 대추청이나 대추정과로 만들어두면 환절기 건강 간식으로 좋다. 삼계탕, 약식, 갈비찜 등 한식 요리에 넣으면 은은한 단맛과 향이 더해져 음식의 깊이를 살린다.
보관할 때는 말린 대추를 밀폐 용기에 담아 서늘한 곳이나 냉장고에 두는 것이 좋으며, 당분이 높아 장기 보관 시 쉽게 상할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대추는 단순한 과일이 아닌 몸과 마음을 동시에 보듬는 가을의 약선(藥膳)이다. 하루 세 알의 대추로 마음의 불안을 다스리고, 피로를 풀며, 건강한 겨울을 맞을 준비를 해보자.
Cook&Chef / 송채연 기자 cnc02@hnf.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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