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 하나로 갈라진 세 갈래 맛, 한중일 간장 이야기
조연정 기자
cnc02@hnf.or.kr | 2026-08-21 15:12:26
색·짠맛·쓰임새 다른 삼국 간장, 동아시아 밥상 어떻게 바꿨나
[Cook&Chef = 조연정 기자] 대형마트 간장 코너에는 많은 종류의 간장이 있다. 흔히 알고 있는 국간장이나 양조간장, 진간장은 물론, 어간장, 맛간장, 만능간장 등 맛낼 때 사용하는 간장 종류도 꽤 다양하다. 요즘에는 일본간장인 쇼유나 쯔유, 중국간장인 생추와 노추도 한 자리 차지하고 있다. 간장은 동아시아를 대표하는 조미료로, 한국, 중국, 일본 음식에 간장은 빼놓을 수 없다. 한중일 간장은 대두를 주재료 하는 점은 같지만, 만드는 방법이나 발효 시기 등에 따라 맛과 색이 다르다. 한중일 간장의 특색을 알아본다.
중국에서 한국, 일본으로 연결되는 간장 문화
간장은 ‘장(醬) 문화’에서 시작됐다. 중국은 기원전 8세기부터 고기로 장을 담근 육장을 먹었고, 한나라 때부터는 콩으로 장을 담근 내용이 문헌에 기록되어 있다. 이후 명청나라를 지내면서 지금의 중국 간장인 생추와 노추 제조가 활발해졌다.
우리나라는 고구려 때 콩으로 장을 만들었는데, 이는 한나라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두로만 메주를 만들어 발효시키는 방식으로 전통 간장을 만들었다. 일본 역시 중국과 한국의 콩장 제조법이 유입되면서 장을 담그기 시작했는데, 시간이 지나 밀이나 보리 같은 곡물을 혼합해 다양한 쇼유를 완성했다. 지리적으로 가까운 특성상 콩으로 장 만드는 법이 사람들을 통해 전해졌고, 기후, 환경 등에 맞춰 각국의 특색 있는 간장 문화로 발전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
같은 듯 다른 한중일 간장의 제조법과 맛
한중일 간장은 대두를 주재료로 제조하는 방법은 비슷하지만, 부재료나 발효시기 등에서 확연히 차이가 난다.
우리나라는 삶은 대두로 메주를 빚은 후 발효시켜 먹는 전통 방식으로 간장을 만든다. 장독에 메주를 넣고 소금물을 부어 1년 정도 숙성시키는데, 이때 생긴 국물이 간장이 된다. 숙성기간이 길수록 맛과 색이 짙어진다.
중국은 메주를 만들 때 밀로 만든 누룩을 넣는다. 3~6개월 정도 발효시킨 후 초벌 간장을 생추라고 하고, 생추 상태에서 추가 숙성을 하고 캐러멜 같은 당분을 넣어 진하게 만든 간장을 노추라고 한다.
일본은 메주에 황국균(누룩곰팡이 일종)을 첨가한 후, 소금물에 넣어 6개월에서 1년 정도 발효 숙성시켜 쇼유를 만든다. 일본간장은 재료 비율과 발효 시기로 간장을 구분해서 사용한다.
찍어 먹으면 더욱 입맛을 돋운다. 사진 = 픽사베이
그렇다면 한중일 간장의 맛과 쓰임새는 어떻게 다를까. 우리나라 전통 간장은 색이 맑고 짭조름하며 구수한 향이 나는데, 국물 요리나 나 물무침 할 때 간을 맞추는 데 적합하다.
중국의 생추도 색이 연하고 짠맛이 강해 간을 맞출 때 쓰며, 캐러멀이 첨가된 노추는 볶음, 찜, 조림 요리에 넣어 특유의 색과 맛을 낸다.
일본에서 많이 먹는 코이구치(진한 간장)과 우스쿠치(연한 간장) 모두 밀이 들어가 은은한 단맛과 향긋한 풍미가 난다. 생선회나 초밥 같이 가열하지 않는 요리, 우동, 덮밥 소스처럼 활용한다.
새로운 간장 트렌드로 이어지는 한중일
지금 한중일 간장은 고유의 전통은 잘 보존하면서 새로운 트렌드를 흡수해서 간장의 새 시대를 이끌고 있다.
첫번째로 전통 방식이 인정받고 있다. 대량 생산하는 공장식 간장이 아닌 전통 방식 그대로 만든 간장에 프리미엄이 붙고 있으며, 장인이 만든 간장, 지역 특징이 담긴 간장 등을 찾는 사람이 많아지고 있다.
두번째는 건강을 위해서 저염 또는 첨가물이 적은 간장을 선호하는 경향도 뚜렷하다. 염도를 낮추고 화학적 분해 과정을 거치지 않으며 첨가물을 넣지 않은 간장이 출시되는 이유인데, 이런 간장이 건강에 좋다는 인식이 있다.
세번째는 간장에 각종 첨가물을 넣어 더욱 간편하게 요리할 수 있는 만능 간장 소스도 계속 나오고 있다. 찌개용 간장, 볶음 조림용 간장, 맛내기 간장 등 이른바 간장을 기본으로 한 소스도 간장의 새로운 형태라도 볼 수 있다.
이처럼 한중일은 비슷하지만 다른 간장 문화를 만들어왔다. 발효의 기다림과 장인들의 노력, 맛있는 음식을 열망하는 사람들의 바람으로 간장은 끊임없이 진화했다. 앞으로도 한중일 간장이 더욱 발전해서 세계적인 간장으로 자리매김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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