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대원 셰프의 일식이야기 / 대구(たら)
한대원
handaewon@hanmail.net | 2019-01-15 11:20:45
[Cook&Chef 한대원 칼럼니스트] 대구는 머리가 크고 입이 커서 대구(大口) 또는 대구어(大口魚)라고 부르며 동의보감 에서는 “고기의 성질이 평하고 맛이 짜고 독이 없다. 먹으면 기운을 보하는데 내장과 기름의 맛이 더욱 좋다.”라고 전해지고 있다.“
대구는 입 아래 턱에 잘 발달된 수염이 있어서 먹이사냥에 도움을 주고 닥치는대로 먹어치우는 포식자의 성향으로 오징어, 청어, 고등어 등을 섭취하는 엄청난 대식가이다. 일본에서는 충분하게 음식을 먹었을 때 타라후쿠(たらふく[鱈腹])먹었다고 하며 이는 대구가 대식가이기에 관련되어 생긴 말이다.
"눈 본 대구, 비 본 청어” 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눈이 내리면 대구가 맛있어 진다고 하는데 12월 추운 겨울철이 제철인 대구는 대구탕으로 미식가들 사이에 굉장히 유명하며 겨울철에만 맛볼 수 있는 대구정소 시라코(しらこ) 와 대구알 타라코(たらこ) 가 있다. 시라코는 어류의 수컷 생식소를 말하며 주로 우리나라에서는 시라코를 탕에 넣어서 먹는 경우가 많지만 일본에서는 화덕에 구워 폰즈를 부어 오토시(전체)로 제공하거나 채반에 내리고 칡전분을 넣어서 도후를 만들기도 한다. 비슷한 여러나라의 시라코를 이용한 요리를 보면 러시아는 청어의 시라코를 이용하여 식초에 절여 먹고 시칠리아는 참치의 시라코를 파스타 토핑으로 먹는다. 또한 대구알 타라코(たらこ)는 주로 우리나라 와 일본에서 명란젓을 주로 만들어서 먹는다.
일본에서는 주로 명란을 타라코 와 멘타이코라 칭하는데 일본 고유어인 스케토다라(すけとだら)에 의해 타라코로 칭했으며 후쿠오카를 통해 한국의 명란젓이 전해지며 멘타이코로 사용되어진다. 일본에서는 주로 대구의 알을 떼어 염수에 세척후 물기를 빼고 알에 20%정도의 소금으로 염장하여 12시간정도 절인 뒤 사용하며 우리나라는 대구모젓으로 아가미와 알을 소금으로 절인뒤 양념류와 무채에 절여서 삭혀 먹으며 대구내장을 절여서 창란젓을 담가 버릴것이 전혀 없는 식재료이다.
대구는 단백질이 17.5%로 풍부하고 꽁치나 청어보다 지방함량이 훨씬 적어 맛이 담백하고 비타민과 아미노산 칼슘 철분까지 고루 함유하고 있는데 특히 몸이 찬 사람의 속을 따뜻하게 해 겨울철 기운을 북돋우며. 비타민A와 B1, B2가 풍부한 대구를 먹으면 눈의 노화를 막고 감기를 예방하는데 도움을 주며 각종 염증을 치료하는 데에 좋다. 우리나라 진해에서는 예전부터 알이 든 채로 말려서 약대구라는 이름의 통대구를 만든다. 이 약대구는 알은 알대로 머리와 몸은 건곰을 만들어 보신용으로 먹는 귀한 영양식품이다.
추운 겨울철 부드러운 대구살과, 고소한 시라코, 향긋한 미나리의 향연을 느껴보는것도 일미가 아닐까라는 생각이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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