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verage & Coffee / 라떼아트 이야기

조용수 기자

philos56@naver.com | 2018-12-11 09:23:00

- 대한민국 커피헌터 박창선(Sean Park) 대표의 커피토크

[Cook&Chef 조용수 기자] 찬바람이 몸을 움츠리게 하고 자신도 모르게 옷깃을 여미는 계절에는 시원한 아이스커피 한잔보다는 따뜻한 카페라떼 한잔이 더욱 간절해지고는 한다.게다가 바리스타의 멋들어진 솜씨로 곁들여지는 카페라떼 표면의 결하트나 나뭇잎 따위의 라떼아트는 시각적으로 더욱 우리를 행복하게 만들어준다. 커피 바리스타 솜씨의 정점이라고도 할 수 있는 라떼아트에 대하여 알아보자.

카페라떼 용어에 대하여 까페(Caffe)는 이탈리아어로 커피, 그리고 라떼(Latte)는 이탈리아어로 우유라는 뜻으로 에스프레소에 우유를 넣어 만든 음료이다. 따뜻한 메뉴 제공을 위해 우유를 데우는 과정에서 스팀을 넣어 거품을 만들어 제공한다. 카페라떼에 있어서 커피잔에 올라가는 거품의 두께는 5mm 이상 1cm이내가 가장 적당하다. 거품은 곱고 미세할수록 단맛이 더 잘 표현된다. 고운 거품으로 표면은 마치 비단처럼 윤이 나야해서 라떼에 들어가는 스팀우유를 벨벳밀크(Velvet Milk)라고 한다.


에스프레소에 우유가 들어가는 모든 뜨거운 메뉴는 반드시 우유 스티밍이 수반된다. 이 때 우유 스티밍 과정 중에 우유의 온도가 올라가며 만들어지는 우유 거품이 곱고 미세할수록 메뉴의 단맛은 더욱 배가되며 입안에서 느껴지는 감촉(Mouth Feel) 또한 부드러워 훌륭한 한잔의 메뉴로 완성될 수 있다. 또한 우유거품이 고울수록 메뉴의 지속성도 뛰어나 쉽게 거품이 사라져 메뉴가 볼 폼 없이 변하는 경우가 없게 된다.


이러한 고운 우유거품을 벨벳밀크(Velvet Milk)또는 실키 폼 밀크(Silky Form Milk)라고 칭한다. 공기방울이 큰 거친 우유거품은 혀에 닿았을 때 거품 폼이 느껴지는 거친 감촉이지만 벨벳밀크와 같이 입자가 고운 우유거품은 거의 거품이 느껴지지 않으면서도 거품안의 공기가 혀를 자극하며 더욱 단맛을 배가 시켜준다. 이렇게 섬세한 바리스타의 솜씨로 만들어지는 벨벳밀크는 라떼아트의 기본이 된다.

에스프레소에서 위에 뜨는 크레마(커피 크림)는 오일성분이다. 우유 또한 유지방을 함유하고 있다. 두 가지 지방 물질이 서로 조화를 이루지 못하고 분리되어 있거나 뭉쳐져 있으면 육안으로 보기에도 좋지 않고 맛도 부자연스러워 소비자의 선호를 받지 못할 것이다. 에스프레소의 생명과도 같은 요소인 크레마에 벨벳밀크로 스티밍된 고운 우유가 결결이 들어가 만들어지는 밀크기반의 음료는 바리스타의 예술적 감각이 표현되는 것 뿐만 아니라 최상의 고운 우유거품과 최적의 크레마 상태로만 만들어지는 경쟁력 있는 메뉴라 할 것이다. 크레마와 우유거품이 각기 선명하게 분리되면서도 조화를 이루는 밀크베이스의 음료는 바리스타만의 특화된 영역으로 이루어지는 메뉴인 것이다.  

라떼아트를 위하여는 필수적으로 안정적이면서 풍부한 크레마가 필요하다. 갓 볶여서 나온 원두는 가스성분을 많이 함유하고 있어 크레마 거품의 두께는 두터우나 거칠고 안정성이 떨어진다. 또한 로스팅된지가 오래된 원두는 크레마의 거품층이 얇을뿐더러 지속성도 떨어진다. 가장 좋은 상태의 원두는 숙성된지 수일정도 지나 안정적이면서도 풍부한 크레마가 추출되는 원두이다.


다음으로 중요한 것이 미세하고 고운 벨벳밀크이다. 우유안에 들어있는 유지방은 공기와 결합하지 못하지만 스팀이 들어가 온도가 높아지면 세포벽사이로 단백질이 녹아나오면서 지방과 공기를 같이 감싸게 된다. 이렇게 미세한 공기방울을 끌어안은 벨벳밀크는 가벼워서 지방성분인 크레마 위에 뜨게 된다. 이렇게 커피잔 위에 뜨는 거품은 미세한 손놀림으로 그림의 형상을 갖추기도 하고 패턴을 형성하기도 하는 것이다. 즉,크레마는 도화지 역할을 하고 우유는 물감역할을 하며 두 지방성분들이 서로 섞이지 않고 자신들의 영역을 형성하면서 조화를 이루어 그림이 그려지는 것이다.

라떼아트는 잔의 모양, 우유를 붓는 높이, 우유가 크레마 사이로 들어가는 유량, 유속, 우유거품의 질, 바리스타의 핸들링 등에 따라 다양한 형태의 모습으로 나타난다. 바리스타의 개인적 숙련에 따라 자신만의 라떼아트가 만들어지지만 보편적으로 다음과 같은 방법을 따른다. 

우유를 붓는 높이에 따라 우유거품을 크레마 밑으로 밀어 넣는 단계와 크레마 위에서 원하는 모양을 내는 단계로 나눌 수 있다. 먼저 밀크스팀피처를 높이하여 높은 위치에서 우유를 붓게 되면 낙하에 가속도가 붙어 강하게 크레마층을 뚫고 커피잔의 아래로 우유가 내려간다. 즉 크레마 위에 모양이 얹히지 않고 아래쪽으로 우유가 들어가게 된다. 아래로 들어간 우유가 가지고 있는 가벼운 거품층은 크레마의 하부로 올라가 크레마와 섞이면서 안정화가 된다.


다시 밀크스팀피처를 낮추어 낮은 위치에서 우유를 붓게 되면 낙하에 속도가 붙지 않기 때문에 그대로 얌전히 크레마층 위에 하얀 우유가 얹히게 되어 크레마와 섞이지 않고 진한갈색과 대비되는 하얀색의 무늬를 형성한다. 이 때 바리스타의 손놀림에 따라 다양한 모양이나 패턴이 형성된다. 따라서 처음에는 어느 정도 높은 위치에서 우유를 부어 커피 잔의 절반이상을 채우고 다시 위치를 낮추어 부으면서 모양을 만들어 나가는 것이다.


우유가 부어지고 모양이 나타나면 음료의 표면이 점차로 잔의 위로 올라옴으로 이때 점차로 기울인 잔을 수평으로 하며 메뉴를 완성한다. 밀크스팀피처를 높은 위치에서 부어 잔에 우유를 채우고 다시 낮추어 핸들링을 할 때 시작점과 마무리점, 핸들링의 방법 등에 따라 여러 가지 패턴을 형성한다. 크레마 사이사이로 적절한 유량의 스팀밀크가 적절한 유속으로 들어가 결이 만들어지며 모양이 자리 잡는다.  

이렇게 만들어지는 한잔의 카페라떼는 가히 라떼아트(Latte Art)라 칭하기에 주저함이 없으리만큼 황홀한 무늬와 패턴을 지닌 음료로 우리앞에 나온다. 이 시점이 가히 바리스타를 예술가라 칭하기에도 부족함이 없는 대목인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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