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은 끓이면 안전하다?”…온수 조리만큼은 예외다
송채연 기자
cnc02@hnf.or.kr | 2025-10-28 22:30:44
WHO “수돗물 사용 시 조리·음용 모두 냉수 사용 원칙 지켜야”
[Cook&Chef = 송채연 기자] 라면이나 국을 끓일 때 물을 빨리 데우기 위해 수돗물 ‘온수’를 사용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물을 끓여쓰면 건강하게 쓸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수돗물 사용의 경우 이런 습관이 건강을 위협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최근 세계보건기구(WHO)와 미국 환경보호청(EPA)는 수돗물을 음용하거나 조리할 때 반드시 ‘냉수’를 사용할 것을 권장했다. 이는 온수와 냉수가 서로 다른 배관을 통해 공급되기 때문이다.
냉수는 정수장에서 정화된 물이 수도관을 거쳐 직접 가정으로 들어오지만, 온수는 보일러나 온수기를 통과하면서 배관 내부에 고여 있던 물과 함께 흘러나온다. 이 과정에서 구리·납·니켈·철·아연 등 중금속이 섞일 가능성이 높다. 물의 온도가 높을수록 납 등의 용출량이 증가하고, 오래된 배관일수록 오염 위험은 배가된다.
실제로 지난 2022년 서울 마포구의 한 아파트에서는 온수에서 독성물질인 페놀이 기준치를 초과해 검출된 사례가 보고된 바 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중금속은 단순히 끓인다고 해서 사라지지 않는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수돗물 속 염소 소독 과정에서 생길 수 있는 박테리아나 트리할로메탄 등은 끓이는 과정에서 대부분 제거되지만, 중금속은 남아 체내에 축적될 수 있다. 납과 수은, 카드뮴 등은 신경계와 간, 신장에 손상을 주며, 특히 성장기 아동과 임산부에게는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음식 조리 시 반드시 냉수를 사용하고, 장시간 물을 사용하지 않았다면 10~30초 정도 물을 흘려보낸 후 사용하는 것이 좋다”며 “수돗물에서 냄새나 색의 변화가 감지되면 즉시 사용을 중단하고 보건당국에 신고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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