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리 내리는 상강의 첫 향, 국화차 한 잔
송채연 기자
cnc02@hnf.or.kr | 2025-10-22 10:33:56
눈을 맑게 하고 기운을 다스리는 국화의 향기
[Cook&Chef = 송채연 기자] 서리가 내린다는 뜻의 상강(霜降)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가을의 끝자락, 겨울의 초입에서 우리는 조금 더 건강하고 따뜻하게 겨울을 준비해야한다. 그럴 때 필요한 것이 바로 국화차다.
국화차 한 모금이 전하는 계절의 위로
국화는 가을에 만개하는 대표적인 약용 꽃으로, 한의학에서는 오래전부터 ‘열을 내리고, 눈을 맑히며, 머리를 편안하게 하는 약재’로 쓰였다. 명나라 이시진의 『본초강목』에는 “오랫동안 복용하면 몸이 가벼워지고 늙지 않는다”는 기록도 남아 있다.
현대 영양학적으로도 국화는 풍부한 비타민 A와 B군, 콜린(Choline), 아데닌(Adenine), 그리고 해열·진정 작용을 하는 정유 성분을 함유하고 있다. 비타민 A는 간 기능을 보호하고, 눈의 피로와 충혈 완화에 도움을 주고, 비타민 B1은 피로 해소와 신경 안정에 기여하며, 콜린은 지방간을 예방하고 혈관 건강을 지켜준다.
한국식품영양과학회지에 따르면 국화차의 추출물이 간세포 손상 억제에 도움을 줄 수 있으며, 국제 학술지에서는 골다공증 예방 효과도 보고된 바 있다.
향으로 마시는 쉼, 마음의 온도 1도 올리기
국화차는 성질이 차고, 맛은 달며, 독이 없어 몸에 부담이 적다. 한방에서는 ‘폐에 좋은 태음인의 차’로 분류되며, 감기나 두통, 불면, 눈의 피로 완화 등에 효과가 있다고 본다. 또한 스트레스로 인한 열감이나 두통, 눈의 충혈에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국화차의 맑고 은은한 향은 단순한 음료를 넘어 정신적 안정감을 선사한다. 실제로 국화의 향을 흡입하는 것만으로도 자율신경이 안정되고 스트레스 수치가 낮아진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국화차, 향이 진하고 색이 고운 것을 선택
국화차는 꽃의 품질과 제다 과정이 중요하다. 향이 진하고 색이 고운 ‘감국(甘菊)’이 좋으며, 10~11월에 완전히 피지 않은 상태에서 딴 국화가 향이 가장 깊다.
차를 마실 때는 국화꽃 3~5송이에 90~95℃의 물을 부어 1~2분 정도를 우려낸다. 국화차에 진피(귤껍질), 대추, 꿀 등을 함께하면 향이 더욱 부드럽고 기운이 따뜻해진다.
특히 국화차는 카페인 걱정이 없어 밤에도 부담없이 마실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다만, 국화과 알레르기가 있거나 몸이 냉한 사람은 섭취량을 조절하는 것이 좋다.
Cook&Chef / 송채연 기자 cnc02@hnf.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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