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위를 뛰어넘는 여름 김치 열전
조연정 기자
cnc02@hnf.or.kr | 2026-07-31 15:00:42
맨밥부터 보양식까지, 어디에나 잘 어울리는 반찬
[Cook&Chef = 조연정 기자] 일 년 중에 가장 더운 8월이다. 긴 장마가 끝나고 숨이 턱 막히는 무더위가 밤낮없이 이어지고 있다. 이런 날씨에는 쇠한 기력을 보충하기 위해 삼계탕이나 장어탕, 팥죽 등 보양식을 즐겨 먹는데, 이때 빼놓지 않고 곁들이는 음식이 여름 김치이다. 여름에 나는 제철 재료로 담근 여름 김치는 아삭한 식감과 알싸한 맛이 조화를 이뤄 입맛을 돋워준다.
여름 밥상 단골 메뉴인 열무김치, 오이소박이
더욱 살아난다. 사진 = 픽사베이
여름 김치를 대표하는 재료는 열무이다. ‘여름 무’ 또는 ‘여린 무’에서 유래된 열무는 여름철에 연하고 부드러운 맛이 나는 것이 특징이다. 비타민 A와 C, 무기질이 풍부하게 들어 있으며, 사포닌 성분도 풍부해 면역력을 높이는 데 도움을 준다. 또 열무는 차가운 성질이 가지고 있어 땀을 많이 흘리는 여름에 제격이다. 열무 김치를 담글 때는 풋내에 주의해야 한다. 소금물에 절인 후 살살 흔들어 씻어주며 찹쌀이나 밀가루, 감자 등으로 풀을 만들어 풋내를 잡아준다. 담근 후 1~3일 후면 익어서 먹을 수 있다. 닭백숙이나 곰탕 등 담백한 음식에 곁들어 먹거나 보리밥, 국수에 넣어 비벼 먹어도 별미이다.
오이는 여름에 즐겨 먹는 채소이다. 더워서 갈증이 날 때 오이를 한입 베어 물면 수분 섭취는 물론 체온도 내려간다. 식이섬유가 풍부해서 소화도 잘 된다. 오이는 그냥 먹어도 되고 양념해서 반찬을 만들거나 오이에 소를 넣어 김치를 담가 먹으면 더욱 맛있다. 오이소박이는 3-4등분으로 토막 낸 오이에 칼집을 내어 그 안에 소를 채워 넣어 방식이다. 고춧가루, 마늘, 파 등의 양념에 버무린 소를 오이에 넣은 후, 2~3일 익히면 상큼하면서 칼칼한 오이 김치를 맛볼 수 있다. 잘 익은 오이소박이는 입맛을 확 당기는데, 맨밥에 먹으면 그 자체로도 맛있다.
시원한 물김치 국물에 국수 말아 후루룩
물김치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다. 사진 = 픽사베이
물김치는 건더기보다 국물이 많은 김치로, 나박김치, 알배추물김치, 미나리물김치, 상추물김치 등 여름에 나는 채소로 그때그때 담가서 바로 먹는 것이 특징이다. 채소를 소금물에 숨을 죽인 후 액젓이나 소금으로 간을 맞추고, 찹쌀 풀을 넣어 농도를 조절해서 실온에 1~2일 정도 두면 금방 익는다. 빨리 익혀서 먹으려면 소금물을 끓여 미지근하게 식혀 부으면 된다. 냉장고에 넣어 시원하게 먹으면 더욱 감칠맛이 살아난다. 물김치는 국물을 활용해서 소면을 말아 국수로 먹거나 입안이 텁텁할 때 얼음 동동 띄워 먹으면 개운하다.
전국 팔도의 이색 여름 김치
지역별로 먹는 여름 김치도 있다. 지역마다 나는 제철 채소에 육류나 해산물, 과일 등을 더해 색다른 맛을 내는 것이 특징이다. 경기도에서는 호박에 우거지, 열무를 섞어 김치를 담그는데, 삭혀서 찌개로 먹어도 맛이 좋다. 감자가 유명한 강원도는 감자를 으깨 열무 김치에 넣고, 충청도에서는 가지, 시금치 등 흔한 채소가 김치의 주재료로 활용된다. 전라도에서는 고춧잎과 양파를 매콤한 양념에 버무려 먹는데 톡 쏘는 매운 맛과 달큼한 맛이 난다. 경상도에서는 박이 여물기 전에 김치로 담가 먹고, 고구마줄기 껍질을 벗겨 김치를 만든다. 제주도에서는 귤로 물김치를 만들어 새콤달콤하게 여름 김치를 즐겼다.
더위에 지치기 쉬운 요즘, 수분과 영양소가 풍부한 여름 제철 채소로 만든 김치를 먹고 영양도 챙기고 집나간 입맛도 찾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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