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열전 39 / 소비뇽블랑을 새롭게 만나고 싶다면, 샤또 크뤼조 화이트 (CHATEAU CRUZEAU White)

조용수 기자

cooknchefnews@naver.com | 2023-09-03 08:36:32

[Cook&Chef=조용수 기자] 소비뇽블랑은 팬데믹을 거치며 대한민국 화이트 와인의 큰 유행을 불러왔다, 특히 뉴질랜드 소비뇽블랑은 풀내음과 가벼운 미네랄터치로 마시기 편해 2-30대 여성들을 중심으로 유행을 이끌어왔다. 여기에 보르도 소비뇽 블랑이 가세하며 고급 화이트와인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코끝에서 느껴지는 오크의 향과 은은하게 퍼지는 아로마가 신대륙의 소비뇽 블랑과 구별되는 고급스러움을 선사하기 때문인다.

샤또 크뤼조를 만드는 앙드레 뤼통은 위대한 농부이자 보르도를 대표하는 와인 메이커의 이름을 그대로 딴 와이너리이다. 앙드레 뤼통을 수장으로 하는 뤼통 가문은 보르도에 29개의 샤또를 소유한 규모있는 ‘와인 가문’이다. 앙드레 뤼통은 포도밭의 각기 다른 토양을 존중하는 가운데 현대적인 스타일의 와인 생산을 추구하며, 모든 와인은 자사 소유의 포도밭에서 생산한다. 돈을 위한 와인이 아니라 즐거움을 위한 와인을 만들고 소비자들이 살 수 있는 합리적인 가격에 공급하는 것을 추구하는 와인 생산자로도 유명하다.

샤또 크뤼조가 생산되는 뻬삭-레오냥 (Pessac-Leognan)지역은 원래 그라브에 속해있던 AOC이나 위 소개한 와인 생산자인 앙드레 뤼통 등의 노력으로 1987년 그라브에서 독립된 AOC(원산지 등급)을 획득하였다. 그라브의 모든 특급와인이 생산되는 지역, 급경사의 자갈토양이 뻬삭 레오냥에 속한다.

빼싹-레오냥 남쪽의 마르띠약(Martillac)과 Saint-Medard-d'Eyrans를 걸쳐 위치해 있는 이 와이너리는 1661년에 당시 보르도 의회의 법조인이었던 자크 드 크뤼조(Jacques de Cruzeau)가 이 두 마을 사이에 집과 몇 에이커의 빈야드를 매입하면서 탄생했다. 18세기 부유한 상인 Nolibois 경이 와이너리를 인수하여 명성 있는 와이너리의 지위로 올려놓았다. 1841년 "La Producteur" 잡지에서는 크뤼즈의 레드와 화이트 와인을 지역 최고의 와인으로 뽑았다. 하지만 19세기 필록세라가 퍼졌을 때 와인 생산을 사실상 중단하는 수밖에 없었고, 샤또 크뤼조는 1975년 우연하게 이 지역의 토양에서 큰 가능성을 본 앙드레 뤼통이 매입하여 대대적인 투자와 현대화를 진행한 후 옛날의 명성을 되찾았다.

100% 소비뇽블랑으로 만든 와인으로 반짝이는 노란 빛깔에 신선한 하얀 복숭아 향이 오래 지속된다. 입 안에서 크리스피한 산도와 가벼운 감귤류 향이 전해진다. 잘 익은 과일의 향과 너트류의 부드러운 느낌이 크리미한 목넘김을 선사한다. 가벼운 오크 터치와 신선한 산도가 입안에서 훌륭한 구조감을 느끼게 해주는 여운이 긴 와인이다. 농어 스테이크, 새우 수비드 구이를 올린 깔끔한 화이트 와인 리조또, 신선한 굴 및 조개요리가 잘 어울린다. 부드러운 산미와 과일의 풍미가 뛰어난 소비뇽 블랑 100%의 뻬삭 레오냥의 화이트 와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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