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aste Column : 맛평가사
온라인팀 기자
cooknchefnews@naver.com | 2018-01-09 23:20:44
맛을 평가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 언론이나 TV에서 맛을 표현하는 프로그램이 생겨날 정도이다. 맛의 평가는 대부분 비밀에 부쳐지거나 유명인들의 몫이었다. 맛을 평가하는 방법은 대부분 맛의 표현으로 전해진다. 이러한 맛을 표현하기 위해서 의성어와 의태어의 사용이 많아지고 있다. 맛은 정확히 인식할 때 맛의 표현이 구체화된다. 지금까지 맛의 표현이 많지 않았던 것을 보면 맛의 인식을 뛰어나게 잘하는 사람들이 많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writer _조기형(맛평가사협회장) / photo _롯데호텔·그랜드앰배서더호텔·그랜드힐튼호텔 제공
Taste Column
‘맛’으로 결정되는 조리사 위상
맛 평가사
맛의 가치는 표현에서 비롯된다. 맛을 표현하기 위해서 섬세한 인식이 필요하지만, 맛에 관한 이해가 먼저 뒤따라야 한다.
- 맛이란 무엇인가?
- 맛은 어떠한 역할을 하는가?
- 맛있게 먹는 방법은 어떻게 진행되는가?
- 맛을 평가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이러한 과정을 충분히 이해하고 경험한 상태에서 맛의 표현이 이루어지면 맛의 느낌이 최대한으로 전해진다. 조리사들이 맛을 표현한다면 자신의 조리실력을 그대로 전하는 데 매우 유리하다. 맛은 몸의 반응을 일으키게 하는 정보제공자이다. 몸에서 어떤 반응이 일어날 때 만족이 높은지를 파악하는 것은 맛에 대한 인식이 깊어질 때 일어나는 현상이다. 이러한 현상을 찾아내는 것이 미식가들의 맛이다. 맛을 인식하는 방법을 통해 즐기는 맛의 즐거움도 있지만, 맛의 여운으로 얻어지는 경험은 맛을 인식할 때 즐거움을 능가하기도 한다. 이러한 경우는 미식을 즐기는 특별한 사람들의 예이지만 맛에 관심이 많아지면 습관적으로 확인하게 된다.
맛의 사실적 표현
맛을 표현하는데 상대방에게 맛의 느낌을 전달하기 위해서 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본인의 감동을 표현하는 것이 기본이다. 맛의 가치를 높이려고 일부러 과대한 표현을 하거나 은유법이나 비유법을 너무 많이 쓰는 경우도 있다. 이럴 때 맛의 표현은 문학으로 흘러가면서 정서적인 감흥이 유도된다. 하지만 과도한 포장으로 즉각적인 맛의 신뢰가 떨어질 수 있다. 맛의 표현이 사실적이면 전달력이 매우 높다. 맛의 표현이 글로 적혀질 때와 말로 표현될 때 다르다. 평상시 맛의 표현을 자주 해본다면 맛을 표현하는 능력이 남다를 것이다. 하지만 맛의 표현은 일상화되어있지 않다. 맛을 표현하는 것은 사물을 묘사하는 것과 유사하다. 미각에서 일어나는 현상이 맛을 대표한다고 하면 그것은 너무도 축소된 맛이다. 음식은 씹을 때 만족을 높여주는 경우도 있다. 이렇게 씹힘으로 주는 만족도 맛이다. 씹을 때의 맛은 미각의 우위에서 작용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씹힘으로 인한 맛의 가치를 높여주는 음식이 생각보다 많다. 고기류는 씹힘에서의 만족이 떨어지면 육즙에 의한 미각의 만족을 인정받지 못하게 된다. 이렇게 미각의 맛이 아닌 경우라도 고기 맛의 가치를 높여주고 있다. 맛은 미각 이외의 영역에서도 다양하게 작용하고 있다.
맛의 표현방법
맛의 평가는 맛을 표현하는 방법에서 비롯된다. 맛을 점수로 표현하던, 글로 표현하던, 말로 표현하던, 표현방법에 따라서 전달할 때의 신뢰감이 정해진다. 맛의 표현은 맛을 평가하는 도구이다. 조리사들이 맛을 표현하는 것은 조리실력을 인정받는 지름길이다. 맛의 표현에 따라서 조리사의 실력이 좌우되곤 한다. 예를 들면 맛 평가사들이 맛을 표현하면 조리사의 등급이 매겨질 정도로 맛의 표현이 조리실력을 좌우한다. 맛집에 대한 평가 또한 맛 평가사들이 좌지우지할 정도이다. 조리에서의 맛 평가는 이제 조리사가 직접 해야 할 시기에 들어서 있다. 그들의 평가로 인해 자신의 실력이 등급 매겨지는 것보다는 스스로 맛을 평가해서 그들이 그 맛에 동조하는지 인정받는 것이 합리적이다. 맛을 평가하는 사람은 맛에 대한 깊이를 아는 사람들이다. 맛을 제일 많이 접하는 사람들이 조리사이다. 세상의 맛 평가는 조리사들의 몫이다. 이제는 맛에 대한 스스로 평가를 통해서 자신의 가치를 보여줄 때이다.
조리사의 위상은 맛이 결정
조리사의 위상이 유명인들에 의해서 좌지우지되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조리사의 능력은 맛으로 인정받아야 한다. 전업주부를 조리하는 대표적인 사람이라 말할 수 있다. 외식시장에서 활동하는 조리사들보다 6백만의 전업주부가 조리의 전체시장을 이끌어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러한 주부들은 인류역사와 함께 걸어 왔다. 이를 토대로 조리의 시장이 형성된 것은 극히 짧은 시간이다. 우리나라는 그 옛날, 주막을 제외하고 외식을 할 수 있는 곳이 거의 없었다. 백 년도 안 된 외식사업은 조리사의 상업적 지위를 만들어냈다.
미래세계의 핵심은 맛
조리는 가정의 문화와 인성 그리고 건강을 책임지는 어머니의 품격에서 나왔다. 이러한 조리의 가치를 단순히 주방에서 일하는 기능적인 사람으로 인정하는 경우가 아직도 남아있다. 조리사는 문화를 이끌어가는 역군이라고 한다. 미래학자 대니얼 앨트먼이 말하길 10년 후에는 맛을 중심으로 사람들이 모인다고 할 정도이다. 경제적 풍요가 뒷받침된 상황에서 가능하다는 일이다. 그렇게 된다면 관광 또한 맛을 위주로 하는 사람들이 더욱 많아질 것이며 생활의 만족을 맛으로 표현하는 경우도 생길 것이다. 이러한 맛을 다루는 조리사들은 이제 맛에 대한 도전이 필요한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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