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 딸에게 차려주는 식탁 - 김진영 지음
조병경
cbk2022@naver.com | 2017-12-23 23:15:54
‘집밥’은 우리를 지켜줄 수 있을까. 당연하게 마주 앉던 식탁이, 가끔은 물리던 반찬이 몹시 지친 어느 날 마음을 붙드는 ‘무엇’이 될까. 저자는 “그렇다”고 한다. 맛있는 한 끼가 “어른이 되어서도 너를 지켜줄 가장 따뜻하고 든든한 기억”이며, 밥상을 차리지 않았다면 모든 것이 달라졌을 것이라고.책은 아버지가 외동딸에게 15년 동안 손수 밥을 지어 먹인 이야기다.
BOOK
53가지 음식에 담긴, 평생 가장 따뜻하고 든든한 기억
딸에게 차려주는 식탁 - 김진영 지음
[Cook&Chef 조병경 기자] 이유식을 먹던 딸이 사춘기 소녀가 되기까지 함께한 53가지 음식을 엮었다. 보통의 아버지는 아닐지 모른다. 저자는 허영만의 만화 <식객>의 모델이자 ‘셰프들이 찾는 식재료 전문가’로 알려진 22년차 식품 상품기획자(MD) 김진영씨다. 그는 매일 아침 쌀을 씻고 딸의 ‘밥상’을 기획한다. 엄청난 요리는 아니다. 김치볶음밥, 떡볶이, 돼지갈비 등 소박한 음식들이 잔잔한 일상의 에피소드와 어우러진다.
딸의 식성은 여느 집과 같이 만만치가 않다. 채소는 상추와 오이만 먹고, 김치는 싫어하지만 김치볶음밥은 좋아한다. 아버지는 이를 고치려하기보단 “자신만의 향기”로 받아들인다. 대신 제철 시금치를 넣은 김밥과 채소를 갈아 넣은 카레를 만들며 아이의 성장을 지켜본다. “음식을 맛볼 용기”를 주기 위해 다양한 음식을 소개하지만, 잔소리로 밥상의 즐거움을 뺏지는 않는다.포기하지 않는 것은 ‘식재료’다. “식재료를 알면 요리는 단순해지고 맛은 깊어진다”. 최고의 식재료를 찾아 지구 15바퀴(60만km)를 돌아다닌 사람다운 고집이다. 저렴한 ‘설도’ 스테이크, 라면 면발을 활용한 ‘라제비’ 등 그만의 생활팁도 담겼다. 그는 자주 “그러면 된 거다”라는 말로 글을 맺는다. 따뜻한 한 끼를 함께 먹는 것으로 ‘그러면 된 것’이라고 고개를 끄덕이는 모습. 익숙한 뒷모습을 떠올리게 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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