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생활 건강노트] 올해가 가기 전 반드시 키위를 먹어야 하는 이유

송자은 전문기자

cnc02@hnf.or.kr | 2025-12-09 23:50:38

당 조절부터 장 건강·항산화까지… 과일 중 최고 영양 밀도의 비밀
그린·골드·레드, 색에 따라 달라지는 기능성… 현대인의 필수 과일로 부상

미지 생성: ChatGPT (OpenAI) 제공 / Cook&Chef 제작

[Cook&Chef = 송자은 전문기자] 키위를 한입 베어 물면 퍼지는 상큼한 향과 부드러운 과육은 그 자체로 기분을 환기시킨다. 그러나 이 과일이 주는 가치는 단순한 ‘상큼함’에 그치지 않는다. 미국영양학회가 분석한 자료에서 키위는 27종의 과일 가운데 영양소 밀도 1위를 차지했다. 열량 대비 필수 영양소가 얼마나 풍부한지를 평가했을 때, 사과·블루베리를 크게 앞지른 결과다. 이 작은 과일 안에 얼마나 많은 영양이 응축되어 있는지 새삼 실감하게 하는 대목이다.

이처럼 키위가 의학계와 영양학계에서 꾸준히 조명을 받는 이유는 하나의 특정 효능 때문이 아니라, ‘몸 전체에 동시에 긍정적 영향을 주는 과일’이라는 점에 있다. 소화계·면역계·혈관계·신경계까지 작용 범위가 넓어 일상의 건강 루틴에 자연스럽게 편입되기 좋다.

풍부한 식이섬유와 저열량, 항산화 관리까지

키위의 활용도는 체중 관리를 위한 식단에서 가장 빛난다. 키위 한 개는 약 57kcal로 부담이 거의 없으며, 사과보다 많은 식이섬유를 지니고 있어 포만감을 오래 유지시킨다. 특히 수용성 식이섬유는 지방과 콜레스테롤 흡수를 억제하고, 혈당의 급상승을 누그러뜨리는 역할을 한다.

혈당지수(GI) 또한 낮다. 그린키위 GI 51, 골드키위 48, 레드키위 49—모두 저GI 식품에 해당한다. 혈당을 크게 올리지 않아 당뇨 환자, 혹은 당 조절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안전하게 권할 수 있는 과일이다. 단맛이 풍부한 골드키위조차 오렌지나 바나나보다 혈당 영향이 적다는 점은 흥미롭다.

키위가 매력적인 이유는 항산화 능력에서도 두드러진다. 활성산소는 세포를 손상시키고 염증을 유발해 노화의 촉매 역할을 하는데, 키위는 이를 억제하는 데 매우 효과적이다.

특히 비타민C 함량은 과일 중 최상위권이다. 골드키위 100g 속 비타민C는 152mg으로, 오렌지의 세 배 이상이다. 키위 한 알이면 하루 권장량을 대부분 충족할 정도다. 비타민C는 면역력 강화와 피부 재생에도 필수적이어서, 키위를 꾸준히 먹는 것만으로도 신체의 ‘기초 체력’을 높이는 셈이 된다.

게다가 키위는 아이부터 어른까지 폭넓게 권할 수 있는 과일이다. 비타민·엽산·칼륨·칼슘 등 성장에 필요한 영양소가 넓게 분포해 있다. 특히 글루탐산과 아르기닌은 성장호르몬 분비에 관여해 성장기 어린이에게 유익하다. 임신부에게 중요한 엽산 역시 풍부하다. 태아의 신경·뇌 발달에 관여하는 영양소로, 특히 골드키위에 함량이 높다.

단백질 소화까지 돕는 천연 효소 ‘액티니딘’

소화를 돕는 효소를 과일에서 자연스럽게 섭취할 수 있다는 점도 키위만의 장점이다. 키위에 풍부한 ‘액티니딘(actinidin)’은 동물성 단백질은 물론 콩단백질 분해에도 관여하는 천연 소화 효소다. 식사로 고기를 먹었다면 후식으로 키위를 선택하는 것이 좋은 이유다. 실제로 고기를 재울 때 그린키위를 사용하는 조리법도 액티니딘의 작용을 이해하면 자연스러운 일이다.

의료 현장에서도 키위의 소화 효과는 주목되고 있다. 변비·복부팽만에 시달리는 대장암 환자에게 키위를 권하는 의사들이 적지 않으며, 하루 2개씩 한 달간 섭취한 이들의 장 기능이 개선됐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영국영양사협회가 최근 공식 지침에서 키위와 호밀빵을 ‘변비 완화에 효과적’이라고 명시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색에 따라 달라지는 영양, 멘탈까지 아우른다

키위는 색깔에 따라 강점이 다른 과일이다. 그린키위는 식이섬유와 액티니딘이 가장 많아 소화·배변 개선 효과가 크다. 골드키위의 경우, 비타민C의 ‘정점’이라 할 수 있다. 항산화·면역 강화 측면에서 가장 앞선다. 레드키위(루비레드)는 붉은 속살은 안토시아닌 색소 때문이며, 이는 강력한 항산화 작용을 한다. 혈관 건강과 혈액순환에 도움되며, 액티니딘이 없어 구강 알레르기 증상이 있는 사람에게 상대적으로 부담이 적다. 이처럼 품종 간 차이가 분명해, 목적에 따라 선택할 수 있다는 것도 키위의 매력이다.

최근 영양학계에서는 키위를 ‘멘탈 케어 푸드’라고 부르기도 한다. 비타민C가 트립토판을 ‘행복 호르몬’ 세로토닌으로 전환시키는 과정에 관여해 스트레스를 낮추는 데 도움을 주기 때문이다. 세로토닌은 나아가 숙면을 돕는 멜라토닌 생성에도 영향을 준다.

즉, 키위 한 알이 단순한 에너지원이 아니라 정서적 안정과 수면의 질까지 어루만지는 셈이다.

일상 속에서 키위를 잘 먹는 법

키위의 맛과 영양을 가장 잘 살리고 싶다면 숙성 상태에 따라 선택하는 것이 좋다. 단단한 키위는 후숙해 오래 두고 먹기 적합하며, 실온에서 며칠 두면 자연스럽게 부드러워진다. 빠른 숙성이 필요하다면 사과·바나나와 함께 비닐봉지에 넣어두면 된다. 에틸렌 가스가 숙성을 촉진한다.

이미 말랑한 키위는 즉시 섭취하기 좋으며, 신선함을 유지하려면 냉장 보관이 적합하다. 숟가락으로 껍질 가까운 부분까지 떠먹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다. 수용성 식이섬유와 미세 영양소가 특히 풍부한 부위이기 때문이다.

키위는 ‘비타민C가 많은 과일’이라는 단순한 개념으로 설명하기에는 부족하다. 노화 억제, 장 건강, 혈당 조절, 면역력 증진, 성장기 영양, 스트레스 완화까지 그 효능의 스펙트럼이 넓다. 하루 두 알의 키위가 현대인의 식단에서 빠지기 쉬운 영양을 채우고, 소화기·혈관·뇌·정신 건강까지 두루 보완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면, 이 작은 과일의 가치는 결코 작지 않다.

Cook&Chef / 송자은 전문기자 cnc02@hnf.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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