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od Story / 녹차> 변덕스럽지 않고 진중한 향과 맛

조용수 기자

cooknchefnews@naver.com | 2021-04-13 21:47:27

- 봄이 불청객 황사를 씻어주는 내 몸안의 세정제

[Cook&Chef 조용수 기자] 차 문화는 오래전부터 우리 생활에 깊숙이 녹아 있었다. 그럼에도 그윽한 향에 담겨있는 우리의 마실거리에 대해 알고 있는 것이 의외로 적다. 중국에서 생산되는 보이차나 발효된 차는 오래 묵힐수록 향이 진해지고 특유의 붉은 색이 정갈해지지만 우리의 녹차는 새 것일수록 좋다. 해가 지난 차는 그만큼 맛이 떨어진다. 벗이나 친지에게서 선물 받은 차를 장식장이나 찬장 속에 고이 모셔두었다면 이제는 더 이상 묵히지 말고 꺼내서 다려보자. 다양한 방법으로 맛을 낼 수 있다.

차의 종류는 발효정도와 채엽시기에 따라서 다양하다. 또 맛과 향도 찻잎 속에 함유되어 있는 화학성분의 복합적인 작용에 따라 여러 가지다. 차를 끓일 때의 여러 가지 조건도 맛에 큰 영향을 준다. 차맛은 물의 온도와 시간, 차의 종류와 차의 상태, 다관 등에 따라 달리 난다. 맛있는 녹차를 우려내기위해 가장 우선돼야하는 것이 찻물을 잘 써야한다는 점이다.

일반적으로 깨끗한 샘물이 바람직하고 정수된 물이나 수돗물일지라도 옹기그릇에 하루 정도 받아두었다가 쓰면 좋다. 또 물을 끓일 때에도 먼저 센 불에 끓인 다음 약한 불에 잠깐 뜸을 들여 잘 익은 물을 써야 한다. 고급차는 60~70℃가 적당하고 중급차는 70~80℃, 하급차는 80~90℃의 온도에서 2~3분정도 우려내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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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를 따를 때도 한꺼 번 찻잔에 따르는 것보다는 세 차례에 나눠 따르는 것이 좋다. 찻물은 섬세해서 공기에 노출되는 정도에 따라 맛과 향이 조금씩 달라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 음식을 만들 때와 같은 정성이라 하겠다. 차는 세 가지 정성이 있어야 한다. 첫째는 차를 만드는 정성이고 둘째는 차를 우려내는 정성, 셋째는 차를 마시는 정성이라 한다. 그중에서 마시는 정성이 제일 중요하다. 차를 마실 때는 오감을 동원해서 마셔야 그 깊은 맛을 알 수 있다고 한다.

 

혀로 담백한 차 맛을 느끼고 코로는 그윽한 차의 향을 맡고 눈으로는 녹색으로 우러난 차색을 보며, 손으로는 따뜻한 차의 온기를 느끼며 귀로는 차 따르는 맑은 소리를 들을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차는 입으로 마시는 것이 아니라 마음으로 마시는 것이라 한다. 정성스럽게 차를 우려내는 여유를 통해서 현대인들의 온갖 시름과 초조함을 말끔히 씻어낼 수 있을 것이다.

녹차의 맛을 즐기는 사람들은 그래서 차나무의 성품같이 변덕스럽지 않고 진중한 성격을 갖게 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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