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백요리사2] 최강록, 한 사람의 우승이 아닌 모든 요리사의 이름으로

서현민 기자

cnc02@hnf.or.kr | 2026-01-13 23:33:52

내 이야기가 아닌, 음식하는 사람들의 이야기 [사진=넷플릭스 흑백요리사 : 요리계급전쟁 2 우승자 최강록]

[Cook&Chef = 서현민 기자]  흑백요리사 : 요리계급전쟁2의 마지막 무대에서 최강록 셰프가 우승했다. 
결과보다 오래 남은 것은 그의 요리와 그가 꺼내 놓은 말들이었다. 시즌 1에서의 패배를 안고 다시 도전한 시즌 2. 그는 결국 우승자가 되었지만, 마지막 요리는 승부를 위한 음식이라기보다 자신을 향한 고백에 가까웠다.

결승전 마지막 요리의 주제는 ‘나를 위한 단 하나의 요리’였다. 최강록 셰프가 선택한 것은 깨두부를 넣은 국물 요리로 그는 이 요리를 고른 이유에 대해 힘든 것을 하고 싶지 않았다고 말했다. 자기 점검 차원에서 깨두부를 만들고 이 깨두부는 그에게 근성이자, 스스로에게 게을러지지 말아야 한다고 알려주는 존재였다.

좋아하는 우동 국물의 기억과 업장에서 남은 닭뼈를 활용하던 시간들이 겹쳐졌다. 파를 잔뜩 넣어 해장하던 날들의 기억, 그리고 가쓰오부시 육수가 더해졌다. 화려한 기술이나 계산된 장치가 아니라, 주방에서 반복되어 온 시간의 층위가 담긴 국물이었다.

왜 이 요리를 자신에게 주고 싶었느냐는 질문에 그는 자신의 별명들을 꺼냈다. 조림인간, 연쇄조림마, 조림핑. 그 별명들로 인해 조림을 못하지만 잘하는 척을 해야 했다고 말했다. 공부를 많이 했지만 잘하는 척하며 살아온 인생이었다고 했다. 

“나를 위한 요리에서까지 조림을 하고 싶지 않았다.” 그는 늘 자신을 다그치기만 했던 시간 속에서, 이번만큼은 스스로에게 위로를 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90초도 요리에 써 본 적 없었지만, 이 가상공간에서는 해 보고 싶었다고 했다. “수고했다 조림인간, 오늘 만큼은 조림에서 쉬어라.”

그 말은 요리에 담긴 문장이자, 그 자신에게 건네는 인사였다. 함께 곁들인 소주는 노동주의 의미였다.
고생한 나를 위한 위로였다. 경쟁의 끝에서 선택한 페어링은 축배가 아니라 휴식에 가까웠다.

그는 이어 이렇게 말했다. “사람들이 너에게 킥이 뭐냐, 시그니쳐가 뭐냐 물으면 난 특별한 요리사가 아니다. 모든 요리사들이 주방에서 하고 있는 일들을 반복하고 있고, 그중에 나도 하나인데 운이 좋아 조림핑도 돼 보았다.”

결승 요리의 주제가 ‘나를 위한 요리’가 아니었다면 요리괴물이 우승했을 것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그리고 자신을 이렇게 정의했다. “특출난 음식을 하는 사람이 아닌, 전국에 숨어서 열심히 일하는 요리사분들과 같은 일을 하는 사람이다.”

시즌의 마지막에서 최강록 셰프는 이렇게 말했다. “내 이야기가 아닌 음식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하면서 마무리하면 좋겠다.” 

그 한마디는 결승전을 지켜보던 다른 셰프들의 마음을 울렸고, 모두를 겸허하게 만들었다. 요리사들은 화면 속 그를 보며 요리하는 자신의 모습과 마주하는 듯한 여운을 느끼지 않았을까. 이 무대는 경쟁이기에 누군가를 끌어내려야 하고, 그 자리에 반드시 올라서야 한다는 초조함과 경쟁심으로 채워질 수도 있었다. 그러나 마지막 순간만큼은 달랐다. 요리사의 길이 얼마나 힘들고 험난한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겨내며 견뎌 온 사람들의 마음을 잠시 헤아려 보는 시간에 가까웠다.

최강록 셰프의 마지막 요리는 승부를 결정짓는 한 접시가 아니라, 오늘도 주방 어딘가에서 같은 일을 반복하고 있을 수많은 요리사들을 향한 조용한 인사였다. 그 인사는 경쟁의 끝에서야 비로소 꺼낼 수 있었던 말이었고, 그래서 더 깊게 흑백요리사 : 요리계급전쟁 2를 만들지 않았나 생각한다.

 Cook&Chef / 서현민 기자 cnc02@hnf.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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