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생활 건강노트] 대하, 단단한 껍질 속에 숨은 생명력… 식탁 위의 ‘완전한 단백질’
송자은 전문기자
cnc02@hnf.or.kr | 2025-12-05 23:28:21
껍질부터 속살까지 섭취 방식에 따라 효능 격차 커져
미지 생성: ChatGPT (OpenAI) 제공 / Cook&Chef 제작
[Cook&Chef = 송자은 전문기자] 대하는 오랜 시간 우리의 식탁에 자연스럽게 자리해온 해산물이지만, 그 가치를 깊이 들여다보면 단순한 미각의 영역을 넘어선다. 단단한 껍질과 탄력 있는 속살 사이에 응축된 영양의 결은 기능성 식재료라 부를 만큼 안정적이고 완성도가 높다. 단백질 구조, 생리활성 성분, 미네랄의 분포가 조화롭게 배치된 대하는 현대인의 식생활에서 ‘균형’과 ‘지속성’을 제시하는 식품이다.
탄탄한 대하 속살의 구조
대하를 해부해보면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촘촘한 근섬유가 만들어내는 단단한 구조다. 이 단단함의 정체는 양질의 단백질이 균형 있게 구성되어 있기 때문이다. 대하는 지방이 적고 단백질이 높은 대표적인 식재료로, 체중 조절 중인 사람부터 근력 유지를 원하는 모든 연령대에 적합하다.
특히 류신·라이신은 근육 합성과 면역체계 강화에 도움을 주고, 아르기닌은 혈류 개선과 피로 회복, 신진대사 활성화에 효과적이다. 이 세 가지 아미노산이 조화를 이루며 신체의 회복 리듬을 안정적으로 유지한다.
이런 구성은 고기류가 제공하는 단백질과는 또 다른 결을 가진다. 부담을 주지 않는 소화력과 필수 아미노산의 고른 배치로 인해 장시간의 노동이나 집중 이후 회복을 돕는 자연스러운 ‘에너지 보충’이 가능해진다.
간, 혈관, 피부, 마음도 돌보는 대하의 매력
대하를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성분이 바로 타우린이다. 타우린은 체내에서 여러 기능을 감당하는 조력자이자, 현대인에게 특히 절실한 물질이다. 간 해독 기능을 뒷받침하고, 혈중 지질을 조절한다. 스트레스 호르몬의 상승을 억제해 피로 누적을 완화하는 데 기여한다. 하루의 리듬이 불규칙하고 대사 스트레스가 높은 생활인에게 대하는 단순한 단백질 공급원이 아니라, 신체의 ‘복구 시스템’을 도와주는 식재료로 해석될 수 있다.
대하의 가치는 속살보다 껍질에서 더 강하게 드러난다. 붉은색을 띠게 하는 아스타잔틴은 매우 강력한 항산화 물질로, 활성산소 제거 능력이 비타민E를 압도한다는 연구도 있다. 이 성분은 피부 세포의 손상을 완화하고, 면역 세포의 기능을 보호하며, 혈관의 염증 반응을 낮춰 전체적인 노화 속도를 늦춘다.
특히 껍질째 조리하면 아스타잔틴뿐 아니라 칼슘·인·키틴·키토산까지 흡수율이 크게 높아진다. 키토산은 지방과 결합하여 배출시키는 성질이 있어 혈중 지질을 관리하는 데 도움이 된다. 즉, 대하는 “껍질까지 조리할 때 비로소 완성되는 식재료”라는 점에서 매우 독특하다.
대하의 효능은 특정 부위나 장기에 국한되지 않는다. 그 구성은 전신 시스템을 다층적으로 지지하는 방향으로 퍼져 있다. 아르기닌·타우린·칼륨의 조합은 혈관 내벽을 이완시키고 혈액 흐름을 부드럽게 만든다. 이는 혈압 조절과 혈관 탄력 회복에 도움을 준다.
또, 항산화 성분과 아미노산, 미네랄의 유기적 결합은 면역세포의 손상을 방지하고, 감염에 대한 저항력을 높인다. 대하의 단백질과 미네랄은 신경전달물질의 균형에도 관여한다. 과도한 긴장이 반복되는 생활 속에서 ‘심신의 완충재’ 역할을 한다고 볼 수 있다.
완전한 맛은 신중함에서 비롯된다
어떤 식재료든 효능이 있다면 주의점도 따른다. 대하는 다음 사항만 지키면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다. 갑각류 알레르기가 있는 경우 섭취를 하지 않도록 한다. 퓨린 함량이 높은 머리 부분은 요산 수치가 높은 사람에게 주의가 필요하며, 신선도 관리가 가장 중요하므로 충분한 가열 조리를 권장한다.
이 점만 유의한다면 대하는 여러 조리법을 통해 효능을 충분히 구현할 수 있다. 소금구이, 찜, 탕, 파스타, 샐러드 등 어느 방식에서도 단단한 속살과 감칠맛이 안정적으로 표현된다.
대하는 겉모습보다 훨씬 많은 이야기를 품은 식재료다. 단백질이 주는 힘, 타우린이 돕는 균형, 껍질 속 항산화 성분이 지키는 노화 방지의 서사까지. 이 모든 요소가 하나의 ‘건강적 구조’를 이룬다. 대하는 단순히 고소하고 탱글한 식감으로 즐기는 해산물에 그치지 않는다. 우리 몸의 리듬을 조정하고, 회복력을 끌어올리며, 생활의 강도를 버틸 수 있도록 돕는 기능적 식재료다.
맛과 영양, 그리고 생리적 안정까지 모두 갖춘 대하는 오늘의 식탁에서 다시 바라볼 가치가 충분하다.
Cook&Chef / 송자은 전문기자 cnc02@hnf.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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