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슐랭 스토리] 쫀득한 생면, 깊은 풍미의 라구소스까지 ‘오래 기억에 남는 맛’ 이탈리안 레스토랑 ‘오스테리아 오르조’

김성은 전문기자

cnc02@hnf.or.kr | 2026-01-22 19:55:07

한우 카르파치오에 화이트 라구 파스타 등 SNS 감성에 맛도 일품 
미쉐린 가이드 서울 2020–2025 선정 
한우 카르파치오와 화이트 라구 파스타. 사진=[오스테리아 오르조] 

[Cook&Chef = 김성은 전문기자] 한남동의 많은 맛집 중에서, 파스타를 주력으로 선보이는 여러 레스토랑 중에서도 다시 가고 싶은 곳으로 손꼽히는 곳이 있다. 이제껏 먹어본 생면 파스타 중 단연 일등이라 불리는 오스테리아 오르조는 미쉐린 가이드 서울에 2020년부터 2025년까지 꾸준히 이름을 올렸다. 

파스타 맛집에 SNS에 올리고 싶은 비주얼까지 고루 갖춘 덕분에 예약 경쟁이 치열하기로 유명하다. 이 때문에 문을 열고 들어서면 생각보다 아담한 규모에 잠시 놀라게 된다. 우드 톤 벽면과 따뜻한 조명이 어우러진 내부는 유럽의 작은 동네 레스토랑을 연상시킨다. 테이블 간격은 넉넉하지 않지만, 식사가 시작되면 전혀 신경이 쓰이지 않을 정도로 내부엔 활기가 흐른다. 홀 테이블과 바 테이블이 나뉘어 있으며, 오픈 키친과 맞닿은 바 좌석에서는 셰프들이 생면을 뽑고 재료를 손질하는 장면까지 고스란히 볼 수 있다. 기다림마저 지루하지 않게 만든다. 

오스테리아 오르조는 파인 다이닝 ‘스와니예’ 수석 셰프 출신인 김호윤 셰프가 운영하는 레스토랑이다. ‘오스테리아’라는 이름처럼, 이탈리아 전통 요리를 보다 캐주얼하게 풀어내는 것이 이곳이 지향하는 바다. 김 셰프는 “고급스러움보다는 편안함, 과시보다는 밸런스”를 강조한다. 이탈리안 요리를 베이스로 하되 한국인의 입맛에 맞는 감칠맛과 직관적인 구성을 추구한다는 철학이 메뉴 전반에 녹아 있다.

대표 메뉴는 단연 화이트 라구 파스타다. 잘게 다진 소고기와 달걀 노른자, 크림, 치즈, 트러플 페이스트를 넣어 장시간 끓여낸 소스가 매일 아침 매장에서 직접 만든 생면 타야린에 진득하게 감긴다. 포크로 면을 말아 올리는 순간, 깊은 향이 테이블 위를 가득 채운다. 크리미하지만 느끼하지 않고, 고기의 풍미는 깊다. 트러플을 추가하면 즉석에서 생 트러플을 갈아 올려주는데, 그 맛이 오래 기억에 남는다. 

투뿔 한우 안심 카르파치오 역시 이 집의 시그니처다. 얇게 썬 한우 안심 위에 루꼴라, 트러플 오일 아이올리, 견과류를 얹어 내는데, 인증샷을 촬영하면 홀 서버가 직접 돌돌 말아 컷팅해주는 서비스까지 더해진다. 고기의 부드러움과 견과류의 식감, 트러플 향이 균형 있게 어우러진다. 단순한 전채를 넘어 하나의 완성된 플레이트다. 

사진=[오스테리아 오르조] 

매콤한 맛을 선호한다면 스파이시 크랩 리조또를 추천한다. 토마토 베이스 소스에 큼직한 홍게살이 듬뿍 들어가 있으며, 쌀알의 알덴테 식감과 매콤함, 감칠맛의 밸런스가 뛰어나다. 보기보다 느끼하지 않고 끝맛이 깔끔해 계속해서 먹고 싶어진다. 우니 크림 파스타, 쉬림프 라비올리, 수비드 항정살 스테이크 등도 꾸준히 사랑받는 메뉴다.

오스테리아 오르조의 또 다른 강점은 세심한 서비스다. 주문 전 메뉴 설명은 물론, 음식이 나올 때마다 조리 방식과 맛의 포인트를 친절하게 안내한다. 테이블을 살피며 필요한 순간에 자연스럽게 제안해 식사의 만족도를 한층 높인다. 오픈 키친이지만 조리 공간은 늘 깔끔해 신뢰를 더한다. 

이곳의 요리는 유행을 좇기보다는 기본에 충실하다. 불필요한 가니시 없이, 맛의 중심을 분명히 하는 플레이트들. 그래서인지 파스타 메뉴에 비해 메인 요리는 다소 호불호가 갈릴 수 있지만, 오히려 

이 집의 진가는 파스타에서 가장 분명하게 드러난다. 메인요리와 함게 각자 파스타 하나씩은 주문해야 한다는 평이 괜히 나오는 말이 아니다.

저녁이 되면 조명은 한층 낮아지고, 데이트나 기념일에 어울리는 분위기로 변한다. 와인 한 잔 곁들이기에도 좋다. 예약이 쉽지 않은 편이지만, 브레이크 타임 직후나 이른 저녁 시간대를 노리면 비교적 여유로운 식사가 가능하다.

유명한 곳이 오래 사랑받는 데는 이유가 있다. 생면의 탄력, 소스의 깊이감, 서비스까지 고르게 갖춘 이곳은 역시 미쉐린 맛집이라고 인정하게 만든다. 

매일 낮 12시부터 오후 10시까지 영업하며, 오후 3~5시 30분은 브레이크 타임이다. 2인 식사는 캐치테이블로 예약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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