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산 한우·돼지고기, 싱가포르 첫 선적… 국내 최초 수출 지역으로 도약

허세인 기자

cnc02@hnf.or.kr | 2025-12-01 19:30:28

정상회담 합의 한 달 만에 초도물량 4.5톤 선적
구제역 청정 인증·DNA 수준 검역 통과로 안전성 증명
사진 = 제주도

[Cook&Chef = 허세인 기자] 제주산 한우와 돼지고기가 싱가포르로 향하는 첫 선적을 시작하며 제주 축산업의 해외 진출이 본격화됐다. 제주특별자치도(도지사 오영훈)는 1일 농림축산식품부(장관 송미령), 식품의약품안전처(처장 오유경)와 함께 제주항에서 제주산 축산물의 첫 싱가포르 수출을 기념하는 선적식을 개최했다. 이는 지난 11월 2일 한국-싱가포르 정상회담에서 공식 수출에 합의한 지 한 달 만에 이뤄진 성과다.

이날 행사에는 오영훈 제주도지사, 박정훈 농식품부 식량정책실장, 송성옥 광주식약청장 등 관계자 150여 명이 참석했으며, 수출 성과를 공유하고 유공자를 표창했다. 선적식과 제막 행사에서는 ‘세계시장 판로 개척’ 비전도 함께 발표됐다.

초도 수출 물량은 제주산 한우와 돼지고기 총 4.5톤(약 2억 8천만 원 규모)으로, 제주축협과 서귀포시축협, 제주양돈농협, 대한에프엔비, 몬트락 총 6곳의 도축·가공장이 수출 작업장으로 승인받았다. 싱가포르가 엄격한 축산물 수입 기준을 갖춘 국가임을 고려하면, 이번 승인은 제주산 축산물의 안전성을 국제적으로 인정받은 중요한 이정표로 평가된다.

정부는 2016년부터 싱가포르 당국과 수출을 협상하며 국내 축산물 검역체계에 대해 동등성을 인정받으려 노력했다. 특히 2025년 세계동물보건기구(WOAH) 총회에서 제주도는 ‘백신접종 구제역 청정지역’ 지위를 획득하며 방역 우수성을 입증했다. 이는 싱가포르 진출의 필수 조건이었다.

지난 8월 싱가포르 현지 실사에서도 한국 정부와 제주도의 적극 대응이 긍정적인 평가를 끌어냈다. 특히 수출업체 명단을 현지 점검 없이 ‘목록 승인’하는 방식이 채택되며 한국의 위생·검역 시스템이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계기가 됐다. 식약처는 사전 설명회와 현장 점검을 통해 업체 맞춤형 컨설팅도 제공했다.

싱가포르는 축산물 공급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는 고소득 국가로, 육류 시장이 연평균 5.5% 성장하고 있는 유망 시장이다. 이번 수출은 제주의 축산물 생산·가공·유통 기반을 강화하고 향후 동남아 시장 확장 발판을 마련할 것으로 기대된다.

오영훈 제주도지사는 “제주는 국내 최초로 싱가포르에 한우·돼지고기를 수출하는 지역이 됐다”라며 “홍콩에 이어 싱가포르까지 수출선이 다각화되며 제주 축산물의 경쟁력을 인정받은 만큼 앞으로 동남아 전역으로 유통망을 확장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라고 강조했다.

송성옥 광주식약청장은 “수입 기준이 엄격한 싱가포르에 우리 축산물을 수출하는 것은 대한민국 축산물 안전관리 체계의 글로벌 위상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앞으로도 해외 진출 확대를 위해 관계 부처, 업계와 긴밀히 협력해 수출규제지원을 지속하겠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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