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 속 유산균, 장내 나노플라스틱 제거 실마리 될까
허세인 기자
cnc02@hnf.or.kr | 2026-03-13 22:43:50
김치 추출 유산균과 대조 균주의 나노플라스틱 흡착 정량 결과. 사진 = 세계김치연구소
[Cook&Chef = 허세인 기자] 김치에서 분리한 유산균이 장내 나노플라스틱과 결합해 체외 배출을 촉진할 가능성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세계김치연구소(소장 장해춘) 이세희·원태웅 박사 연구팀은 김치에서 분리한 유산균인 류코노스톡 메센테로이데스 CBA3656 균주를 활용해 폴리스타이렌 나노플라스틱에 대한 흡착 특성을 분석했다.
실험 결과 해당 유산균은 일반 조건에서 나노플라스틱에 대해 87%의 높은 흡착 효율을 보였다. 비교 균주인 라티락토바실러스 사케이 CBA3608의 흡착률(85%)과 유사한 수준이었다.
특히 사람의 장 환경을 모사한 조건에서는 두 균주 간 차이가 크게 나타났다. CBA3608의 흡착률은 3%까지 떨어졌으나 CBA3656은 57%의 흡착률을 유지했다. 연구진은 이를 실제 장과 유사한 환경에서도 나노플라스틱과 안정적으로 결합할 가능성을 보여주는 결과라고 설명했다.
마우스 모델의 분변 내 나노플라스틱 정량 비교 그래프. 사진 = 세계김치연구소
동물실험에서도 유의미한 결과가 확인됐다. 무균 마우스를 이용한 실험에서 CBA3656을 투여한 그룹은 유산균을 투여하지 않은 대조군보다 분변 내 나노플라스틱 검출량이 약 2배 이상 증가했다. 이는 유산균이 장내에서 나노플라스틱과 결합해 체외 배출을 촉진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나노플라스틱은 플라스틱이 분해되는 과정에서 생성되는 1마이크로미터(㎛) 이하 크기의 초미세 입자로, 식품이나 음용수 등을 통해 인체에 유입될 수 있다. 입자 크기가 매우 작아 장을 통과해 신장이나 뇌 등 체내에 축적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지만 이를 장내에서 줄일 수 있는 생물학적 연구는 아직 초기 단계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가 김치 유래 유산균이 발효 기능을 넘어 환경 유래 미세 오염물질과 상호작용할 수 있음을 보여준 사례라고 설명했다. 향후 장내 축적 저감 효과와 작용 기전 등을 규명하는 추가 연구로도 확장될 전망이다.
연구를 이끈 이세희 박사는 “플라스틱 오염이 환경 문제를 넘어 건강 문제로 확대되는 상황에서 전통 발효식품 유래 미생물이 새로운 대응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라며 “김치 미생물 자원의 과학적 가치를 높여 국민 건강과 환경 문제 해결에 기여하는 연구를 지속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환경·바이오자원 분야 국제 학술지인 ‘Bioresource Technology’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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