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생활 건강노트] 파인애플 속 새콤달콤함이 전하는 금빛 건강

송자은 전문기자

cnc02@hnf.or.kr | 2025-12-31 18:42:50

소화 효소에서 염증 관리까지, 식탁 위 기능성 과일
디저트가 아닌 ‘몸의 흐름’을 조율하는 선택
사진 = 픽사베이

[Cook&Chef = 송자은 전문기자] 파인애플은 입맛을 돋우는 과일로 더 익숙하다. 식사 끝에 가볍게 먹는 디저트, 혹은 달콤한 주스의 재료로 소비돼 왔다. 하지만 파인애플을 자주 먹는 사람일수록 공통적으로 이야기하는 변화가 있다. 속이 덜 더부룩해지고, 몸이 무겁지 않다는 느낌이다. 최근 파인애플이 다시 주목받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단맛 때문이 아니라, 몸의 반응 때문이다. 파인애플은 ‘맛있는 과일’ 이전에 식사 이후의 흐름을 정리하는 식재료에 가깝다.

소화를 돕는 효소, 파인애플의 가장 분명한 기능

파인애플의 핵심 성분은 브로멜라인이다. 단백질을 잘게 분해하는 효소로, 육류나 생선처럼 소화 시간이 긴 식품과 함께 섭취할 때 위장의 부담을 낮추는 역할을 한다. 고기 요리에 파인애플이 곁들여지거나, 연육 재료로 사용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단백질 분해가 원활해지면 음식물이 위에 머무는 시간이 짧아지고, 식후 팽만감이나 더부룩함이 완화된다. 특히 외식이나 회식처럼 기름지고 단백질 비중이 높은 식사를 한 날에는 파인애플 한두 조각이 식후 컨디션에 차이를 만든다. 이는 일시적인 상쾌함이 아니라, 소화 과정 자체가 매끄럽게 이어지면서 생기는 변화다.

또한 브로멜라인은 소화 효소 분비가 원활하지 않은 사람에게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소화가 느려 쉽게 피로해지는 경우, 파인애플은 식사 전체의 부담을 낮추는 보조 역할을 한다.

염증과 회복, 파인애플이 작동하는 또 다른 방식

브로멜라인은 소화 효소를 넘어 염증 반응을 조절하는 데도 관여한다. 이 때문에 파인애플은 관절 통증이나 근육 피로 완화와 관련된 식품으로 자주 언급된다. 수술 후 부기 관리나 회복기 식단에 파인애플이 포함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여기에 비타민 C와 폴리페놀 같은 항산화 성분이 더해지며, 면역 시스템을 직접 자극하기보다 과도한 염증 반응을 완화하는 방향으로 작용한다. 파인애플이 ‘면역력을 높여준다’기보다 ‘몸이 과하게 소모되지 않도록 돕는다’고 표현되는 이유다.

망간, 비타민 B군 등 에너지 대사에 필요한 영양소도 풍부하다. 이는 피로 회복과 연결된다. 단순히 당을 보충해 잠깐 힘을 내게 하는 것이 아니라, 에너지 사용 과정이 원활해지도록 돕는 구조다. 스트레스와 피로가 반복되는 일상에서 파인애플이 부담 없는 선택으로 남는 이유이기도 하다.

혈액순환과 부기 관리, 그리고 섭취 시 주의점

파인애플의 유기산과 효소 성분은 혈액의 흐름에도 영향을 준다. 혈액의 점도를 낮추는 방향으로 작용해, 다리나 얼굴 부기 완화에 도움을 줄 수 있다. 염분 섭취가 많았던 날이나 오래 앉아 있던 날, 몸이 무겁게 느껴질 때 파인애플이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데에는 이유가 있다.

다만 모든 과일이 그렇듯, 파인애플 또한 섭취량과 타이밍이 중요하다. 파인애플은 산도가 높은 과일로, 위장이 약한 사람은 속 쓰림이 유발할 수 있다. 또, 과다 섭취 시 입이나 혀가 따끔거리는 느낌이 드는 것도 브로멜라인의 단백질 분해 작용 때문이다. 당뇨가 있거나 혈당 관리가 필요한 경우라면 한 번에 많은 양을 먹기보다는 소량으로 나누는 것이 좋다. 건강에 이점이 있는 과일이지만 적당량을 지키는 것이 가장 좋다. 식사의 끝이나 고단백 식단 사이에 섭취하는 것을 추천한다. 

파인애플은 음식이 넘쳐나는 이 시대에 식사의 부담을 조용히 낮춰주는 과일이다. 소화를 돕고, 염증과 회복의 균형을 맞추는 변화는 작아 보이지만 반복될수록 차이를 만든다. 연말연시를 맞아 조금 무거워진 식단이 불편해질 즈음 파인애플 한 조각으로 위장의 부담을 덜어보자. 새해를 맞이하는 우리의 몸이 조금은 편안해질 것이다. 

Cook&Chef / 송자은 전문기자 cnc02@hnf.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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