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농식품 유통, ‘불확실성 관리’가 최대 과제로

허세인 기자

cnc02@hnf.or.kr | 2026-01-30 23:49:36

기후·인력·소비 위축 겹친 복합 위기… 현장은 구조적 위험에 주목

2026년 농식품 유통 이슈 10. 사진 = 농식품신유통연구원

[Cook&Chef = 허세인 기자] 2026년 농식품 유통 환경을 관통하는 핵심 키워드는 ‘불확실성’이다. 농식품신유통연구원(이사장 원철희)이 웹진 독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농식품 유통 분야 종사자들은 정책 과제보다 현장에서 체감하는 구조적 위험 요인을 가장 중요한 이슈로 꼽았다.

이번 조사는 농식품 유통 현장이 직면한 위기가 단일 요인이 아닌, 기후·인력·소비 환경 변화가 동시에 작용하는 복합적 성격임을 보여준다. 생산과 수요 양측의 변동성이 커지면서 기존의 시장 대응 방식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인식도 확산되고 있다.

기후변화·인력난, 유통 불확실성의 핵심 요인

설문 응답자들이 꼽은 2026년 농식품 유통 최대 이슈는 ‘이상기후 및 기후변화에 따른 생산량 변동성과 수급 불안’이었다. 해당 항목은 3년 연속 1위를 기록하며, 기후 리스크가 일시적 변수가 아닌 구조적 위험 요인으로 인식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기상청의 「한국 기후위기 평가보고서」에 따르면 한반도 평균기온 상승과 강수의 양극화, 극한기상 발생 증가는 앞으로 더욱 심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작황 불안정과 생산성 저하로 이어져 농가 소득의 불확실성을 키우고, 중장기적으로는 영농 포기와 생산 기반 위축으로 연결될 수 있다는 우려로 이어진다.

여기에 산지 인력 부족 문제도 불확실성을 키우는 주요 요인으로 지목됐다. 농촌 고령화와 내국인 농업 인력 감소가 장기화하며 생산과 출하 과정이 외국인 노동력에 구조적으로 의존하는 상황이 굳어졌다는 평가다.

정부는 외국인 계절근로자 도입 규모를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지만, 체류 기간과 직무 제한으로 숙련 인력의 안정적 확보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따라 외국인 근로자 제도 개선과 함께 농작업 기계화, 스마트농업 확산, 내국인 인력 참여 확대를 병행해야 한다는 요구가 커지고 있다.

인구 감소와 경기 둔화, 소비 기반 흔들

유통 현장이 체감하는 또 다른 구조적 변화는 농식품 소비 기반의 약화다.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우리나라 총인구는 2020년을 정점으로 감소세이며, 합계출산율은 OECD 국가 중 최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1~2인 가구 증가 역시 가정 내 신선 농산물 소비 여건을 빠르게 변화시키고 있다.

여기에 경기 둔화와 고물가 기조가 이어지면서 가계의 농식품 지출 여력도 위축되는 추세다. 국가데이터처의 ‘2025년 3분기 가계동향조사’에 따르면 식료품·비주류 음료 지출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장에서는 이러한 소비 감소가 단기 경기 요인이 아니라, 유통 전략 전반을 재검토해야 할 구조적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디지털 전환과 유통 구조 변화, 대응 전략으로 부상

상위 10대 이슈에는 고물가 지속에 따른 농산물 가격 민감도 확대, 농자재 가격 상승과 환율 변동에 따른 경영 부담, 대형 유통업체 이슈로 인한 산지 피해 우려 등 유통 구조 전반의 리스크 요인도 다수 포함됐다.

이와 함께 시·데이터 기반 생산 효율화, 온라인 도매 거래 법제화 등 디지털 전환 과제 역시 주요 이슈로 꼽혔다. 현장에서는 디지털 기술을 단순한 혁신 과제가 아니라, 인력 부족과 비용 상승, 수급 불안에 대응하기 위한 현실적인 위기 대응 수단으로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도 스마트농업과 스마트 APC 구축, 온라인 도매시장 활성화를 통해 생산·유통 효율 제고와 비용 구조 개선을 추진하고 있다. 다만 유통 구조가 특정 기업이나 채널에 집중될수록 리스크가 공급망 전체로 확산될 수 있다는 점에서, 구조적 균형을 고려한 정책 설계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함께 제기된다.

이번 조사 결과는 2026년 농식품 유통 환경이 기후·인력·소비 위축이라는 구조적 압박 속에서 불확실성이 일상화되는 국면에 접어들었음을 보여준다. 단기 대응을 넘어, 중장기적 관점에서 현장 체감 리스크를 줄이기 위한 전략적 접근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 쿡앤셰프(Cook&Chef).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WEEKLY HO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