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식탁의 키워드, ‘섬유질’…맛의 유행이 건강 습관이 되다
송채연 기자
cnc02@hnf.or.kr | 2026-01-12 20:32:34
제한보다 ‘추가’에 집중하는 식문화, 섬유질이 다시 주목받는 이유
이미지 생성: ChatGPT (OpenAI) 제공 / Cook&Chef 제작
[Cook&Chef = 송채연 기자] 최근 세계 푸드 트렌드는 꽤 분명한 방향 전환을 보여준다. 뭘 줄이고, 뭘 끊고, 뭘 피할지에 매달리던 시대에서 이제는 ‘식사에 무엇을 더할 것인가’를 고민하는 흐름으로 넘어가는 중이다. 그 중심에 다시 ‘섬유질’이 있다. 단순히 맛의 유행처럼 보이던 변화가, 사실은 식단의 구조를 바꾸고 있다는 점에서 눈여겨볼 만하다.
2026년을 앞두고 식품 업계와 트렌드 분석가들이 공통으로 이야기하는 건 ‘맛과 기능의 결합’이다. 매운맛에 단맛과 산미를 덧입히는 새로운 조합이 확산되고 있는데, 이건 단순히 자극을 세게 만드는 방식과는 결이 다르다. 과일, 향신료, 고추를 함께 쓰는 조합이 늘어나면서 자연스럽게 채소와 과일의 비중이 커지고, 그 결과 섬유질 섭취량도 함께 올라간다. ‘맛의 변화’가 ‘식재료 선택’을 바꾸고, 그게 다시 ‘영양’으로 이어지는 셈이다.
미각에서 시작된 변화가 식단으로 이어진다
예전의 매운맛은 얼마나 더 맵게 만드는가 하는 강도 경쟁에 가까웠다. 그런데 최근에는 매운맛을 중심에 두되, 그 매운맛을 받쳐주는 단맛과 신맛의 균형이 중요해졌다. 이때 꿀이나 설탕처럼 가공 당류가 아니라 과일이 선택되는 경우가 많다. 망고, 감귤, 라임처럼 향과 산미가 뚜렷한 재료들이 고추나 발효 향신료와 만나 음식의 인상을 완성한다.
이 조합이 빠르게 퍼지는 이유도 단순하다. 집에서도 어렵지 않게 따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소스에 과일을 갈아 넣거나, 샐러드와 무침에 산뜻한 과일을 더하는 정도만으로도 분위기가 확 달라진다. 시각적으로도 매력적이다. 그러다 보니 과일과 채소가 ‘건강 때문에 억지로 먹는 재료’가 아니라 ‘맛을 결정하는 핵심 재료’로 다시 자리 잡는다.
이 흐름은 최근 식문화 전반의 변화와도 맞닿아 있다. 체중 감량이나 혈당 관리에 대한 관심은 여전히 크지만, 접근 방식이 달라졌다. 무엇을 빼야 하는지보다, 무엇을 충분히 넣어야 하는지로 질문이 바뀌었다. 섬유질이 다시 주목받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섬유질은 포만감을 높이고 장 기능을 돕는 영양소로 잘 알려져 있지만, 이상하게도 식단에서 늘 우선순위가 낮았다. 그런데 최근에는 심혈관 건강, 대사 균형, 장내 환경과의 연관성이 반복적으로 언급되면서 ‘기본값’처럼 다시 떠오르고 있다. 무엇보다 과일과 채소 중심의 섬유질 섭취는 보충제 없이도 일상에서 충분히 실천 가능하다는 점에서 현실적이다.
소셜 미디어가 키운 ‘기능 있는 맛’
이 변화는 소셜 미디어를 통해 더 빠르게 가속된다. 강렬한 색감, 대비가 분명한 음식은 사진과 영상에서 즉각 반응을 얻는다. 매운맛과 과일의 조합은 시각적으로도 한 번에 이해되는 인상을 남긴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퍼진다. 그 과정에서 ‘맛있고 보기 좋은 음식’이 ‘몸에 이로운 음식’과 겹치기 시작한다.
음료와 간식 시장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보인다. 단순히 달거나 자극적인 제품보다, 섬유질이나 발효 요소처럼 ‘기능’을 더한 제품들이 새로운 선택지로 자리 잡는다. 건강을 대놓고 외치기보다는, 맛과 기능을 동시에 만족시키는 방향에 가깝다.
2026년, 섬유질은 트렌드가 아니라 기준
2026년 푸드 트렌드를 관통하는 키워드를 하나로 정리하면, ‘극단적인 선택의 종료’다. 특정 식품군을 배제하거나 한 가지 영양소에 집착하기보다, 식탁 전체의 영양 밀도를 높이는 방식이 선호된다. 섬유질은 그 변화의 상징 같은 존재다.
과일과 채소, 향신료를 중심으로 한 새로운 맛의 조합은 단순한 유행을 넘어 식습관 자체를 바꾼다. 결국 지속 가능한 건강식의 조건은 뻔하다. 맛있어야 계속 먹는다. 섬유질이 다시 식탁의 중심으로 돌아오는 건, 바로 그 지점인 ‘맛있게 건강해지는 방법’이 현실적으로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2026년의 식문화는 결국 ‘잘 먹는 법’을 다시 정의하고 있다.
Cook&Chef / 송채연 기자 cnc02@hnf.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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