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합비만 입력하면 품질·원가 추산… ‘AI 김치시뮬레이터’ 개발되다

허세인 기자

cnc02@hnf.or.kr | 2025-12-22 17:03:07

데이터베이스 토대로 AI가 분석해 김치 맛·영양·제조 비용 동시 예측
세계김치연구소, 김치산업 표준화·글로벌 경쟁력 강화 기대

AI 김치시뮬레이터 초기화면. 사진 = 세계김치연구소

[Cook&Chef = 허세인 기자] 김치 재료의 배합비만 입력하면 원가와 영양성분, 맛까지 즉시 예측할 수 있는 인공지능(AI) 기술이 개발됐다. 김치 제조의 경험 의존적 한계를 넘어 과학적·데이터 기반 설계가 가능해질 전망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정부출연연구기관인 세계김치연구소(소장 장해춘)는 김치 원·부재료 배합비를 입력하면 원재료 비용, 영양성분, 맛(품질)을 동시에 자동 산출하는 ‘AI 김치시뮬레이터’ 기술을 개발했다고 22일 밝혔다.

김치는 재료 종류와 배합량에 따라 맛, 색, 조직감, 영양이 크게 달라지는 대표적인 복합 발효식품이다. 이 때문에 산업 현장에서는 국가·지역별 기호 차이, 원재료 가격 변동, 배합 편차에 따른 품질 불균형 등으로 표준화된 제조 기술 확보에 어려움이 이어졌다. 특히 최근 김치의 해외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면서 현지 맞춤형 배합 설계와 비용 효율성, 품질 일관성 확보가 기업 경쟁력의 핵심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기존 김치 배합 설계는 전문가의 경험과 반복 실험에 크게 의존해 시간과 비용 부담이 컸고, 품질 예측의 정량화에도 한계가 있었다. 이에 세계김치연구소 연구팀은 김치자원은행의 원·부재료 정보 데이터, 농림축산식품부 김치산업 실태조사 자료, 식품의약품안전처 식품영양성분 데이터베이스 등을 통합해 배합비 기반 AI 시뮬레이션 시스템을 구축했다.

AI 김치시뮬레이터 출력화면. 사진 = 세계김치연구소

수천 건의 실험 및 산업 데이터를 학습한 AI 모델은 배합비만 입력하면 원재료 비용을 산출하고, 영양성분을 추정하며, 감칠맛·매운맛 등 맛 요소를 종합한 품질 점수까지 제공한다. 해당 기술은 기업의 제품 개발과 품질관리뿐 아니라 일반 소비자도 가정에서 김치를 담글 때 배합에 따른 맛과 영양성분을 손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설계돼 활용 범위를 넓혔다.

세계김치연구소는 이번 기술을 김치자원은행을 통해 누구나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도록 공개할 계획이며, 향후 발효 조건까지 반영한 고도화 모델을 개발해 AI 기반 김치 디지털팩토리 구현을 선도한다는 방침이다.

민승기 세계김치연구소 본부장은 “AI 김치시뮬레이터는 세계김치연구소가 오랜 기간 축적한 연구 데이터와 국가·산업 자료를 시뮬레이션 기술로 융합해 표준화·비용·품질 예측이라는 김치산업의 구조적 과제를 동시에 해결한 성과”라며 “김치산업의 과학화와 글로벌 경쟁력 확보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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