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전쟁에 K-푸드 ‘비상’…수출·물가 동시 압박

조서율 기자

cnc02@hnf.or.kr | 2026-03-03 17:36:23

제조·물류비 상승 부담 확대…중동 공략 전략도 ‘변수’ 최근 국내 식품업계가 중동 지역에 진출하고 있다. 지난 1월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개최된 ‘2026 걸푸드(Gulfood)’에 국내 기업이 참여해 큰 호응을 얻은 바 있다. 사진=농림축산식품부

[Cook&Chef = 조서율 기자] 이란을 둘러싼 무력 충돌이 격화되면서 국제 유가와 해상 운임이 동반 상승하고 있다. 특히 전 세계 원유 물동량의 약 20%가 통과하는 호르무즈 해협의 긴장 고조는 글로벌 에너지 시장과 해상 물류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에 따라 식품 제조와 유통 전반의 비용 부담이 확대되며 국내 식품업계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국제 유가 상승은 식품 산업에 연쇄적인 파급효과를 낳는다. 가공 공정에 필요한 에너지 비용이 오르는 데다, 원재료와 완제품 운송에 들어가는 물류비도 함께 상승하기 때문이다. 해상 운임 역시 전쟁 리스크가 반영되며 인상 압력이 커지고 있다. 밀·옥수수·대두 등 주요 곡물과 식용유 원료, 설탕 등을 수입에 의존하는 국내 구조상 운송비 증가는 곧 제조원가 상승으로 이어진다.

여기에 환율 변동성까지 확대되면서 원가 부담은 더욱 가중되는 양상이다. 업계는 이러한 비용 상승이 시차를 두고 가공식품과 외식 물가 인상으로 전이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당시 국제 유가 급등이 국내 식품·유통업계의 원가 부담과 물류비 상승으로 이어졌던 전례도 있다.

한편 중동은 최근 국내 식품업계의 신흥 수출 시장으로 빠르게 부상해왔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K-푸드의 중동 수출은 2020년 2억 달러에서 지난해 4억1000만 달러로 5년 새 약 2.1배 증가했다. 업계는 현 추세가 이어질 경우 2029년 내 1조원 돌파도 가능할 것으로 전망해왔다. 다만 이란은 미국 중심의 경제 제재 대상국으로 국내 기업의 직접 진출은 제한적이며, 실제 수출은 아랍에미리트, 사우디아라비아, 카타르, 이집트, 쿠웨이트 등으로 이뤄지고 있다.

중동 정세가 장기 불안 국면으로 접어들 경우 물류 차질과 현지 소비 위축, 통관 지연 등 복합적인 리스크가 발생할 수 있다. 삼양식품과 농심은 중동 시장에서 두 자릿수 성장세를 이어가며 확대 전략을 추진해왔고, 동원F&B, 매일유업, 오뚜기 등도 현지 진출을 확대하거나 준비 중이었다. 그러나 전쟁 장기화 시 목표 조정이 불가피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정부도 대응에 나섰다. 농림축산식품부(장관 송미령)는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등 최근 국제 정세 변화에 따른 농산업·식품 분야 영향을 면밀히 모니터링하며 실시간 점검 체계를 구축했다고 밝혔다. 농식품부는 교역 비중과 국내 원자재·식량작물 재고 수준 등을 고려할 때 단기적인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면서도, 환율과 유가 변동에 따라 농식품 수출과 사료·농기자재 공급망, 곡물 가격 등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송미령 장관은 “농업 및 관련 산업과 식품 산업에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관계부처와 긴밀히 협력해 상황을 파악하고 즉각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유가·환율·해상 운임 상승이 동시에 이어질 경우 제조·물류 비용 증가가 소비자 가격 인상 압력으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업계의 비용 관리와 정부의 선제적 대응이 병행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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