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슐랭 스토리] 부산에서 만난 ‘타이베이’ 정통 대만 풍미 담은 우육탕면 ‘융캉찌에’
김성은 전문기자
cnc02@hnf.or.kr | 2025-11-21 23:45:04
깊은 국물과 쫄깃한 면발로 미식가들에게 선택받은 집
[Cook&Chef = 김성은 전문기자] 금요일 저녁, 한 주의 고단함을 털어낼 메뉴를 찾는 이들이 늘어나는 시간. 부산 수영구 광안리 인근에는 이국적인 풍미로 그 설렘을 완성하는 한 그릇이 있다. 미쉐린 가이드 부산 2024년과 2025년 연이어 선정된 대만 음식 전문점 ‘융캉찌에’다.
대만 타이베이의 유명 거리 이름에서 따온 이곳은 “한국이 맞나?” 싶을 정도로 현지 분위기를 정교하게 구현해, 부산 안에서 또 하나의 작은 ‘대만’을 완성했다.
융캉찌에는 광안리와 민락 수변공원을 잇는 골목 초입에 자리한다. 회색톤 건물과 초록 식물의 조화를 살린 외관, 레트로 감성의 조명과 목재 가구로 꾸민 내부는 타이베이 구시가지를 그대로 옮겨온 듯하다. 벽면을 가득 채운 한자 메뉴판과 대만식 소품들은 여행지의 현지인 식당을 찾은듯한 생생함을 더한다. 내부에는 셀프로 보이차를 마실 수 있는 공간과 흑식초·쏸차이 등 대만식 양념도 준비돼 있어 현지의 식문화를 자연스럽게 경험할 수 있다.
이곳의 대표 메뉴는 단연 우육탕면이다. 은은한 산미와 감칠맛이 공존하는 국물은 잡내 없이 깔끔하며, 두툼한 소고기 사태는 오래 삶은 듯 부드럽다. 청경채·숙주·건고추가 더해져 아삭한 식감을 살리고, 통통한 면발은 “우동과 자장면의 중간”처럼 쫄깃함이 매력적이다. 우육탕면 그대로 담백하게 먹어도 좋지만, 라장 1~3스푼을 곁들이면 칼칼한 맛이 살아나고, 쏸차이를 더하면 본토 스타일의 진한 풍미가 구현된다.
또 다른 인기 메뉴 탄탄면은 고소한 땅콩 베이스에 은근한 마라 향이 더해져 입안을 자극한다. 흑식초를 1~3스푼 넣으면 더욱 새콤해지며 남은 소스를 밥에 비벼 먹으면 고소함이 입안 가득 남는다.
고기와 부드러운 두부, 소스가 어우러져 매콤한 맛를 내는 마파두부밥은 오향분을 곁들이면 풍미가 두 배로 살아나며, 돼지고기 덮밥은 매일 15개만 판매하는 한정 메뉴로, 특제 소스에 삶아낸 통삼겹살을 그대로 올려 만족감이 크다.
사이드 메뉴도 다채롭다. 다진고기가 더해진 오이무침은 애피타이저로 손색없고, 튀김 옷이 얇아 바삭함이 살아 있는 가지튀김은 매콤한 소스와의 조화가 돋보인다.
특히 대만 음식을 즐겨 찾지만 ‘현지화된 맛’에 아쉬움을 느꼈던 이들에게 특히 추천할 만하다. 이곳을 찾은 이들의 후기를 살펴보면 “제대로 된 대만의 맛”, “현지에서 먹던 우육탕면보다 더 맛있다”, “비 오는 날 우육탕면 한 그릇이면 여행 온 기분” 같은 평들이 줄을 잇는다.
미쉐린 가이드 선정 이후 융캉찌에 광안본점은 서면점, 대구점으로 확장하며 영향력을 넓혀가고 있다. 또한 2025년에는 블루리본 서베이와 ‘코카콜라와 잘 어울리는 곳’을 뜻하는 레드리본에도 선정되며 대만 음식 전문점으로서 존재감을 확실히 입증했다.
부산에서 색다른 풍미를 찾고 싶다면, 일상 속 여행을 원한다면, 광안리 골목에서 융캉찌에의 한 그릇을 만나는 게 어떨까. 현지 맛과 공간, 분위기까지 구현해 발길을 사로잡는 융캉찌에 영업시간은 오전 11시부터 오후 9시 30분까지이며, 오후 3~4시는 브레이크타임이다. 자체 주차 공간은 따로 없으니 방문 시 참고하자.
Cook&Chef / 김성은 전문기자 cnc02@hnf.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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