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에서 어묵?" 감성커피가 겨울 메뉴로 꺼낸 한 수
정서윤 기자
cnc02@hnf.or.kr | 2025-12-26 23:59:16
[Cook&Chef = 정서윤 기자] 카페는 더 이상 커피만 마시는 공간이 아니다. 특히 겨울이 되면 소비자들이 카페에 기대하는 역할은 조금 달라진다. 따뜻한 음료 한 잔과 함께 손을 녹일 수 있는 간단한 간식, 잠깐의 공백을 채워줄 든든한 한 입이 필요해진다. 이 변화는 메뉴판에서도 분명하게 드러난다. 빙수, 디저트, 간편식까지 카페의 영역은 꾸준히 확장돼 왔다.
이 같은 흐름 속에서 감성커피가 선택한 겨울 메뉴는 의외로 단순하다. 화려한 디저트도, 낯선 외국식 간식도 아닌 ‘어묵’이다. 감성커피는 국내 대표 어묵 브랜드 삼진어묵과 손잡고 겨울 시즌 한정 간식 메뉴를 선보이며, 카페가 계절을 해석하는 또 하나의 방식을 제시했다.
감성커피는 그간 커피에만 머무르지 않는 브랜드 행보를 이어왔다. 스페셜티 커피부터 대중적인 시그니처 메뉴, 논알콜 음료, 시즌 협업까지 폭넓은 선택지를 꾸준히 제안해 왔다. 단순히 메뉴 수를 늘리기보다는 ‘언제, 어떤 상황에서 찾게 되는 브랜드인가’를 고민해온 결과다. 이번 어묵 콜라보 역시 돌발적인 시도가 아니라, 일상의 체류 시간을 넓히려는 전략의 연장선에 가깝다.
함께 손잡은 삼진어묵은 설명이 필요 없는 브랜드다. 겨울 국물 간식이라는 카테고리에서 삼진어묵은 이미 실패 확률이 거의 없는 선택지로 자리 잡고 있다. 감성커피가 삼진어묵을 선택한 이유 역시 새로움보다는 신뢰에 있다. 누구나 맛을 예상할 수 있고, 계절과 상황에 자연스럽게 어울리는 조합이기 때문이다.
이번에 출시된 메뉴는 ‘야채 빅 핫바’와 ‘꼬불이 꼬치어묵’ 두 가지다. 야채 빅 핫바는 큼직한 사이즈로 간단한 간식 이상의 포만감을 제공하며, 꼬불이 꼬치어묵은 시각적 재미와 쫄깃한 식감으로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도록 구성됐다. 출근길 테이크아웃, 공부나 업무 중간, 음료만으로는 아쉬운 순간을 자연스럽게 채우는 역할을 한다.
콜라보에 맞춰 준비한 프로모션 역시 단순한 할인 이벤트를 넘는다. SNS 인증을 통한 체험 공유, 어묵 키링 증정 등은 먹고 끝나는 메뉴가 아니라 브랜드 경험으로 남기려는 장치다. 감성커피가 메뉴를 통해 고객과의 접점을 넓히는 방식이 그대로 드러난다.
이번 협업은 ‘카페에서 어묵을 판다’는 이색성보다, 카페가 겨울을 해석하는 태도에 가깝다. 커피 한 잔의 여운을 따뜻한 국물로 이어가는 선택, 짧은 방문 시간을 조금 더 길게 만드는 메뉴 구성은 감성커피가 어떤 방향의 브랜드를 지향하는지를 분명히 보여준다. 어묵을 선택한 이유는 단순하다. 지금의 겨울, 지금의 카페에 가장 잘 어울리는 답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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