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생활 건강노트] 토마토, 다시 ‘아침의 과일’로… 과학이 확인한 붉은 항산화의 힘

송자은 전문기자

cnc02@hnf.or.kr | 2025-11-27 22:11:23

리코펜 흡수율 높이는 조리 방식 재조명
피부·혈관·전립선까지 전신 건강에 기여
사진 = 픽사베이

[Cook&Chef = 송자은 전문기자] 아침 식탁 위에서 흔히 볼 수 있던 토마토가 최근 건강식품의 중심으로 다시 떠오르고 있다. 단순한 저칼로리 과일로 소비되던 시기를 지나, 최근에는 항산화·혈관·피부·전립선 등 다양한 영역에서 효능이 확인되며 식단에서의 위상이 크게 달라졌다. 전문가들은 “토마토는 과일과 채소의 특성을 모두 가진 독특한 식재료로, 꾸준한 섭취만으로도 장기적 건강 변화가 나타나는 식품”이라고 강조한다. 특히 아침 섭취는 에너지 대사 향상과 항산화 반응 촉진 측면에서 이점이 있어 ‘아침의 과일’이라는 명칭이 다시 부각되고 있다.

조리 과정에서 활성화되는 리코펜… “열과 지방이 흡수율 좌우”

토마토의 주요 성분인 리코펜은 체내에서 강력한 항산화제로 작용한다. 활성산소를 제거하고 염증 반응을 낮춰 세포 노화를 늦추는 기능이 대표적이다. 그러나 생으로 섭취했을 때보다 조리 과정을 거친 토마토에서 리코펜의 흡수력이 더 높다는 사실은 대다수 연구에서 일관되게 나타난다.

열을 가하면 토마토의 세포벽이 부드러워지면서 리코펜이 ‘체내에서 흡수 가능한 형태’로 변한다. 낮은 온도로 서서히 익힌 토마토가 진한 붉은색을 띠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여기에 올리브오일 등 불포화지방을 더하면 지용성 성분인 리코펜의 흡수율이 다시 상승한다. 지중해식 식단의 상징적 요리인 토마토소스·샥슈카·라타투이는 이러한 원리를 토대로 오래전부터 활용돼 왔다.

영양학계에서는 이를 ‘조리 기반 기능성’으로 해석한다. 복잡한 조리법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 잘게 썬 토마토를 중약불에서 볶거나 끓이고, 마지막에 오일을 소량 곁들이는 것만으로 체내의 흡수 효율이 크게 달라진다.

항산화·혈관·전립선… 부위별 작용 달라 다양한 영역에서 효과

토마토가 전신 건강 식품으로 평가받는 이유는 다양한 성분이 동시에 다른 조직에서 작용하기 때문이다. 리코펜은 세포 손상을 감소시키고 혈관 내 염증을 완화해 심혈관 질환 위험을 낮추는 데 기여한다. 비타민 C는 피부 탄력 유지와 면역 기능 강화에 관여하며, 칼륨은 과도한 나트륨을 배출해 혈압 조절에 도움을 준다. 특히 전립선 건강과의 연관성은 여러 연구에서 비교적 일관되게 나타난다. 일부 임상에서는 토마토 섭취군의 PSA(전립선 특이항원) 수치가 감소하는 경향이 관찰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토마토는 특정 기능성 성분 하나로 설명되는 식품이 아니라, 여러 성분이 네트워크처럼 작용하는 식재료”라며 “매일 적정량을 섭취하면 전신 항산화 환경을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방울토마토와 큰 토마토, 용도 따라 선택 달라져

방울토마토는 무게 대비 비타민 C와 리코펜 함량이 높고 간편하게 섭취할 수 있어 아침 식사 또는 간식에 적합하다. 단맛이 강해 아이들·고령층도 부담 없이 먹기 쉽다. 반면 큰 토마토는 수분이 많아 조리용으로 적합하다. 익힐수록 항산화 성분이 증가하므로 파스타 소스나 구운 토마토, 스튜 형태로 활용하기 좋다.

식품영양 전문가들은 “두 품종 중 하나를 고집할 필요는 없다”며 “섭취 목적과 시간대에 따라 번갈아 활용하는 방식이 가장 효율적”이라고 조언한다. 아침에는 방울토마토로 비타민과 항산화를 보충하고, 저녁에는 조리된 큰 토마토로 리코펜 흡수율을 높이는 식이다.

최근 식문화 트렌드는 과도한 건강 관리보다 ‘작고 지속 가능한 실천’에 무게를 두고 있다. 토마토는 이 흐름과 가장 잘 맞는 식재료다. 가격 부담이 적고, 손질이 쉽고, 어느 식단에도 자연스럽게 녹아든다.

아침 요거트에 방울토마토 몇 개를 더하거나, 저녁 식탁에 구운 토마토를 추가하는 방식처럼 간단한 변화만으로도 항산화 섭취량은 크게 늘어난다. 주말에 토마토소스를 미리 만들어 냉장 보관해두면 바쁜 일상에서도 활용도가 높다.

토마토가 다시 주목받는 이유는 단순하다. 극적인 효과를 약속하는 기능성 식품이 아니라, 매일 반복 가능한 식습관 속에서 장기적 건강 변화를 만드는 식재료이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토마토처럼 일상 식사에서 꾸준히 섭취할 수 있는 식품은 건강 관리의 기초 체력을 만든다”고 강조한다.

유행과 관계없이, 붉은 과일 한 알이 아침 식탁에서 조용히 건강의 균형을 잡아주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Cook&Chef / 송자은 전문기자 cnc02@hnf.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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