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우 유전체 지도 첫 완성… 한우 유전 다양성 넓힌다
조서율 기자
cnc02@hnf.or.kr | 2025-12-04 23:11:11
근친 교배 예방·질병 예측 등 생산성 향상에 활용 전망
[Cook&Chef = 조서율 기자] 우리 한우의 고품질 유전체 지도가 국내 최초로 완성되며 유전적 다양성 확보의 과학적 기반이 마련됐다. 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원장 임기순)은 개량 초기 형질을 보유한 계통축의 유전체를 정밀 해독해, 한우 고유의 유전 변이와 구조 정보를 고해상도로 밝혀냈다고 4일 밝혔다. 이는 유전적 다양성 감소 우려가 지속돼 온 한우 산업의 체질 개선에 핵심 자료가 될 전망이다.
그동안 한우는 국가 육종 프로그램을 통해 육량·육질은 비약적으로 향상됐으나, 우수 씨수소의 집중 활용로 인해 유전적 다양성 저하가 지적돼 왔다. 이는 장기적으로 근친 교배 위험 증가, 질병 취약성 확대, 개량 효율 저하 등 산업 전반의 생산성을 떨어뜨릴 수 있어, 과학적 기반의 유전 정보가 시급히 요구돼 왔다. 연구진은 이를 위해 2002년·2009년·2022년 세대별 대표 개체의 유전체를 해독했고, 특히 2022년 개체는 부모 개체의 유전체까지 함께 분석해 국내 최초로 부계·모계 구분이 가능한 고품질 유전체 지도를 완성했다.
이 유전체 정보를 전 세계 15개 소 품종과 비교한 결과, 한우에서만 나타나는 고유 유전 변이 2만7,000여 개가 확인됐다. 기존 기술로는 포착하기 어려웠던 구조 변이 20여 개도 새롭게 규명돼 초기 한우 집단이 현재보다 높은 유전적 다양성을 지녔음을 과학적으로 입증했다. 최신 기술을 활용해 긴 DNA 염기서열을 끊김 없이 해독함으로써 유전자 구조를 정밀 분석할 수 있는 수준의 해상도를 확보한 점도 이번 성과의 의미를 더한다.
국립축산과학원은 확보된 유전변이 정보가 향후 육질·근내지방·성장 능력 등 핵심 형질과 관련한 유전자 규명 연구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고 있다. 더 나아가 인공지능 기반의 정밀 육종, 유전다양성 관리, 근친 교배 예방, 질병 예측 및 예방 체계 구축 등 한우 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전방위적 활용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윤호백 한우연구센터장은 “한우 집단의 건강성과 다양성을 과학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 만큼, 앞으로도 데이터 기반의 육종 혁신을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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