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ef Story / 연남동 펀 다이닝 레스토랑 몽중식 총주방장 ‘정찬희’ 셰프, "안되면 될 때까지"

조용수 기자

cooknchefnews@naver.com | 2024-06-28 14:45:06

- (사)한국중찬문화교류 이사로 활동하면서 많은 요리대회 화려한 수상 경력과 여러 분야의 요리까지 섭렵
- 30세의 젊은 나이에 요리와 경영까지 책임지는 총괄 셰프라는 어려운 직무 수행

[Cook&Chef=조용수 기자] 오늘날의 외식문화는 단순히 음식을 먹는다는 것에서 벗어나 다양한 장르의 문화의 색깔을 입혀가고 있다. 음식의 맛을 보는 미각, 음식을 만드는 과정의 소리를 듣는 청각, 음식의 향을 맡는 후각, 접시에 플레이팅 된 시각, 마지막으로 손과 입으로 느끼는 촉각의 오감(五感)에 이제 외식업소 마다 자기만의 음식에 대한 스토리를 만들어가고 있다.

서울의 푸드 핫 플레이스인 연남동의 ‘몽중식’은 분기마다 유명 영화를 주제로 중식을 기반으로한 모던한 코스요리에 스토리를 씌우는 레스토라으로 알려져 있다. 스토리텔러의 이야기에 푹 빠져 음식을 즐기다 보면, 어느새 이야기의 막이 내림과 동시에 식사도 끝이 난다. 단순한 식사를 넘어 ‘재미’요소를 가미해 단순히 먹는 행위를 넘어 경험이자 놀이가 된다.

스토리 텔링을 입힌 펀 다이닝의 음식을 구상하는 레스토랑의 셰프는 그저 기존의 요리 스킬만으로는 힘든다. 영화의 스토리도 이해할 수 있는 문화적 지식도 갖추어야 하고, 스토리에 맞는 요리 구상과 실내 인테리어, 음식을 담을 그릇과 테이블 소품, 고객들의 입맛도 충족시켜야 하는 다양한 지식과 감각을 갖추어야 한다.

 

펀 다이닝 레스토랑 ‘몽중식’의 주방을 책임지고 있는 정찬희 총주방장이 바로 이러한 요건을 완벽하게 갖춘 셰프이다. 어린 시절 바이올린, 드럼, 베이스기타 같은 악기를 연주하면서 음악적 감각을 키웠고, 고등학교 입학 후, 어머니의 권유로 제과제빵 학원을 다니면서 요리에 대한 재능을 키웠다. 공부나 여러 가지 분야에서 인정을 받았던 기억이 없었던 당시의 정찬희 셰프에게 ‘요리에 소질이 있다’라는 요리학원 원장의 한마디가 그의 인생을 바꾸는 동기부여가 되었다.

 

“고등학교 1학년 때부터 대학에 들어가기 전까지 김밥천국, 우동전문점, 돈까스전문점, 파리바게뜨, 뚜레쥬르, 중국집배달 등 학생 신분으로 할 수 있는 다양한 아르바이트를 했습니다. 이때의 경험들이 성인인 지금의 저를 성장시키는 밑거름이 되었습니다. 제 또래의 아이들 보다 주방에서 일할 수 있는 체력과 힘든 일을 겪어가는 과정의 정신적 멘탈관리에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중식을 기반으로 요리를 하되, 서양이나 동양의 식재료나 조리법을 가미하는 것을 즐겨 하는 그는 지금의 기성세대 입맛은 한국에서 자리 잡은 한국 만의 정통 중화요리를 좋아하지만, MZ 세대와 지금 성장하고 있는 아이들의 입맛은 빠르게 변하고 있다며, 중식의 기본을 지키면서 시대적 트렌드를 입혀 다양한 고객들의 입맛을 즐겁게 해주는 음식을 제공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항상 음식에 대한 고민과 개발을 많은 시간을 투자하고 있다.

“제가 개인적으로 느끼는 요즘 트렌드의 중식요리는 맛에 자극적인 요소가 있어야 합니다. 대부분의 소비층 입맛이 변화하는 속도가 이전보다 빨라지고 있고, 코로나 이후, 배달 요리의 대중화가 확실하게 자리를 잡았고, 호텔과 파인 다이닝에서의 HMR은 물론, RMR 시장까지 지금은 포화 상태로 알고 있습니다. 여러 가지 조리법과 다양한 식재료를 이용한 퓨전요리의 개발을 하고 있지만, 제가 좋아하는 ‘클래식은 영원하다’라는 말처럼 제 개인적으로 편하게 자주 찾게 되는 음식은 결국 클래식 한 중식요리입니다.”

요리할 때 ‘위생’을 가장 우선을 생각한다는 정찬희 셰프는 ‘깨끗한 주방에서 좋은 요리가 나온다’라는 생각을 갖고 함께 일하는 팀원들에게 위생에 대한 부분을 강조하고 있다.

“오픈 주방에서는 당연히 위생에 신경을 쓰는 곳이 많지만, 홀에서 보이지 않는 주방은 조금 소홀해지기 마련입니다. 자신이 소중하게 생각하는 사람이 저희가 요리한 음식을 먹는다는 생각으로 재료 손질부터 조리까지 가장 위생적이고 정성껏 요리하고 있습니다.”

연남동의 ‘몽중식’과 잠실의 ‘몽드샬롯’ 두 곳의 총괄 셰프로 두 업장의 요리를 기획하고 관리하고 있는 정찬희 셰프의 현재의 가장 큰 고민은 요리 이외에 전체 주방 경영과 관리까지 해야 하는데 나름의 부담을 안고 있다.

“저는 상대적으로 어린 나이에 총괄 셰프를 시작했습니다. 메뉴개발과 원가관리 그리고 함께 근무하는 직원들 관리까지 요리 이외의 업무도 인정을 받았습니다. 30살의 나이에 15명이 함께 일하는 주방에서 처음 총괄 셰프라는 직책으로 근무했습니다. 예전에는 직위 체계상 선배에게 잘하고, 후배들 잘 챙겨 주고, 맡은 일을 잘 해내면 인정을 받는 위치였는데, 총괄 셰프가 된 후로는 후배들의 눈치도 많이 보게 되고, 직속 상사는 셰프가 아닌, 회사 대표 및 임원진들 또는, 유통업체의 대표들이라 어려움이 많은 건 사실입니다. 하지만 어느 순간에는 거쳐야 하는 자리라고 생각합니다. 잘 이겨내야 하고, 꼭 극복해야 하는 자리이기에 좀 더 젊을 때 경험할 수 있어 감사하게 생각하고 이겨내고 있습니다.”

지난 5월 17일부터 19일까지 중국 심천에서 열린 ‘제5회 아시아 국제요리사 챌린지’ 대회에서 라이브 전복요리 부분에서 최고상인 ‘특금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올린 정찬희 셰프는 많은 요리대회 출전해 수상의 경력 역시 화려하다.

“2023년에 저의 첫 국제대회를 ‘WACS 태국국제요리대회’로 출전하게 되었습니다. 중식을 전공한 저에게는 큰 도전이었지만, 개인전 라이브 부분에서 동메달을 2개를 받았습니다. 대회를 준비하는 과정과 대회에 참가해 새로운 사람들은 만났다는 경험이 즐거웠고, 한국 요리의 우수성을 세계에 알린다는 것에 큰 보람을 느꼈습니다. 그 이후로 현재 2024년 중반까지 국내요리대회는 물론 국제요리대회까지 평균 한 달에 1번 정도 꾸준히 참가하고 있습니다.”

 

체계적인 교육과 지속적인 훈련을 통해서 외식경영에 요리로 참여하는 사람이 셰프라고 생각하며, 주방 안에서 훈련을 통해서 한 단계씩 성장하고 그 과정을 통해서 그 요리 자체가 자기의 평생 ‘업’이 되고 그 ‘업’을 통해 성장해 나가는 사람이 셰프라고 생각한다는 정찬희 셰프의 앞으로의 꿈은 자신만의 음식을 연출해가는 공간을 만든다는 것이라고 전한다.

‘안되면 될 때까지’라는 인생 좌우명을 모토로 생활하고 있다는 정찬희 셰프. 마음속에 품은 그의 꿈이 꼭 이루어지길 바라며, 정찬희 셰프가 기획하는 새로운 요리들이 어떠한 맛과 향으로 우리 앞에 다가올지 상상해본다.

[ⓒ 쿡앤셰프(Cook&Chef).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WEEKLY HO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