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신혜의 우상향 숫자경영] (10) 식탁 하나 더 놓기
윤신혜 칼럼니스트
cnc02@hnf.or.kr | 2026-09-09 15:00:50
기존 공간에 부담이 덜한 조정이 알짜 대응
지금과는 사뭇 다른 쿳사 1년차 초창기의 매장 좌석 사진 = 윤신혜 칼럼니스트
[Cook&Chef = 윤신혜 칼럼니스트] 지금부터 행복한 상상을 해 보겠습니다. 우리는 꿈꾸던 외식매장을 차리게 되었습니다. 100평이나 되는 넓고 쾌적한 공간입니다. 여기에 입지도 좋아서 100평 공간이 매일같이 손님으로 가득 채우고도 남아 웨이팅도 생긴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여러분은 이 공간에 몇 개의 테이블을 놓으시겠습니까?
100평 공간에 테이블을 5개만 놓는 것도, 50개를 놓는 것도 사업주의 마음입니다. 그런데 이 경우 한 테이블당 매출액이 10만원이라면, 테이블을 5개만 놓아 50만원만 벌기보다는 50개를 놓아 500만원의 매출을 올리는 쪽을 택하는 사람이 훨씬 많을 것입니다.
이렇게 단순 계산으로 테이블과 좌석 수를 늘리는 것이 어쩌면 너무 이치에 합당한 얘기같이 들리지만, 현실은 역시 녹록하지 않음을 경험한 바 있습니다.
처음 경험한 때는 제가 운영하는 브런치 매장 ‘쿳사’의 폭발적인 성장 시기였습니다. 창업 당시 7.25평에서 시작한 작디작은 매장이지만 입소문으로 한참 폭발적 성장세를 타며 대기팀이 수십 팀에 육박했습니다. 그러니 저로서는 갖은 수를 써 가며 어떻게든 7.25평에 한 좌석이라도 더 놓아서 대기를 줄여보려 골몰히 대안을 찾아내, 배치와 동선을 바꿔가며 테이블 수를 2개를 더 늘려 총 9개까지 확보했습니다.
자, 이제 쿳사는 더 많은 손님을 받고, 대기가 비약적으로 줄었을까요? 예상하셨겠지만 정답은 ‘그렇지 않다’입니다.(물론 효과가 전무했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그렇지만 다른 문제가 함께 발생했습니다. 늘어난 테이블 수를 키친에서 감당하지 못하게 된 것입니다. 키친의 물리적 공간, 기물, 동선, 모든 것이 기존의 상황에 맞추어져 있기에 갑작스레 늘어난 테이블 수만큼의 주문량을 소화하기에 한계가 생겼습니다. 특히 동시에 7팀의 주문량을 처리해 내는 것과, ‘겨우’ 2팀이 더 늘어난 9팀의 동시 주문량을 처리하는 것은 완전히 다른 층위의 고난이도란 걸 이때 깨달았습니다.
그 다음으로는 작디작은 7.25평의 옆집으로 확장하게 되었습니다. 이제 14.5평이 되었습니다. 정확히 두배의 공간으로 확장된 공간에는 몇 개의 테이블을 놓을 수 있었을까요? 단순 수학적 계산으론 18개의 테이블이 들어가야 하지만 확장 이후 현재 쿳사는 정규테이블 10개, 그리고 서브테이블 포함 12개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왜 일까요? 키친에서 18팀을 ‘적정시간 내에’ 전부 소화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러면 이제 드는 생각은 ‘키친 공간을 늘리면 되는 거 아닌가?’일 겁니다. 당연한 수순입니다. 하지만 넓어진 공간만큼 동선과 이동시간이 늘어나기 때문에 최악의 경우에는 부득이하게 인력을 몇 명 더 배치해야 하거나, 근무자들의 체감피로도 문제, 늦어지는 조리 속도 같은 부작용이 생기기도 합니다. 그래서 키친 공간을 필요이상으로 넓히는 것은 언제나 경계해야 할 내용입니다.
잠시 이야기의 화제를 바꾸서 손님이 매장에 들어와서 식사를 하고 나가는데 얼마나 다양한 과정을 동시처리 해야 하는지 나열해 보겠습니다.
입장 → 착석 → 주문 → 조리 → 서빙 → 식사 → 결제 → 퇴장 → 정리 → 다음 착석
한 팀이 입장해서 식사하고 다음의 새로운 팀이 들어오기까지의 과정입니다. 이 10개의 분할된 과정이 모두 시간의 영역에 속하며, 이 중 한 과정에서 딜레이가 발생하면 전체적으로 그날 매장의 하루 영업은 계속해서 더디고 무거워집니다. 그런데 이 과정에 단 2개의 테이블만 더해져도 20개의 항목이 매 시간, 매 회전마다 추가되고, 하루에 총 5회전을 하는 매장이라면 100번의 항목이 추가되는 상황이 벌어집니다.
테이블을 한 두개 더 놓는다는 것이 얼마나 매장에 큰 부담으로 작용하는지 이해되실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걸 경험해 본 바 외식업에서 ‘매장이 크다’는 것이 반드시 유리한 것이 아님을 알기에 대부분 사장님들이 속된 말로 ‘알짜 매장’이라는 표현을 쓰는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4, 5년차 사장일 때만 해도 장사가 잘 되면 가장 먼저 ‘테이블을 어떻게 더 놓을까’를 생각했지만, 이제는 사장이 관리해야 할 것이 결국 ‘테이블 갯수’만이 아니라 그 테이블을 통과하는 ‘시간’과 ‘항목’을 생각합니다.
결국 사업주에게 좋은 매장이란 내 매장이 가진 ‘한 평’과 ‘한 시간’을 가장 비싸게 쓸 수 있는 공간인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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