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게랑에 마라를 넣으면 생기는 일

정서윤 기자

cnc02@hnf.or.kr | 2026-01-12 20:34:14

40년 장수 스낵, 익숙함 위에 매운 변주를 더하다

[Cook&Chef = 정서윤 기자] 과자 하나가 세대를 건너 살아남는 일은 쉽지 않다. 입맛은 변하고 유행은 빠르게 지나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떤 과자들은 시간이 흘러도 자연스럽게 선택된다. 꽃게랑은 그런 스낵에 가깝다. 특별히 설명하지 않아도, 봉지를 여는 순간 어떤 맛인지 떠오르는 과자다.

1986년 첫선을 보인 꽃게랑은 당시로서는 꽤 파격적인 스낵이었다. 단순한 동그라미나 막대 형태가 아니라 꽃게의 다리까지 살린 모양, 그리고 해물의 감칠맛을 전면에 내세운 콘셉트였다. 여기에 튀기지 않고 굽는 방식으로 완성한 바삭한 식감은 다른 스낵과 분명히 다른 인상을 남겼다. 손에 기름이 묻지 않는 담백함 역시 오랜 시간 사랑받은 이유 중 하나다.

맛의 중심도 분명했다. 꽃게랑은 ‘향만 흉내 낸 해물맛’이 아니라 국내산 꽃게를 실제로 사용해 진한 풍미를 구현했다. 한 입 먹으면 자극적이기보다 고소하고 담백한 맛이 먼저 느껴졌고, 그래서 한 봉지를 비워도 부담이 적었다. 아이들 간식부터 어른들의 술안주까지 자연스럽게 소비층이 넓어질 수 있었던 배경이다.

이런 기본 위에 꽃게랑은 꾸준히 변주를 시도해 왔다. 불짬뽕, 고추냉이, 청양고추, 김치찌개 등 다양한 맛을 선보이며 익숙한 형태 안에서 새로운 자극을 더했다. 특히 불짬뽕맛은 ‘매운맛 짬뽕 스낵’이라는 새로운 영역을 열며 화제를 모았다. 꽃게랑이 단순한 추억의 과자가 아니라, 여전히 실험을 이어가는 브랜드라는 인식을 만든 계기다.

최근 빙그레가 주목한 키워드는 ‘마라’다. 얼얼한 향신료 풍미를 즐기는 소비자들이 늘어나면서 마라는 하나의 맛 트렌드를 넘어 일상적인 선택지로 자리 잡았다. 기존 스낵에서도 매운맛은 있었지만, 마라 특유의 향과 깊이를 담은 제품은 상대적으로 드물었다.

이 지점에서 꽃게랑 마라맛이 등장한다. 꽃게랑 특유의 바삭하고 담백한 식감을 유지한 채, 마라의 얼얼함과 중독성을 더한 조합이다. 튀기지 않고 구운 스낵 특성 덕분에 마라의 향이 과하게 치고 올라오기보다, 해물의 감칠맛과 자연스럽게 어우러진다. 기존 꽃게랑을 즐기던 소비자에게는 색다른 선택지가 되고, 마라를 좋아하는 젊은 층에게는 흥미로운 스낵으로 다가갈 수 있는 이유다.

신제품 꽃게랑 마라맛은 대형 할인점과 일반 소매점을 시작으로 순차 출시되며, 곧 편의점에서도 만나볼 수 있다. 오랜 시간 쌓아온 브랜드의 신뢰 위에 트렌디한 맛을 얹는 방식은, 꽃게랑이 왜 여전히 유효한지 보여준다.

익숙한 과자는 그대로 두고, 새로운 과자만 계속 늘리는 시대는 지났다. 이제는 오래 사랑받아온 제품이 어떻게 지금의 입맛과 다시 만나는지가 중요해졌다. 꽃게랑 마라맛은 40년간 이어진 기본 위에 지금의 취향을 덧붙인 결과물이다. 그래서 이 신제품은 단순한 ‘새 맛’이 아니라, 꽃게랑이라는 브랜드가 여전히 현재진행형임을 보여주는 신호에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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