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월한 신선도’…수입 멸균우유가 아닌 국산 신선우유 마셔야 하는 이유

조서율 기자

cnc02@hnf.or.kr | 2025-12-04 23:12:11

착유 후 유통에 국산 신선우유는 3일, 수입 멸균우유는 3개월
긴 보관보다 중요한 건 신선도
국산 신선우유를 선택해야하는 이유는 '신선함'이다. 사진=우유자조금관리위원회

[Cook&Chef = 조서율 기자] 매년 12월 5일은 ‘무역의 날’이다. 한국 경제의 성장과 세계 시장과의 교역 확대를 돌아보는 의미가 있다. 동시에 해외 의존도가 높아질 때 발생할 수 있는 식량안보 문제를 다시 생각하게 하는 날이기도 하다. 최근 수입 멸균우유의 공세가 급격하게 확대되고 있으며, 이는 국내 낙농산업 기반을 흔들고 소비자의 선택 환경에도 큰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 관세청(청장 이명구)에 따르면 2025년 3분기 멸균우유 수입량은 전년 대비 41.3% 증가해 최근 3년간 최고치를 기록했다.

수입 멸균우유 소비가 늘어나는 주된 이유는 긴 소비기한과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이다. 상온 보관이 가능한 멸균 공정 덕분에 12개월까지 보관할 수 있어 편의성이 높고, 해상 운송을 전제로 한 대량 공급 구조로 인해 가격 경쟁력이 생긴다. 그러나 이러한 장점 뒤에는 착유 후 수개월이 지나 국내에 도착하는 ‘시간의 간극’이 존재한다. 멸균 과정에서 영양소 손실과 맛 변형이 발생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어, 긴 소비기한만큼 품질이 유지되지 않는다.

반대로 국산 신선우유는 신선함이 장점이다. 착유 후 즉시 냉각, 인근 공장으로 이동해 살균 처리, 물류 단계까지 거쳐 보통 2~3일 만에 소비자에게 도달한다. 소비자 조사에서 우유 선택 기준 1순위는 압도적으로 ‘신선도’였으며, 92.7%의 소비자가 국산 신선우유를 주로 선택한다고 답했다. 다만 20~30대의 절반 이상이 국산 우유의 유통 기간(2~3일)과 수입 멸균우유의 장기 유통 과정(3개월 이상)을 정확히 알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젊은 층의 선택은 품질 평가의 문제가 아니라 ‘정보 부족’에서 비롯되는 측면이 크다.

전문가들은 장거리 운송과 장기 보관이 본질적으로 품질 저하 가능성을 높인다며, 우유는 특히 이력과 유통 과정이 투명하게 제공돼야 하는 식품이라고 강조한다. 수입 유제품 의존도가 커질수록 국제 공급망 변동에 취약해질 수 있다는 점에서도 경고가 잇따른다. 우유자조금관리위원회(위원장 이승호)는 원유 생산비 상승 속에서 수입 제품 비중이 높아질 경우 국내 낙농기반이 더욱 불안정해질 수 있다며, 국산 우유의 가치를 소비자에게 제대로 알리는 것이 식량안보 측면에서도 필요하다고 설명한다.

앞으로 국산 우유가 나아가야 할 방향은 단순히 가격 경쟁에 대응하는 것이 아니라, ‘신선함이 어디에서 오고, 어떻게 만들어지는지’를 명확히 알리는 것이다. 신선우유와 멸균우유는 제조 방식, 유통 속도, 품질 유지 원리까지 완전히 다른 두 상품군이다. 결국 소비자가 필요로 하는 것은 정확한 정보이며, 국산 신선우유의 본질적 경쟁력은 ‘시간 기반 신선도’라는 사실을 투명하게 전달하는 것이 시장에서의 선택을 되돌릴 가장 강력한 전략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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