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신혜의 우상향 숫자경영] '365' - 매일 문 여는 매장이 된다는 것

윤신혜 칼럼니스트

cnc02@hnf.or.kr | 2026-07-29 15:00:48

사생활까지 포기하는 노력
결단은 추진의 힘을 주고
축적은 ‘저력’을 완성한다
 ‘매일 문을 연다’는 것을 거꾸로 표현해 보면, 손님들의 입장에서는 ‘생각나면 언제든 갈 수 있는 곳’이 된다는 의미입니다.  사진 = 윤신혜 칼럼니스트

[Cook&Chef = 윤신혜 칼럼니스트] 365라는 숫자는 우리에게 참 친숙한 숫자입니다. 사람들에게 곧바로 ‘1년’이라는 단어를 떠올리게 만드는 숫자이기 때문입니다. 

브런치매장‘쿳사’는 올해로 문을 연 지 8년입니다. 이 얘기를 하면 ‘내 자식이 언제 이렇게 컸지’라고 되묻던 어른들의 말씀이 조금은 이해되는 느낌입니다. 쿳사를 시작할 당시 20대였던 사장이 이제 30대 중반을 훌쩍 넘었고, 저 또한 매장과 함께 많이 성장하고 있는 듯합니다. 

‘쿳사’를 오픈하고 3년 차에 접어들자 매장은 성장세로 들어섰습니다. 그런데 이때가 경영자로 가장 많은 고민과 선택의 시간을 보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매출은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으나 경험은 턱없이 부족하고, 특히 운영이나 경영에 관한 지식이 전무했기에 더욱 힘들었습니다. 그 당시 ‘정말 잘했다’고 여기는 것은 ‘매일 문을 여는 매장이 되자’는 선택과 결정인 듯합니다. 

2022년 3월. 파트타이머 한 명에서 정규직원들을 4~5명으로 늘린 지 1년도 안된 시점임에도 매장은 하루가 다르게 바빠지고 숨가쁜 나날이었습니다. 신규 직원들을 채용하고 교육하다가 정신 차려보면 몇 달이 훌쩍 지나가 있었고 몸도 마음도 쉴 틈이 없이 빡빡한 시기였습니다.

축적은 하루 아침에 되는 힘이 아닙니다. 오랜 시간 인고와 억겹의 시간이 켜켜이 쌓이며 생기는 힘이기에 잘 무너지지도 않습니다.  사진 = 윤신혜 칼럼니스트

 ‘매일 문을 연다’는 것을 거꾸로 표현해 보면, 손님들의 입장에서는 ‘생각나면 언제든 갈 수 있는 곳’이 된다는 의미입니다. 저 또한 여느 식당의 손님으로서, 오늘 그 음식이 꼭 먹고싶은 데 휴무인지를 찾아봐야 하거나, 혹은 찾아갔는데 갑자기 문 앞에 ‘임시휴무’라고 붙어있고 불이 꺼져있을 때의 그 당혹감. 바로 그 사소한 지점들이 모두 불편이라고 생각했기에 제 매장 ‘쿳사’ 만큼은 생각나면 언제든지 가도 괜찮은 곳이라는 안정감을 드리고 싶은 게 이유의 전부였습니다.

그날의 결정이, 2026년 한여름인 오늘에 이르기까지 브런치 매장 ‘쿳사’가 총 영업일수 2,475일 중 매일 하루도 빠짐없이 문을 여는 1,603일이 되게끔 만들었습니다. 4년 훌쩍 넘는 기간에 무탈하게 매일 문을 열어오고 있음은, 외부와 내부의 변수, 그리고 사장으로서 제 개인적 상황까지 모든 것을 핸들링해 왔다는 반증이기도 하기에 스스로에게도 의미가 적지 않습니다. 

 물론 365일 문을 여는 매장으로 현실적으로 구현하기까지는 많은 어려움이 뒤따랐습니다. 회계적인 측면에서 먼저 손익을 따져야 했고, 연희동 내의 모든 식당을 엑셀 시트로 리스트업하고 그 식당들의 휴무일을 체크해야 했습니다. 

상권분석 시스템에 들어가 그동안 쿳사의 요일별 매출 추이를 분석하고 연중무휴 영업의 예측하는 등 나름의 꼼꼼한 준비도 했는데 그중 가장 힘든 부분은 ‘인력 배치’였습니다. 주 5일제를 지켜줘야 하는 직원과 주 7일을 풀가동해야 하는 매장 운영 시스템의 부조화. 인력이 많으면 비용이 필요 이상으로 커지고, 적으면 7일 운영이 안되는 딜레마가 생깁니다. 그래서 직원들의 출근 시간대를 달리 해보고, 실험적으로 주 4일제도 강행해 보는 등 이런저런 시행착오를 겪었습니다. 지금의 최적화된 배치를 찾기까지 반년, 완전히 자리잡기까지는 1년 넘게 걸린 작업입니다. 그럼에도 쿳사를 8년차로 이끌어오며 통감하는 것이 있습니다. 

‘결단은 추진의 힘을 만들지만, 축적은 ‘저력’을 만든다‘는 사실입니다. 

축적은 하루 아침에 되는 힘이 아닙니다. 오랜 시간 인고와 억겹의 시간이 켜켜이 쌓이며 생기는 힘이기에 잘 무너지지도 않습니다. 4년 전의 제 선택에 대한 저력을 이제야 더욱 실감합니다. 모든 매장마다의 상황이 다르겠지만 나름의 성공한 매장은 이런 눈에 보이지 않는 자신만의 ‘저력’이 잔존함은 분명합니다. 쿳사는 그 중 하나로 365일 매일 문을 열어온 것을 꼽습니다. 이 글을 읽고 계신 여러분의 매장은 어떤 ‘저력’이 있는지 살펴보시면 좋겠습니다. 모든 오랜 매장은 자신만의 매력적인 ‘저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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