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편의점, 무료 한 끼에 담긴 이웃의 위로
임윤아 기자
cnc02@hnf.or.kr | 2026-07-29 15:00:22
서울시내 19개소...설거지 등 뒷정리는 직접
[Cook&Chef = 임윤아 기자] 외로움은 이제 현대인이 함께 풀어야 할 사회적 과제가 됐다. 혼자 식사하는 시간이 늘어나고 이웃과의 교류가 줄어든 일상 속에서 따뜻한 라면 한 그릇은 허기를 채우는 음식을 넘어 사람을 연결하는 매개가 되고 있다. 서울시는 외로운 시민들이 편하게 머물며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소통 공간 ‘서울마음편의점’을 운영하며, 음식과 대화를 통해 관계 회복을 돕고 있다.
서울마음편의점은 2025년 3월부터 시작된 사업으로, 외로움 자가진단과 상담ㆍ맞춤형 서비스 연계 등 시민들의 마음 돌봄을 지원한다. 라면 등 간단한 식품과 건강기구를 비치하고, 지점별 프로그램과 커뮤니티 활동을 운영하며 누구나 부담 없이 찾을 수 있는 사회적 교류 공간으로 자리 잡았다.
서울시민이라면 누구나 사용 가능
서울마음편의점의 시작은 2024년 서초구에서 마련한 ‘서초구 마음편의점 1호점’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서초구는 세븐일레븐 양재역점에 마음편의점을 열고, 편의점이라는 친숙한 공간을 활용해 시민들이 편하게 머물며 소통할 수 있는 공간을 선보였다. 이후 서울시는 ‘외로움 없는 서울’ 정책의 일환으로 마음편의점 사업을 확대했으며, 종합사회복지관 연계 사업의 첫 지점으로 관악점을 개설하며 본격화하기 시작했다.
이후 동대문·강북·도봉·송파·금천 등 서울 전역으로 확대돼 현재 총 19개소에서 운영되고 있다. 지점별 운영시간과 프로그램은 다르게 진행되며, 이용자는 가입 및 이용동의서 작성 후, 상담과 커뮤니티 활동 등에 참여할 수 있다. 특히 거주 지역과 관계없이 서울시민이라면 누구나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금천구에 위치한 서울마음편의점은 총 2개소 ‘금천점’ ‘금천2호점’으로 구분해 운영되고 있다. 금천점은 평일 오전 9시부터 오후 8시까지, 토요일 오전 9시부터 오후 2시까지 운영하며, 금천2호점은 평일 오후 1시부터 오후 8시까지, 토요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2시까지 운영한다. 두 지점 모두 매주 일요일과 공휴일은 휴무다.
기본적으로 서울시민의 마음 돌봄을 지원하는 공공시설인 만큼 모든 음식은 ‘무료’로 제공된다. 다만, 지점별로 출석, 체류 시간, 자체 커뮤니티 참여 등에 연계된 포인트 제도를 운영하고 있어 세부 이용 기준은 다를 수 있다. 포인트 제도는 마음편의점 활성화를 위해 운영되며, 관련 내용은 첫 방문 시 안내받을 수 있다.
금천점은 차·커피·라면을 제공하고, 금천2호점은 커피·라면·햇반·죽과 반찬인 김치·단무지를 자율배식으로 제공한다. 단, 더 많은 시민이 이용할 수 있도록 식사는 주 1회 1식을 원칙으로 한다. 라면은 이용자가 라면 조리기를 이용해 직접 조리하며, 식사 후에는 다음 이용자를 위해 설거지와 분리수거 등 뒷정리를 해야 한다.
라면 한 그릇에서 시작되는 이웃과의 연결
마음편의점에서 끓여 먹는 라면 한 그릇은 ‘나도 이곳에 함께 있다’는 소속감을 전한다. 누구에게나 친숙한 음식이지만 저마다 끓이는 방식과 취향이 다른 만큼 음식을 조리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이웃 간의 소통이 시작된다. 한 마음편의점 이용자는 “라면을 끓이는 동안, 먼저 와 계신 어르신들과 인사 나누고, 더 맛있게 끓이는 팁까지 전수받았다”며 “동네 이웃간의 벽이 허물어지는 기분이 들었다”고 전했다.
마음편의점의 특별함은 반드시 누군가와 함께 방문해야 하는 공간이 아니라는 데 있다. 방문객이 없어도 편하게 머물 수 있고, 공간 매니저와 도란도란 대화를 나누는 것만으로도 누군가와 연결되는 경험을 할 수 있어서다. 이처럼 뜨끈한 라면 한 그릇은 허기를 채우는 데서 그치지 않는다. 혼자였던 식탁에 대화가 더해지고 낯선 이웃과의 인사가 시작되는 순간 음식은 사람을 잇는 특별한 매개가 된다. 마음편의점이 보여주는 한 끼의 가치는 바로 그 지점에 있다.
Cook&Chef / 임윤아 기자 cnc02@hnf.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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