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슐랭 스토리] 2026 새해 따뜻한 한 그릇으로 시작할까? ‘미쉐린의 곰탕집’ 한월관
김성은 전문기자
cnc02@hnf.or.kr | 2025-12-30 23:59:55
[Cook&Chef = 김성은 전문기자] 곰탕은 낮도 모자라 한밤중에도 약한 불로 끓여내던, 정성이 많이 필요한 음식이었다. 시간과 비용, 양까지 고려하면 집에서 준비하기는 쉽지 않다. 그럼에도 겨울철, 특히 새해 아침에 곰탕만큼 속을 편안하게 데워주는 음식도 드물다.
진한 국물, 입안에서 부드럽게 풀어지는 고기, 그리고 담백한 김치. 곰탕 한 그릇은 포만감 그 이상이다. “곰탕이 거기서 거기”라고 생각했다면 큰 오산이다. 국물만 한 입 떠 먹어도 얼어붙은 몸과 마음이 사르르 녹는 기분이 드는 곳이 있다. 정갈한 한 그릇으로 새해를 맞이하고 싶다면, 부산 광안리 한월관을 찾아보자.
한월관은 곰탕으로 2025 미쉐린 가이드 빕 구르망에 새롭게 이름을 올린 곳이다.
미쉐린 가이드는 한월관에 대해 “곰탕 한 그릇에 식재료에 대한 자부심과 맛을 살리기 위한 노력이 담겨 있다”고 평가했다. 특히 식용으로 키운 미경산 한우 암소만을 사용해, 곰탕 국물에서 은은하고 깔끔한 육향을 느낄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한월관에서는 맑은 고기 육수와 진한 사골 육수 곰탕 중 선택할 수 있으며, 곰탕에 올리는 고기도 양지, 차돌, 도가니 등 기호에 따라 고를 수 있다. 곰탕 한 그릇 안에서 한우의 다양한 맛을 경험할 수 있도록 구성한 점이 특징이다.
육수에는 어떠한 첨가물도 사용하지 않는다. 한우 사골과 우족, 잡뼈만으로 육수를 내며, 핏물을 제거하는 데만 12시간 이상을 들인다. 이후 가마솥 직화 방식으로 장시간 끓여내 국물의 잡미를 줄이고 깊이를 더한다. 기본 간을 하지 않고 내어주는 방식 역시 국물 자체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낸다. 천일염이나 다진 마늘, 양념장을 곁들여 취향에 맞게 간을 조절할 수 있다.
대표 메뉴는 맑은곰탕과 뽀얀곰탕이다. 맑은곰탕은 담백한 육향과 깨끗한 마무리가 특징이고, 뽀얀곰탕은 오랜 시간 우려낸 사골 육수의 고소함과 농도가 살아 있다. 고기는 부드럽고 잡내가 없으며, 비교적 간이 세지 않아 마지막까지 부담 없이 먹을 수 있다.
한월관이 사용하는 미경산 한우는 출산 경험이 없는 36개월 전후의 암소로, 지방 결이 고르고 육질이 부드러운 것이 특징이다. 광안리 본점에서는 곰탕과 수육에 사용되는 고기를 기존 등급보다 한 단계 높인 미경산 한우로 사용한다.
곰탕 외에도 수육과 전골 메뉴가 마련돼 있다. 얼큰 한우 스지 전골은 각종 채소와 버섯, 미경산 한우 스지를 함께 끓여낸 메뉴로, 2인 이상 주문 가능하다. 수육은 한우 수육, 모둠 수육, 차돌 수육 등으로 구성되며, 곰탕과 함께 즐길 수 있는 한상 메뉴도 운영 중이다.
식기류는 한월관의 고급스러움을 한층 더하는 요소다. 놋쇠로 만든 방짜유기를 사용해 전체적인 통일감을 줬고, 정갈한 김치와 기본 찬이 곰탕과 자연스럽게 어울린다. 내부는 아담하면서도 깔끔한 구성으로, 바 테이블이 마련돼 혼자 식사하기에도 부담이 없다. 오픈형 주방과 정돈된 동선은 식당 전반의 신뢰도를 높인다. 여기에 포장주문 및 밀키트 구매도 가능하니 가족과 지인들을 위해 따뜻한 선물을 줄 수도 있다.
한월관은 매일 이른 새벽부터 엄선한 한우 사골과 등뼈, 우족으로 담백하고 진한 육수를 준비하고 잘 삶아진 1++ 미경산 한우 사태와 양지, 차돌박이를 얇게 썰어낸다. 밥은 고시히카리 특 등급 쌀로 윤기가 흐르게 짓고, 따뜻한 보리차와 함께 손님을 맞는다.
곰탕이라는 단순한 메뉴 안에서 ‘한 끗 차이’가 어디서 만들어지는지를 분명하게 보여주는 셈이다. 한월관은 매일 오전 9시부터 오후 9시까지, 토요일은 오후 10시까지 영업한다. 1월 1일은 오전 6시부터 오후 8시까지 문을 연다.
Cook&Chef / 김성은 전문기자 cnc02@hnf.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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