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장금의 자투리 집밥] (7) 애호박잔치국수
노고은 요리연구가
semore20@naver.com | 2026-10-01 15:02:59
[Cook&Chef = 노고은 요리연구가] 애호박은 찌개와 볶음, 전 등 여러 음식에 두루 활용할 수 있어 냉장고에 자주 준비해두는 식재료다. 한 번에 한 개를 모두 사용하기보다는 필요한 만큼만 잘라 쓰는 경우가 많아 요리를 마치고 나면 애호박 한 토막이 어중간하게 남곤 한다. 양파 역시 다양한 음식에 빠지지 않는 재료인 만큼 쓰고 남은 조각이 냉장고 한편을 차지하기 쉽다.
이렇게 조금씩 남은 채소는 새로운 반찬을 만들기에는 양이 부족해 보이고, 그대로 두면 수분이 빠지거나 물러져 결국 버리게 될 수 있다. 이럴 때 집에 있는 소면과 멸치육수를 더하면 남은 애호박과 양파를 따뜻한 잔치국수 한 그릇으로 알차게 활용할 수 있다.
늦여름의 열기가 차츰 물러가고 아침저녁으로 선선한 바람이 불기 시작하는 9월이면 따뜻한 국물 요리가 다시 생각난다. 멸치와 다시마를 넣고 우린 육수에 고추씨를 조금 더하면 담백한 감칠맛 속에 은근한 칼칼함이 살아난다. 여기에 애호박과 양파를 가볍게 볶아 올리면 채소의 은은한 단맛이 더해져 화려한 고명이 없어도 국수 한 그릇이 한층 풍성해진다.
애호박은 오래 볶으면 수분이 빠지면서 쉽게 물러질 수 있으므로 양파와 함께 숨이 살짝 죽을 정도로만 볶는 것이 좋다. 그래야 애호박의 초록빛과 부드러우면서도 살짝 아삭한 식감이 남아 따뜻한 육수 속에서도 재료 본연의 맛을 느낄 수 있다. 냉장고에 매운 고추나 홍고추가 남아 있다면 송송 썰어 올려 색감과 개운한 맛을 더해도 잘 어울린다.
잔치국수는 여러 가지 고명이 필요해 보이지만 집에 있는 채소와 기본 양념만으로도 충분히 맛을 낼 수 있는 음식이다. 애호박과 양파의 양이 많지 않더라도 가늘게 채 썰어 볶아 올리면 적은 재료로 푸짐하게 즐길 수 있다. 달걀지단이나 김가루가 없어도 채소의 단맛과 깊은 멸치육수가 어우러져 속을 편안하게 채워주는 든든한 한 끼가 된다.
국수를 삶은 뒤에는 찬물에 여러 번 헹궈 전분기를 충분히 제거해야 한다. 그래야 면발이 서로 달라붙지 않고 쫄깃한 식감이 살아나며, 육수에 말았을 때 국물 맛도 깔끔하게 유지된다. 따뜻하게 데운 육수를 부은 뒤 볶은 채소를 소복하게 올리면 냉장고 속 자투리 재료로 만든 한 그릇이 제법 근사한 계절 음식으로 완성된다.
냉장고에 조금씩 남은 채소도 따뜻한 한 끼를 만드는 알찬 재료가 될 수 있다. 애매하게 남은 애호박과 양파에 소면과 멸치육수를 더해 애호박잔치국수로 바꿔보자. 새로운 재료를 더 사기 전에 남아 있는 식재료부터 살펴보는 작은 습관이 음식물 낭비를 줄이고, 계절에 어울리는 풍성한 집밥을 만든다.
노장금의 자투리 한 수
사용하고 남은 애호박은 자른 단면의 물기를 닦고 키친타월로 감싼 뒤 밀폐용기에 담아 냉장 보관한다. 남은 양이 적다면 가늘게 채 썰어 한 번에 볶아두었다가 잔치국수 고명이나 비빔밥, 달걀말이 재료로 활용하면 버리는 부분 없이 알뜰하게 사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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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호박 잔치국수(2인분 기준) 잔치나 가족 모임 날, 국물 요리로 따뜻하게 챙기고 싶을 때. 애호박이 국물 맛을 부드럽게 만듭니다. 멸치다시마 육수에 채 썬 애호박과 양파를 더해 담백하게 끓여낸 잔치국수는 속 편하고 은은한 감칠 맛이 살아있는 한 그릇이에요. [재료] 애호박 2/3개, 양파 1/3개, 소면 2인분 분량 (1인분=엄지와 검지로 쥐었을 때 500원짜리 동전크기) = 약 160g [육수재료] 국물용 멸치 5마리, 다시마 3장(=5X5cm), 고추씨 1/2큰술, 간장 1큰술, 멸치액젓 1큰술, 물 5컵 [양념] 소금 약간, 후춧가루 약간 [선택재료] 매운 고추 1개, 홍고추 1/5개 1. 냄비에 육수재료를 넣어 10분 이상 끓인 뒤 육수를 거른다. 2. 애호박은 어슷썰어 채 썰고, 양파는 채 썰고, 매운 고추는 얇게 송송 썰고 홍고추는 어슷썬다. 3. 중간 불로 달군 팬에 기름을 둘러 양파, 애호박, 고추를 넣어 소금을 2꼬집 뿌려 볶아 익힌다. 4. 끓는 물에 소면을 넣어 끓으면 찬물을 나누어가며 부어 면을 익힌 뒤 찬물에 헹구어 체에 밭친다. 5. 그릇에 소면을 담고 육수를 부은 뒤 볶은 애호박과 양파를 올린 뒤 홍고추를 올려 완성한다. Tip. 부족한 간은 소금, 후춧가루로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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