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을 위한 첫걸음, 식단을 바꾸자
조연정 기자
cnc02@hnf.or.kr | 2026-09-09 15:00:57
항산화 자연식이 생식기능 향상에 큰 도움
[Cook&Chef = 조연정 기자] 히포크라테스는 ‘우리가 먹는 것이 곧 우리 자신이 된다. 음식은 약이 되기도 하고 독이 되기도 한다’고 말했다. 평소 어떤 음식을 먹느냐가 건강 상태를 좌지우지하는데, 특히 임신을 준비하고 있다면 더욱 그렇다. 매일 먹는 한 끼 식사가 난소와 정자의 질을 좌우하고, 자궁 내막의 착상 환경을 만들어주는 데 영향을 줄 수 있다. 임신과 음식의 상관관계를 알려주는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임신 준비에 꼭 필요한 음식에 대해 알아본다.
초가공식품은 임신을 방해하는 적
임신을 위한 첫번째 단계는 건강한 난자와 정자를 만드는 것이다. 정자는 생성되어 성숙해지기까지 3개월 정도가 소요된다. 난자도 배란 전 수개월 동안 주변 환경에 영향을 받는다. 평소 식습관을 점검해보고 이를 개선하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2026년 3월, 국제 학술지 ‘영양과 건강(Nutrition and Health)’ 온라인에 게재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초가공식품을 많이 섭취한 여성일수록 임신 가능성이 낮아진다고 한다. 캐나다 맥마스터대학교에서 미국국가건강영양조사에 참여한 20~45세 가임기 여성 2582명을 대상으로 식습관이 출산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했다. 1년 이상 임신 시도를 했지만 임신이 되지 않은 여성들의 식단을 살펴보니 약 31% 이상 초가공식품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식단에 초가공식품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질수록 임신 가능성은 낮아진다고 밝혔다.
남성 역시 마찬가지이다. 2026년 3월 국제 학술지 ‘인간 생식 (Human Reproduction)’에서 네덜란드 로테르담 에라스무스대학교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초가공식품 섭취량이 많은 남성은 그렇지 않은 남성보다 임신까지 걸리는 시간이 더 길어지는 난임 가능성이 37%나 높았다. 최근 발표한 두 연구 결과를 통해 초가공식품이 체내 염증 수치를 높여 여성은 배란 장애를, 남성은 정자 운동성과 농도를 저하시키는 데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임신 성공률을 높이는 가임력 식단
무엇보다 임신을 준비한다면 초가공식품을 피하고 임신에 도움이 되는 식단을 해야 한다. ‘산부인과학 저널(Obstetrics & Gynecology)’ 에 게재된 하버드 보건대학원 영양학과에서 발표한 가임력 식단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 연구팀이 약 1만 8,000명의 여성을 장기간 추적 관찰한 역학 조사를 한 결과 특정 식습관 원칙을 충실히 지킨 그룹이 그렇지 않은 그룹에 비해 배란 장애로 인한 불임 위험이 약 66~69% 감소하는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서 말하는 특정 식습관은 트랜스 지방을 먹지 않고, 식물성 단백질 및 통곡물 비중을 확대했으며, 복합 탄수화물을 섭취하는 등의 원칙을 지킨 것이다.
임신 성공률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는 사실이 연구 결과 밝혀졌다. 사진 = 픽사베이
이런 가임력을 높이는 식단은 지중해식 식단과 유사하다. 신선한 채소, 과일, 통곡물, 올리브유 등 불포화지방산과 생선 위주로 가공하지 않은 상태로 먹으면 항산화 물질이 풍부해서 남녀 모두 생식기능의 질을 향상시켜 임신 성공률이 높여준다고 한다. 즉 붉은 육류보다는 콩, 견과류 같은 식물성 단백질을 늘리고, 현미, 귀리 등 통곡물을 먹고 저지방 유제품이 아닌 전지방 유제품을 먹어야 한다. 또 짙은 녹색 잎채소로 철분과 엽산을 보충하고 연어 등 불포화지방산이 풍부한 생선을 먹으면 도움이 된다.
한식에서 찾은 최적의 식단 구성
가임력 식단은 한식에서 찾아볼 수 있다. 식물성 단백질의 대표 식품은 콩은 한식에서 많이 사용한다. 된장이나 청국장 같은 발효식품과 두부의 주재료는 콩이다. 봄에 즐겨 먹는 산나물이나 무, 당근, 우엉 등 뿌리채소에는 식이섬유와 파이토케미컬이 많이 함유되어 있다. 통곡물인 현미, 보리 등을 섞은 잡곡밥에 오메가 3이 들어 있는 미역, 다시마 등의 해조류와 등푸른 생선을 많이 먹는 식습관이 임신 준비에 적합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요즘 한식은 소금을 지나치게 많이 넣거나 정제된 당류, 가공 식품을 사용한 경우가 많다. 그렇기 때문에 한식을 먹을 때도 조심해야 한다. 간을 최소화하고, 통곡물을 넣은 잡곡밥을 먹으며 제철 채소와 해조류와 식물성 단백질을 골고루 섭취하는 것이 좋다.
난임과 불임이 사회문제가 된 요즘, 음식에서만 답을 찾을 수는 없다. 하지만 식습관이 건강 상태에 많은 영향을 준다는 사실을 틀림 없다. 임신을 준비한다면 초가공식품을 멀리하고 항산화, 물질이 풍부한 자연식 식단을 꾸준히 먹어야 한다. 그래야 예비 엄마 아빠의 몸이 건강해지고, 임신 성공률도 높여줘 건강한 아이를 출산할 수 있을 것이다. 지금 당장 식단을 점검하고 바꿔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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