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슐랭 스토리] 한식 기반 파인다이닝 '르도헤' 부산 미쉐린 1스타로 새롭게 합류한 비결은
김성은 전문기자
cnc02@hnf.or.kr | 2026-03-10 23:59:27
[Cook&Chef = 김성은 전문기자] 부산 해운대에 위치한 레스토랑 르도헤가 미쉐린 가이드 2026에서 1스타 레스토랑으로 승격됐다. 이번 선정으로 부산의 미쉐린 1스타 레스토랑은 총 네 곳으로 늘었다.
르도헤는 한식을 기반으로 한 컨템퍼러리 파인 다이닝 레스토랑이다. 전통 한식의 구조와 조리법을 바탕으로 프렌치와 일본 요리의 기술을 더한 테이스팅 메뉴를 선보인다. 제철 식재료와 지역 식재료를 중심으로 메뉴를 구성하는 것이 특징이다.
레스토랑은 골목 안쪽에 자리해 있으며 입구를 지나면 다이닝룸이 나타난다. 내부는 차분한 조명과 함께 바다 전망이 펼쳐지는 구조로 설계됐다. 해운대 바다를 바라보며 식사를 즐길 수 있는 점도 이곳의 특징 중 하나다.
르도헤의 메뉴는 전통 한식을 현대적으로 해석한 코스 요리로 구성된다. 대표 메뉴 중 하나인 ‘불고기’는 명지 대파와 한우 꼬리살을 겹겹이 쌓아 조리한 요리다. 불고기를 손님을 환대하는 음식이라는 전통적 의미에서 출발해 테이스팅 메뉴의 한 접시로 풀어냈다.
한우 요리는 전통 찜 조리법을 기반으로 한 메뉴다. 한우 부채살을 압력으로 천천히 익히고, 찜 과정에서 나온 육수를 정제해 능이버섯과 함께 끓여낸 갈비 소스를 곁들인다. 접시 아래에는 컬리플라워 퓨레를 깔고 간장을 바르며 숯불에 구운 느타리버섯을 가니쉬로 올렸다.
비빔밥을 재해석한 ‘백화반’도 눈에 띈다. 조선 시대 문헌인 동국세시기에 등장하는 이름에서 착안한 메뉴다. 사골 육수로 지은 흰 밥 위에 도라지, 청포묵, 무, 새송이, 밤채 등 흰색 재료를 중심으로 고명을 올려 전통 비빔밥의 형식을 유지했다.
‘오리 사슬적’은 조선 시대 조리서인 조선요리제법과 조선무쌍신식요리제법에서 영감을 받아 재해석한 요리다. 다진 오리 다리살과 젖산 발효한 더덕을 함께 엮어 숯불에 구워냈으며, 고추장과 흑마늘을 더해 깊은 감칠맛을 살렸다.
면 요리로는 ‘잣국수’가 제공된다. 경기도 가평 잣으로 반죽한 면에 잣 소스를 더하고 감자채와 양송이를 볶아 곁들였다. 잣을 귀한 식재료로 사용해 온 한국 음식 문화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메뉴다.
생선 요리로는 옥돔을 활용한 메뉴가 준비된다. 누룩 소금으로 가볍게 절인 옥돔을 쪄 촉촉한 식감을 살리고, 배추를 소 육수에 수비드 방식으로 익혀 단맛을 끌어냈다. 배추 안에는 방풍과 김을 넣었으며 홍합 소스를 곁들여 바다 향을 더했다.
코스 초반에는 여러 가지 한입 요리가 제공된다. 도토리와 계란으로 만든 전병에 우엉 퓨레와 볶은 참송이, 꼼테 치즈를 넣은 ‘도토리 전병’은 고소함과 감칠맛이 특징이다. 전병과 우엉, 버섯의 풍미가 조화를 이룬다. 이와 함께 기장 다시마로 감싼 새우와 채소, 갈치속젓을 넣은 ‘다시마 쌈’, 바삭하게 구운 감자전에 채끝 육회와 명란을 채우고 캐비어를 올린 ‘감자전’ 등도 제공된다. 감자전은 감자를 얇게 채 썰어 부쳐 먹던 전통 방식과, 부산에서 기름에 살짝 튀기듯 바삭하게 익히던 조리법을 재구성한 메뉴다.
르도헤는 와인 프로그램으로도 주목받고 있다. 알자스 스페셜 우승자인 정대영 소믈리에가 와인 페어링을 담당하며 다양한 와인 리스트를 운영한다. 레스토랑은 와인 전문 미국 잡지 와인 스펙테이터(Wine Spectator)가 선정한 우수 와인 리스트 레스토랑에도 이름을 올렸다.
방문객들의 반응도 긍정적이다. 식사를 경험한 손님들은 “전통 한식을 기반으로 하면서도 조리 방식과 식재료 조합이 새롭다”, “계절에 맞는 신선한 재료를 활용한 요리와 창의적인 플레이팅에서 정성이 느껴진다”, “부산 바다 전망과 함께 즐기는 파인 다이닝 경험이 인상적”이라는 후기를 남겼다.
르도헤는 이번에 겹경사를 맞았다. 미쉐린 1스타 승격과 함께 레스토랑을 이끄는 김창욱 셰프가 ‘영 셰프 어워드’ 수상자로 선정된 것이다. 김 셰프는 전통 한식을 기반으로 현대적인 조리 기술과 지역 식재료를 결합한 요리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식재료 본연의 가치를 살리면서도 정교하고 절제된 방식으로 동시대 한식을 풀어냈다는 평가다.
르도헤는 한식의 전통적인 구조를 유지하면서도 현대적인 조리 기술을 적용한 메뉴를 통해 부산 파인 다이닝의 한 축을 형성하고 있다. “부산의 식재료와 음식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특별한 순간을 선사하는 것이 목표”라는 르도헤의 방향 역시 이번 미쉐린 1스타 승격을 통해 다시 한번 주목받고 있다.
르도헤는 매일 낮 12시 30분부터 오후 10시까지 영업하며 오후 2시 30분부터 5시까지는 브레이크타임이다. 매주 화요일은 정기 휴무다. 런치와 디너 코스가 준비돼 있으며 예약은 캐치테이블을 통해 가능하다. Cook&Chef / 김성은 전문기자 cnc02@hnf.or.kr
[ⓒ 쿡앤셰프(Cook&Chef).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