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이 주인공이 된 식탁, K-글루텐프리의 부상
송채연 기자
cnc02@hnf.or.kr | 2025-11-05 16:52:42
건강과 지속가능성을 잇는 K-푸드의 진화
[Cook&Chef = 송채연 기자] 최근 식탁의 중심이 바뀌고 있다. 빵, 면, 간식 등 다양한 식품이 ‘밀’에서 ‘쌀’로 옮겨가며 새로운 변화를 만들고 있다. 건강과 소화를 생각하는 소비자들이 글루텐프리(Gluten Free) 제품을 선택하면서, 쌀은 더 이상 단순한 주식이 아니라 글로벌 식문화의 주인공으로 자리 잡았다. 밀을 대체한 쌀은 글루텐이 없어 소화가 편하고, 자연스러운 단맛과 부드러운 식감 덕분에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다. 이 변화의 중심에는 한국의 쌀가공 기술이 있다. 과거에는 제한된 소비층을 위한 대체식에 머물렀지만, 지금의 쌀가공식품은 기능성과 맛을 모두 갖춘 K푸드의 새로운 성장 축으로 부상하고 있다.
글루텐프리, ‘배제’가 아닌 ‘선택’의 식탁
글루텐프리 열풍은 단순한 유행이 아니다. 처음에는 셀리악병이나 알레르기 환자를 위한 식단으로 시작됐지만, 이제는 몸이 편안한 식문화를 추구하는 전 세계인의 공감으로 확산됐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글루텐은 무조건 나쁘다”는 인식에 대해 경고한다. 글루텐은 밀, 보리, 귀리 등에 포함된 천연 단백질 복합체로, 대부분의 사람에게 해롭지 않다.
오히려 정제되지 않은 통곡물에 포함된 글루텐은 섬유질과 미네랄이 풍부해 혈당 조절과 대사 건강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 결국 문제는 글루텐이 아니라, 과잉 정제된 밀가루와 불균형한 식습관이다. 따라서 글루텐프리 식단은 ‘피해야 할 것’이 아니라, 개인의 몸 상태와 식생활에 따라 ‘선택할 수 있는 하나의 대안’으로 이해돼야 한다. 건강과 맛, 그리고 균형을 추구하는 흐름 속에서 한국의 쌀은 자연스럽게 대체재가 아닌 ‘확장된 주재료’로 자리 잡고 있다.
K-글루텐프리, 과학이 증명한 건강한 혁신
한국의 쌀가공 산업은 이제 기술과 과학으로 진화하고 있다. 밀가루 못지않은 식감과 풍미를 구현한 쌀빵과 스낵, 이유식, 간편식 등 다양한 제품들이 등장하면서, 쌀은 건강식품이자 새로운 미식 경험으로 확장됐다. 특히 ‘글루텐프리 인증제도(KGFC)’ 도입 이후, 소비자 신뢰는 한층 높아졌다.
이 제도는 원료 입고부터 생산·포장·출하까지 전 과정을 관리해 글루텐 함유량이 기준치 이하임을 검증하는 과학적 인증 체계다. 중소기업을 위한 비용 지원 정책도 병행되며, 산업 전반의 진입 장벽을 낮추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한국의 글루텐프리 제품은 미국·일본·중동 등 해외 시장에서도 경쟁력을 확보하며, K-푸드의 새로운 수출 동력으로 자리 잡고 있다.
결국 ‘K-글루텐프리’는 단순히 밀을 대신하는 식품이 아니라, 과학과 신뢰를 기반으로 건강한 다양성을 확장해 나가는 산업 생태계다. 쌀이라는 익숙한 재료가 새로운 기술과 결합해 세계인의 식탁을 바꾸고 있다. 이 변화는 건강과 산업이 함께 자라는 ‘K-푸드의 다음 단계’를 상징한다.
Cook&Chef / 송채연 기자 cnc02@hnf.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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