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흥군, "요리로 인연을 만들다"

정영 기자

cooknchefnews@hnf.or.kr | 2025-07-24 11:14:51

미혼남녀 위한 ‘청춘 맛남식당’ 참가자 모집 사진 = 고흥군청

[Cook&Chef = 정영 기자] 저출산 시대, 숫자만을 논하기엔 너무 늦었다. 사람이 사람을 만나고, 마음을 나누며, 미래를 함께 상상하는 일이 이제는 정책의 최전선이 되고 있다. 고흥군이 음식을 매개로 청춘을 연결하려는 새로운 실험에 나선다.

고흥군(군수 공영민)은 오는 7월 29일까지 미혼 청춘 남녀를 위한 만남 프로그램 ‘청춘 맛남식당’ 참가자를 모집한다고 밝혔다. 이 프로그램은 바쁜 일상 속에서 자연스럽고 건전한 만남의 기회를 놓친 청년들에게 음식을 함께 만들고 나누는 과정을 통해 관계를 시작할 수 있도록 돕는 요리 중심 교류 행사다.

음식으로 ‘함께’하는 관계

청춘 맛남식당은 8월 22일부터 9월 20일까지 총 5회에 걸쳐 진행된다. 매주 금요일 저녁 고흥향토음식연구소(전남 고흥군 포두면 신촌새길 17)에서 열리는 이 프로그램은 요리연구가 박성숙 씨의 지도로 구성되며, 마지막 회차에는 정성껏 만든 음식을 지역 취약계층에 전달하는 봉사활동도 포함되어 있다.

참가자는 27세에서 40세 사이의 미혼 남녀로, 남성의 경우 고흥군에 주민등록이 되어 있어야 하며, 여성은 지역 제한 없이 신청 가능하다. 직장인, 자영업자, 농·수·축산업 종사자 등 지역사회에서 활동 중인 청년들이 우선 대상이다.

모집인원은 남녀 각 5명씩 총 10명으로, 매회 1:1 요리 파트너가 바뀌는 로테이션 방식을 통해 다채로운 대화를 유도한다. 단순한 소개팅 프로그램과 달리, 요리를 함께 만드는 ‘행동 기반의 교감’이 중심에 있다는 점이 가장 큰 특징이다.

청년이 머무는 지역, 요리로 묶는다

고흥군은 이번 프로그램을 통해 단기적 만남을 넘어서 지역 청년의 결혼과 정착을 유도하는 구조적 연결 고리로 삼겠다는 계획이다. 군 관계자는 “결혼 적령기 청년들에게 만남의 기회를 제공하고, 성공 커플에겐 인센티브도 지원할 예정”이라며, “실제 고흥에서 결혼해 정착한 사례를 늘리는 것이 궁극적 목표”라고 설명했다.

이는 단순한 청년 이벤트가 아니라 ‘저출산 대응형 사회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기획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음식이라는 감각적 경험을 중심에 둔 구성은, 청년층에게 낯설지 않으면서도 자연스러운 접점을 제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요리는 마음의 거리도 데운다

무엇보다도 의미 있는 지점은, 청춘 맛남식당이 ‘요리’를 관계의 촉매로 활용한다는 데 있다. 한 끼를 함께 준비하고, 만들고, 나누는 행위는 단순한 커뮤니케이션 이상의 신뢰를 만들어낸다. 특히 봉사활동으로 확장된 마지막 회차 구성은, 서로의 가치관을 확인하는 ‘더 깊은 만남’의 실마리가 될 수 있다.

청년은 떠나고, 지역은 늙는다는 말이 더 이상 틀리지 않기 위해. 고흥군은 요리를 통해 청춘을 연결하고, 그 안에 머물 미래를 설계하고 있다.

참가를 희망하는 사람은 참가신청서, 주민등록초본, 재직증명서(또는 사업자등록증 등), 혼인관계증명서, 개인정보 동의서를 준비해 이메일(kgh3329@korea.kr), 팩스(061-830-5940), 또는 고흥군청 인구정책실로 제출하면 된다. 최종 참가자는 8월 8일 개별 문자로 통보된다.

한편, 고흥군은 오는 10월에도 『솔로엔딩, 설렘 in 고흥』 2기 프로그램을 별도로 운영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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