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ok&Chef=조용수 기자] 포도나무 사이로 닭들이 돌아다니고 벌통을 두어 벌들이 날아다니고 12월부터 3월까지는 양 2000마리가 돌아다니는 와이너리가 있다. 포도나무들 사이의 고랑에는 다양한 지표식물을 일부러 심어놓았다. 닭들은 포도나무에 해로운 해충들을 잡아먹고 지표식물과 잡초를 먹기도 하고 땅을 헤집어서 땅에 공기가 통하도록 뒤집어 놓는 역할을 한다. 벌들은 살충제나 제초제 등 화학 약품의 피해가 없는 완벽한 보호구역에서 포도나무 사이의 고랑에 피는 각종 꽃들에서 꿀을 채취해가고 지표 식물들은 수분작용으로 열매를 맺고 가을엔 씨앗을 뿌리게 된다. 겨울철에 양들은 포도원들을 옮겨 다니며 화학 비료나 제초제, 살충제를 치지 않은 지표 작물들을 먹고 건강하게 자라나고 이들의 분비물들은 거름이 된다.
이 와이너리는 유기농이라는 말이 대중화되기 이전 1987년부터 현재까지 약 30년 가까이 유기농법으로 포도를 재배해왔다. 무려 120만평(400헥타르)이 넘는 엄청난 규모의 포도밭 이다. 미국 캘리포니아의 멘도치노 카운티에 있는 와이너리로 면적이 크다 보니 이 와이너리는 미국에서 유기농 와인으로는 넘버원(No.1)이다. 면적만 커서 NO. 1이 아니라 유기농 와이너리로서는 미국 최초 중의 하나이기도 하다. 또 다른 No. 1은 이 와이너리가 유명 와인 매거진인 와인 엔서지애스트(Wine Enthusiast)에서 유기농 와이너리로서는 최초로 ‘2016년 미국 올해의 와이너리’에 선정되었다는 점이다.
본테라 유기농 빈야드(Bonterra Organic Vineyards)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이 와이너리가 2016년에 올해의 와이너리로 선정된 이유는 합리적인 가격에 뛰어난 품질의 와인을 생산한다는 것, 소비자들 사이에서 빠른 인지도 확보를 통해 급속히 성장하고 있다는 것, 그리고 친환경 포도재배 분야에서 오랜 기간 지속적인 리더십을 발휘해오고 있는 점이라고 엔서지애스트 편집자는 설명한다.
바이오다이나믹 농법으로 만드는 3개의 브랜드는 싱글 빈야드 와인으로 프리미엄 아이콘 와인들이다. 더 맥냅(the McNab)은 카베르네 소비뇽과 메를로를 주베이스로 수령이 오래된 프티트 시라(Petite Sirah) 등을 블렌딩하여 만든다. 이 아이콘 와인을 포함한 본테라 와인들은 와인 엔서지애스트, 와인 스펙테이터, 와인 앤 스피릿츠 등의 세계적인 와인 잡지들에서 모두 90점 이상의 고득점을 획득하여 고품질의 좋은 와인들로 평가 받고 있다.
본테라 더 맥냅 (Bonterra The McNab)은 정식 명칭이 ‘Bonterra Vineyards, The McNab, Biodynamic Red, Mendocino County, USA’ 라고 명칭 자체에 바이오다이나믹 레드라고 적혀있다. 와이너리 소재지는 미국의 멘도치노 카운티이고 브랜드 명칭인 맥냅은 와이너리가 있는 곳의 지명인 맥냅 랜치(McNab Ranch)에서 따온 것이다. 이 곳은 샌프란시스코에서 북쪽으로 약 2시간, 나파 밸리로부터는 북쪽으로 약 1시간 30분 정도의 거리에 있는 곳인데 이 일대가 전부 양떼들이 뛰어 노는 목장지대로서 박스형태로 사방이 산들로 둘러 싸여있어서 유기농과 바이오 다이나믹 농법을 시행하기에 아주 적합한 지역이다.
이 와인은 기본적으로 보르도 블렌딩으로서, 빈티지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메를로나 카베르네 소비뇽을 위주로 말벡, 쁘띠 시라, 카베르네 프랑을 블렌딩하여 만든다. 예를 들면 2012빈티지는 메를로 74%, 카베르네 소비뇽 17%, 말벡 5%, 쁘띠뜨 시라 3%, 카베르테 프랑 1%의 비율로 만들어진 반면, 2014년 빈티지는 카베르네 소비뇽 57%, 메를로 30%, 쁘띠뜨 시라 9%, 카베르네 프랑 2%, 말벡 2%로 주 베이스 품종이 바뀐다. 통상 보르도 레드 와인의 블렌딩은 카베르네 소비뇽, 메를로, 카베르네 프랑, 쁘띠 베르도 의 4가지 품종이 블렌딩 되는데 이 와인에서는 쁘띠 베르도 대신에 쁘띠 시라와 말벡이 추가로 블렌딩 된다는 점이 전통적인 보르도 블렌딩과는 차이가 난다.
이 와인의 생산량은 연간 약 400상자, 병으로는 약 4,800병으로 컬트 와인들처럼 한정 수량만이 생산된다. 수령이 15~40년 된 포도나무에서 약 한 달간에 걸쳐 잘 익은 것만 골라서 손으로 수확하여 각 구획별로 품종별로 보관하였다가 양조하기에 충분한 양이 되면 한꺼번에 섞어서 스테인레스 스틸 탱크에 넣어서 양조를 한 후 24개월간 100% 프랑스산 오크통에서 숙성을 시키는데 이 중 88%정도가 새로운 오크통이고 나머지는 기 사용된 오크통을 사용한다. 이 와인에서는 자두향, 후추향, 담배향, 아니쓰 향, 초콜렛향, 바닐라 향과 토스트 향에 각종 꽃이 섞인 포프리 향 등이 난다. 탄닌감은 풍부하면서도 부드럽다. 마시고 난 후에 오랫동안 향기가 입안에 감돈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이 와인은 와인엔서지애스트(Wine Enthusiast)로부터 2012년과 2013년에 각각 92점을 받았다. 명품 보르도 와인들이 그렇듯이 이 와인도 통상 빈티지로부터 7~8년 이후부터 시음 적기라고 와인 평론가들이 이야기를 하는데 현재 수입되어 판매되는 와인들이 2012, 2013빈티지이니 구매해서 지금부터 마시기 딱 좋을 때 수입이 되어 판매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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