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외식업계, 추가 요금 내고 줄 없이 입장한다

송채연 기자

cnc02@hnf.or.kr | 2025-11-27 22:14:35

유명 맛집 중심으로 빠른 확산…수분 만에 매진되기도
외국인 관광객 증가·시간 절약 니즈가 만든 ‘고생 취소’ 소비

이미지 생성: ChatGPT (OpenAI) 제공 / Cook&Chef 제작

[Cook&Chef = 송채연 기자] 일본 외식업계가 대기 시간을 없애는 ‘유료 패스트패스’를 본격적으로 도입하기 시작했다. 지난 6일(현지시간)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식당 예약 플랫폼 테이블체크(TableCheck) 는 일정 금액을 지불하면 줄을 서지 않고 지정된 시간에 바로 입장할 수 있는 새로운 예약 모델을 최근 확산시키고 있다.

이 서비스는 기존 테마파크의 ‘패스트트랙’을 외식업에 적용한 형태로, 이미 도쿄 주요 상권의 인기 식당 수십 곳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도쿄의 한 라멘 전문점은 1인당 약 500엔(약 4,400원)을 부과하는 패스트패스를 도입한 이후, 오전 오픈 직후 수분 만에 예약이 모두 차는 현상이 반복되고 있다.

해당 서비스 관계자는 “맛집 대기 시간이 관광객에게는 사실상 ‘여행 비용’으로 작용한다”며 “식당들도 취소율 감소와 안정적인 회전율 확보라는 이점을 누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패스트패스형 외식 예약 서비스가 빠르게 자리 잡는 배경에는 일본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의 증가와 더불어, 최근 일본 사회 전반에서 확산 중인 ‘고생 취소(苦労キャンセル)’ 소비 트렌드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일본은 엔저 환경 속에 방문객이 크게 늘면서 도쿄·오사카·홋카이도 등 주요 관광지의 유명 맛집 앞에는 아침부터 긴 줄이 늘어서는 모습이 반복된다. 짧은 체류 기간 동안 여러 곳을 방문해야 하는 외국인들에게 ‘시간을 돈으로 해결하는 소비’는 이미 익숙한 선택지다. 이와 함께 일본 사회에는 인력 부족과 장시간 노동으로 인한 피로·번아웃이 확산되며 “쓸데없는 수고를 줄이는 소비가 곧 현명한 선택”이라는 인식이 퍼지고 있다.

일본 내에서 실시간 번역 서비스, AI 쇼핑 추천, 정기 배송, 자동화 가전 등 ‘노력 절감형 서비스’가 폭발적으로 늘어난 것도 같은 맥락으로 해석된다. 일본 외식업체들은 패스트패스가 직접적인 가격 인상 없이 추가 수익을 확보할 수 있는 수단이 된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다. 특히 예약을 받지 않는 맛집이나 대기 줄이 긴 점포의 경우, 회전율 예측이 쉬워지고 인력 운영 부담이 줄어든다는 장점도 있다.

전문가들은 음식점용 패스트패스가 향후 일본에서 하나의 생활 인프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디지털 결제·QR 체크인 시스템, AI 수요 예측 기술이 결합되면 서비스 확장은 더 빨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시간을 아끼는 소비’를 중시하는 2030세대를 중심으로 수요가 커지며, 패스트패스형 외식 서비스가 일본 외식업계의 새로운 표준으로 자리 잡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Cook&Chef / 송채연 기자 cnc02@hnf.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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