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BQ의 글로벌 확장 공식, 유럽 '직접 통제' vs 중국 '한류 마케팅'

오요리 기자

cnc02@hnf.or.kr | 2026-01-27 16:48:28

사진 = 제너시스BBQ

[Cook&Chef = 오요리 기자] 제너시스BBQ 그룹(이하 BBQ)의 글로벌 시계가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북미 시장 성공을 발판 삼아 유럽과 중국이라는 거대 시장을 향한 동시다발적 공략에 나섰다. 주목할 점은 두 대륙을 향한 접근 방식의 차이가 명확하다는 것이다.

유럽에서는 본사가 생산과 물류까지 직접 통제하는 '통합 직할 법인'이라는 고위험·고수익 전략을, 중국에서는 한류 스타를 전면에 내세운 '프리미엄 브랜드' 전략을 구사한다.

이러한 과감한 글로벌 확장의 배경에는 압도적인 국내 브랜드 파워가 자리한다. 빅데이터 분석 결과, BBQ는 국내 치킨 프랜차이즈 중 소비자 관심도 1위를 기록했다. 탄탄한 내수 기반은 해외 시장 개척의 자금줄이자 자신감의 원천으로 작용한다.

BBQ는 대륙별 시장 특성을 면밀히 분석해 각기 다른 성공 방정식을 써내려가는 '글로벌 2.0' 시대를 본격화하고 있다. 유럽과 중국, 두 거대 시장을 향한 BBQ의 이원화된 전략은 K-푸드 세계화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분석의 가치가 있다.


유럽 공략의 새 공식: '마스터 프랜차이즈'를 넘어 '직접 통제'로


BBQ의 유럽 시장 공략법은 기존 성공 공식을 탈피하는 것에서 시작한다. 아시아와 남미 등지에서 활용해 온 '마스터 프랜차이즈(Master Franchise, 이하 MF)' 방식 대신, 생산과 물류까지 본사가 직접 관장하는 '통합 직할 법인' 체제를 유럽의 심장부 스페인에 구축했다. 이는 BBQ 글로벌 전략의 중대한 전환점이다.

MF 방식은 현지 파트너에게 특정 국가나 지역 내 사업 운영권을 독점적으로 부여하는 모델이다. 본사 입장에서는 초기 투자 비용과 직접 운영 리스크를 최소화하며 빠르게 외형을 확장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BBQ 역시 이 방식을 통해 전 세계 57개국 700여 개 매장이라는 네트워크를 구축했다.

하지만 MF는 본사의 통제력이 상대적으로 약해 브랜드 정체성과 품질의 균일성을 유지하기 어렵다. 수익 배분 구조상 본사가 가져가는 이익에 한계가 있다는 단점도 내재한다.

윤홍근 회장이 신년사에서 밝힌 '2030년 전 세계 5만개 매장' 비전은 단순한 양적 팽창을 넘어, 철저한 질적 관리를 동반해야만 달성 가능한 목표다. 이를 위해 본사의 직접 통제와 신속한 의사결정이 필수적이다.

BBQ가 스페인에 설립한 유럽 헤드쿼터(HQ)는 단순한 관리 사무소가 아니다. 생산과 물류를 아우르는 통합 직할 법인으로서, 유럽 44개국 진출의 전초기지 역할을 수행한다. 직영 방식은 MF에 비해 막대한 초기 투자 비용과 현지 시장에 대한 깊은 이해가 요구된다. BBQ는 북미 시장에서 350여 개 매장을 성공적으로 안착시킨 경험을 바탕으로 이러한 도전을 감행했다.


리스크 최소화의 해법, '글로벌 파트너십'과 'AI 경영'


물론 고비용 구조의 직영 전환에 따르는 리스크를 간과할 수는 없다. BBQ는 이 문제를 현지 유력 파트너와의 협력을 통해 상쇄하는 전략을 택했다. 스페인 HQ의 파트너로 선정된 'BLT F&B 그룹'은 스페인과 중남미에서 도미노피자, 애플비 등 세계적인 외식 브랜드를 성공적으로 운영해 온 기업이다.

BBQ는 이들의 검증된 현지 네트워크와 운영 노하우에 자사의 제품력을 결합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직할 체제 도입에 따른 시행착오를 최소화하고 시장 안착 속도를 극대화하겠다는 계산이다.

이러한 전략적 선택의 기저에는 가파른 실적 성장이 있다. 업계에 따르면 BBQ의 해외 매장 거래 규모(포스 매출 기준)는 2021년 1,100억 원대에서 2024년 4,000억 원대로 3년 만에 약 4배 가까이 급증했다. 2025년에는 5,000억 원을 돌파할 것으로 추정되며, 이는 유럽 직진출 투자를 뒷받침하는 재무적 근거가 된다. 제너시스BBQ의 연결기준 매출 역시 2021년 3,623억 원에서 2025년 6,000억 원(추정)까지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여기에 'AI 경영' 도입은 글로벌 확장 전략의 완성도를 높이는 또 다른 축이다. BBQ는 전사적자원관리(SAP) 시스템을 도입해 국가별로 상이했던 전산망을 통합했다. 이를 통해 본사가 전 세계 모든 매장의 재고와 운영 상황을 실시간으로 파악하고 데이터를 기반으로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는 글로벌 표준화 작업을 마쳤다.

핵심 조리 과정은 사람의 손맛을 유지하되, 재고 관리나 수요 예측 등 표준화 가능한 영역에는 AI와 디지털 기술을 적극 도입해 운영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것이다. 이는 유럽 직영 체제의 안정적 운영을 위한 필수 인프라에 해당한다.


중국 시장, 한류 아이콘 앞세워 '프리미엄 K-푸드'로 각인


유럽에서 '시스템'과 '직접 통제'를 키워드로 삼았다면, 중국 시장에서는 '문화'와 '브랜드'를 전면에 내세운다. BBQ는 배우 이민호를 중국 전역 모델로 발탁하며, 거대 소비 시장 공략의 핵심 동력으로 '한류'를 선택했다. 이는 치킨을 단순한 음식을 넘어 문화적 상징으로 포지셔닝하려는 고도의 전략이다.

이민호는 드라마 '상속자들', '더킹' 등을 통해 중화권에서 압도적인 인지도를 구축한 배우다. '상속자들'은 중국 동영상 플랫폼 요우쿠에서 1억 6,000만 뷰를 기록했고, 다수의 현지 설문조사에서 '가장 인기 있는 한국 배우'로 꼽혔다.

사진 = 제너시스BBQ


BBQ는 이민호가 가진 신뢰감 있고 세련된 이미지가 브랜드가 추구하는 '프리미엄 K-푸드 대표 브랜드'라는 방향성과 일치한다고 판단했다. BBQ의 목표는 중국 소비자에게 BBQ를 단순히 '닭 튀김을 파는 곳'이 아닌, '신뢰할 수 있는 글로벌 프리미엄 브랜드'로 인식시키는 것이다.

이를 위해 레드노트(샤오홍슈), 웨이보, 틱톡(도우인) 등 중국 젊은 세대가 활발히 사용하는 온라인 채널을 중심으로 이민호와 함께 다양한 콘텐츠 마케팅을 전개할 계획이다. 이는 철저히 현지화된 소통 방식으로 브랜드 메시지를 효과적으로 전달하려는 시도다.


전략의 구체화, 혁신 도시 '선전' 핵심 상권 상륙


배우 이민호를 통한 거시적 브랜드 전략은 중국 '혁신 경제의 심장' 선전(深圳)에 새로운 매장을 열면서 구체적인 실행 단계로 이어졌다. 선전은 상하이, 베이징과 함께 중국 3대 고소득 도시로 꼽히며, 구매력 높은 소비층이 밀집한 전략적 요충지다.

'중국의 실리콘밸리'로 불리는 선전은 IT, 금융업 비중이 높고 글로벌 기업들이 대거 진출해 있다. 새로운 트렌드에 민감하고 소비력이 왕성한 젊은 인구가 집중된 곳이다.

BBQ가 새롭게 문을 연 'BBQ 빌리지 선전 화이더 완샹후이점'의 입지는 이러한 전략을 명확히 보여준다. 매장이 위치한 '완샹후이(MixC Life)'는 선전의 핵심 생활권을 대표하는 '지역 거점형 프리미엄 쇼핑몰'이다. 소비력이 높은 MZ세대와 직장인, 인근 거주민의 유입이 꾸준한 곳이다.

메뉴 구성 역시 치밀하다. 황금올리브치킨과 같은 시그니처 메뉴 외에 부대찌개, 삼계탕, 로제떡볶이, 김치볶음밥 등 다양한 한식 메뉴를 함께 제공한다. 이는 치킨이라는 단일 품목을 넘어 '다채로운 K-푸드를 경험할 수 있는 공간'으로 매장의 정체성을 확장하려는 의도다.


모든 확장의 근원, 흔들림 없는 국내 브랜드 파워


BBQ가 유럽과 중국에서 각기 다른 고도화된 전략을 구사할 수 있는 근본적인 힘은 탄탄한 내수 시장 지배력에서 나온다. 여론조사기관 데이터앤리서치의 빅데이터 분석 결과는 이를 명확하게 증명한다. BBQ는 지난해 12월, 국내 주요 치킨 프랜차이즈 9곳 중 가장 많은 정보량(포스팅 수)을 기록하며 소비자 관심도 1위에 올랐다.

BBQ의 월간 포스팅 수는 총 2만 8,098건으로, 2위 브랜드(1만 1,904건)와 2배가 넘는 격차다. 이는 소비자들이 뉴스, 온라인 커뮤니티, 블로그 등에서 자발적으로 BBQ 관련 콘텐츠를 생산했음을 의미한다. 온라인상의 긍정적 평가는 브랜드에 대한 높은 충성도와 만족도를 방증한다.

데이터앤리서치 관계자는 "경기 불확실성 속에서도 가성비와 만족도를 동시에 고려하는 소비 트렌드가 반영된 결과"라고 분석했다. 이는 BBQ가 소비자들에게 '믿고 먹을 수 있는 확실한 선택지'로 자리 잡았음을 시사한다. 이러한 강력한 내수 기반은 해외 시장 개척에 필요한 안정적인 캐시카우 역할을 한다.


전망: '맞춤형 세계화', K-푸드 확장의 시험대


BBQ의 글로벌 전략은 '하나의 방식(One-size-fits-all)'이 아닌, '시장 맞춤형(Tailor-made)' 접근법이 K-푸드 세계화의 핵심임을 보여주는 사례다. 브랜드 인지도가 비교적 낮고 운영 표준화가 중요한 유럽에서는 본사가 직접 통제하는 '정공법'을, K-컬처 영향력이 막강한 중국에서는 한류 스타를 통해 브랜드 가치를 극대화하는 '문화적 침투'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향후 과제는 명확하다. 유럽에서는 높은 초기 투자 비용과 상이한 노동·규제 환경을 극복하고 직영 시스템을 성공적으로 안착시켜 수익성을 증명해야 한다. 현지 파트너와의 협력이 초기 리스크를 줄여주겠지만, 장기적으로는 본사의 직접적인 운영 역량이 성패를 가를 것이다.

중국에서는 한류 스타의 인기에 편승한 단기적 유행을 넘어, 맛과 품질이라는 본원적 경쟁력을 통해 지속 가능한 브랜드 충성도를 구축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선전과 같은 핵심 상권에서의 성공을 통해 '프리미엄 K-푸드' 인식을 중국 전역으로 확산시키는 것이 관건이다.

결론적으로 BBQ의 양면 전략은 국내 외식 프랜차이즈의 글로벌 진출사에 중요한 이정표가 될 가능성이 높다. 내수 시장의 굳건한 지지를 바탕으로 각 시장의 특성을 꿰뚫는 맞춤형 전략을 펼치는 BBQ의 행보는 K-푸드가 세계 시장을 공략하는 가장 진화된 방법론을 제시하고 있다. 2026년은 이 야심 찬 이중주가 성공적인 화음으로 울려 퍼질지를 가늠하는 중요한 시험대가 될 것이다.

Cook&Chef / 오요리 기자 cnc02@hnf.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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