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간장협회 / 청송 ‘한국맥꾸룸’에서 7월의 ‘찾아가는 장독대’ 행사 진행

조용수 기자

cooknchefnews@naver.com | 2024-07-17 09:43:05

- 한국맥꾸룸은 ‘우리 전통의 맥(脈)을 이어가고자 하는 꾸러미들’이란 뜻
- ‘성명례’ 명인의 가장 쉽게 만드는 ‘전통 고추장 만들기’ 강연과 시연회를 체험
- 초복을 맞아 복달임 점심은 청송 닭불고기 요리 체험을 통해 스스로의 해결

[Cook&Chef=조용수 기자] 2024년 초복인 지난 7월 15일, 경북 청송의 날씨는 태양이 먹구름 사이로 숨바꼭질하는 듯 흐림과 갬 반복의 연속이었다. 청송에 위치한 한국맥꾸룸의 ‘송주원’은 이곳을 방문한 (사)간장협회 회원들의 잔잔한 웃음소리로 가득했고, 한쪽의 공간에서는 행사 준비로 바쁜 손놀림이 분주했다.

한국 발효 장류의 진흥을 위해 (사)간장협회(회장 우춘홍)는 매월 셋째 주 월요일 전통 장류 생산업체를 방문해 견학하고 체험하는 ‘찾아가는 장독대’ 행사를 기획하고 있다. 지난 2017년 ‘이달의 간장’이라는 이름으로 시작한 이 프로그램은 2020년 코로나 19로 인해 중단되었다가 2022년 10월 ‘찾아가는 장독대’로 행사명을 변경하여 진행하여 2024년 5월 충청북도 청주시의 ‘다농식품’, 2024년 6월 경상북도 영주시 ‘만포농산’에서 진행했고, 2024년 7월의 행사 장소로 선택한 곳이 바로 청송의 한국맥꾸룸이다.

 

1989년 경상북도 청송군 파천면에서 ‘우리 전통의 맥(脈)을 이어가고자 하는 꾸러미들’이란 뜻으로 시작한 한국맥꾸룸(대표 권중수)은 3대째 이어져 오고 있는 한국전통장 생산업체로 우리의 전통 발효장 제품에 맥(脈)이란 이름으로 맥찹쌀고추장과 맥된장, 그리고 맥국간장을 생산하고 있으며, 맥(脈)의 전통장을 간편하게 요리에 응용할 수 있도록 개발된 제품들을 ‘K-jang’이란 브랜드로 ‘Beef Bulgogi Sauce’, ‘Tteokbokki Sauce’를 생산해 국내에서는 이마트, 컬리, 쿠팡 등에서 판매하고 있으며, 해외로는 미국 H.MART, 캐나다 파인월드 등으로 수출해 한국 장류의 우수성을 세계에 알리고 있다.

이날 행사 한국맥꾸룸 ‘권혜나’ 실장의 회사 소개로 시작되었다. 3대째 이어오던 한국맥꾸룸의 역사와 지역적 특성, 그리고 한국맥꾸룸의 제품 구성까지 그리고 앞으로 한국 장문화의 미래에 비전까지 제시하는 권 실장의 차분하고 세세한 설명에 참가한 (사)간장협회 회원들도 장시간 여행에 지친 몸에도 불구하고 초롱초롱한 눈빛으로 경청했다.

 

 

이어 진행된 행사는 한국맥꾸룸이 오늘이 있기까지 35년 반평생을 한국 전통장 발전에 전념하신 ‘성명례’ 명인의 가장 쉽게 만드는 ‘전통 고추장 만들기’ 강연과 시연회를 체험했다. 여든의 나이에도 곧은 자세와 힘 있는 목소리로 “고추장이 을매나 쉽노? 우리 농산물로 직접 만들어 드시소.”하시며 웃음짓는 미소에 건강함을 엿볼 수 있었다.

 

 

체험장인 ‘송주원’을 나와 회원들이 방문한 곳은 한국맥꾸룸의 전통장이 익어가고 있는 장독대였다. 장 냄새를 맡고 모여든 수많은 벌레에 고심하다가 찾아낸 묘책이 바로 장독대에 비닐하우스를 설치하는 것. 다섯 겹의 구직포로 만든 비닐하우스는 앞뒷문으로 공기를 흐르게 해 바람이 항아리를 감싸 나가게 하였으며, 항아리 뚜껑 대신 광목천으로 덮어 빠른 시간에 장의 상태를 읽어가는 속도를 체크할 수 있고, 호기성발효의 특징을 살리는 동시에 추운 겨울에도 장독의 파손을, 여름철에는 벌레의 침입을 막을 수 있다는 권중수 대표의 기발한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대목이다.

한국맥꾸룸의 된장은 간장을 가르고 나서 된장에 메줏가루와 소금물을 부어 다시 발효하는 ‘겹된장’의 방식을 이어오고 있다. 소금물에 담긴 메주의 숙성시간을 늘려 간장이 충분히 우러나오게 한 다음 된장은 된장대로 더 풍부한 감칠맛을 더하기 위해 찾아낸 방법이었다는 ‘권혜나’ 실장의 설명 속에는 35년을 이어온 가업에 녹아있는 부모님의 시간이 소중하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는 의미와 앞으로 계승해야 하는 무거운 책임감을 동시에 느낄 수 있었다.

 

 

(사)간장협회가 한국맥꾸룸을 찾은 날이 바로 초복. 그래서 한국맥꾸룸이 준비한 것이 청송 닭불고기 요리 체험이었다. 체험에 임한 회원들은 하하 호호 웃음과 빠른 손놀림으로 ‘자신의 점심은 자신 스스로’라고 약속이나 한 듯 열심히 자신이 먹을 음식을 요리했다. 더불어 준비한 부지깽이나물 무침과 콩나물무침 그리고 맥(脈)된장으로 끓여낸 된장찌개와 함께 자신이 만든 닭불고기는 세상 어느 진수성찬 못지않은 건강한 식탁이었다.

 

행사를 기획한 (사)간장협회 우춘홍 회장은 “우리장은 담는 사람의 정성과 마음에 따라 그 방식도 맛도 다르다는 것을 다시 한번 확인하는 시간이었습니다. 한국맥꾸룸의 맥(脈)은 우리의 근본인 장의 맥을 이어가겠다는 아버님의 뜻을 담아서 지어진 이름이라고 합니다. 콩이 많이 나는 청송의 콩을 매년 120t에서 150t을 구매해 한국 전통의 장을 담근다고 합니다. 우리장의 산지는 모두 하나의 공통점이 있는데 지역의 농산물을 사용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지역의 농산물을 사용하며 우리의 발효균을 찾아 지키고 이어가려는 마음을 다시 한번 또 확인할 수 있었던 시간이었습니다. 함께 해주신 회원 여러분들에게 감사의 마음에 전합니다.”라고 인사를 대신했다.

부모님들이 한평생을 바쳐 우리 장의 발효를 지켜왔던 한국의 발효문화 사업은 가업을 물려받은 2세대들은 이를 널리 알리고 가업을 더 단단하게 지키려는 노력에 힘을 쏟고 있다. 꾸준히 수출 길을 열어 한국의 장문화를 세계에 알리고자 하는 노력과 어떻게 하면 우리의 전통장이 보다 쉽게 우리 곁에 있을 수 있을지는 우리 모두가 안고 있는 고민이며 해결해야 하는 숙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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