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고구마 한 입, 세포의 시간을 늦추다
송채연 기자
cnc02@hnf.or.kr | 2025-10-15 09:02:33
비타민 E·베타카로틴·안토시아닌의 삼중 방패
이미지 생성: ChatGPT (OpenAI) 제공 / Cook&Chef 제작
[Cook&Chef = 송채연 기자] 바람이 차가워지면 어김없이 등장하는 계절의 풍경이 있다. 고소한 냄새가 풍기고, 포장마차 앞에 옹기종기 모이는 사람들. 붕어빵과 군고구마다. 길거리 간식처럼 보이지만 군고구마에는 세포의 노화를 늦추고 몸속을 정화하는 강력한 힘이 숨어 있다.
고구마, 세포를 지키는 천연 항산화제
고구마의 가장 큰 강점은 항산화 성분이다. 세포막을 산화 스트레스로부터 보호하는 비타민 E, 시력과 피부 건강을 지켜주는 베타카로틴, 그리고 혈관을 강화하고 노화의 속도를 늦추는 안토시아닌까지, 세 가지 핵심 항산화 물질이 고루 들어 있다.
이들은 체내 염증을 줄이고 면역체계를 강화하며, 활성산소로 인한 세포 손상을 예방한다. 다시 말해, 고구마는 소박한 간식을 넘어 세포를 지켜주는 ‘천연 방패’다.
한 입의 고구마가 만드는 몸속 변화
고구마 한 입이 몸속에서 일으키는 변화는 생각보다 크다. 풍부한 식이섬유는 장운동을 촉진하고 유익균 성장을 도와 장 건강을 지켜준다. 또한, 소장에서 흡수되지 않고 대장까지 내려가는 저항성 전분은 혈당 상승을 완만하게 만들어 당뇨 관리에도 효과적이다.
여기에 칼륨·마그네슘·칼슘이 혈압과 근육 기능을 조절하고, 포만감을 오래 유지해 체중 관리에도 도움이 된다. 단순한 포만감을 넘어 몸속 환경을 건강하게 만드는 것이다.
간식을 넘어 일상 속 슈퍼푸드로
고구마는 조리 방법에 따라 영양 효율이 달라진다. 흔히 먹는 방법은 쪄먹는 것이지만 이는 수용성 비타민의 손실이 꽤 크다. 대안으로 껍질째 구워 먹는 것이 있다. 수용성 비타민 손실을 줄일 수 있고, 곡물이나 견과류와 함께 섭취하면 단백질·지방 흡수율이 높아져 영양 밸런스가 완성된다.
게다가 고구마는 군고구마, 찐고구마, 고구마 라테부터 디저트까지 다양한 방식으로 즐길 수 있어 일상에서 꾸준히 섭취하기에도 좋다. 이제 고구마는 겨울 한철 간식이 아닌, 몸속 건강을 책임지는 ‘생활 슈퍼푸드’다.
과거의 구황작물에서 미래의 항산화 식품으로
고구마는 한때 기근을 견디게 한 구황작물이었지만, 지금은 항산화와 면역력, 혈당 관리까지 아우르는 웰빙 식품으로 재평가받고 있다. 따뜻한 고구마 한 입에 담긴 건 계절의 추억을 넘어 몸속 시간을 늦추는 지혜이며, 땅이 우리에게 건네는 가장 따뜻한 선물이다.
Cook&Chef / 송채연 기자 cnc02@hnf.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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