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데헌 라면부터 통오징어 떡볶이까지…K-푸드, APEC 경주를 사로잡다

송채연 기자

cnc02@hnf.or.kr | 2025-10-31 19:46:42

세계 정상 향한 한식 외교
APEC 특수맞아 교촌·농심·CJ 등 대표 브랜드 ‘총출동’

이미지 생성: ChatGPT (OpenAI) 제공 / Cook&Chef 제작

[Cook&Chef = 송채연 기자] 경북 경주 보문관광단지 일대가 한식 향기로 물들었다. ‘2025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열리는 현장에서 세계 각국의 정상과 대표단, 수백 명의 외신 기자를 대상으로 한국 음식의 매력을 알리는 ‘K-Food Station’이 운영되면서다.

농림축산식품부와 APEC 정상회의 준비기획단이 공동으로 마련한 이번 행사는 단순한 시식 부스를 넘어, 한식의 다양성과 감성을 세계인에게 알리는 문화 외교의 장으로 자리 잡고 있다. 

국내 식품업계, 한식 세계화 ‘총력전’

이번 행사는 국내 대표 식품 브랜드가 대거 참여하며 한식 외교의 중심 무대를 완성했다. 교촌치킨은 하루 400마리의 치킨을 현장에서 즉석조리해 제공하며, 한국 특유의 ‘갓 튀긴 치킨’ 문화를 전했다. 부스 한편에는 드라마 속 추억의 뽑기판 이벤트를 마련해 외신 기자들의 관심을 모았다. 교촌의 협력 브랜드 ‘발효공방1991’의 프리미엄 막걸리 ‘은하수 별헤는밤’은 APEC 외교통상각료회의 만찬주로도 선정됐다.

농심은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K-Pop Demon Hunters)’와 협업한 ‘케데헌’ 한정판 신라면을 선보였다. 캐릭터 ‘루미’와 ‘더피’가 새겨진 패키지가 이색적인 디자인으로 눈길을 끌었으며, 행사장을 찾은 외신들은 연이어 사진을 찍으며 높은 관심을 보였다. 농심은 이번 행사를 계기로 글로벌 유통망 확대에도 속도를 낼 예정이다.

CJ제일제당은 ‘비비고’ 브랜드 간편식 2만여 개를 미디어센터와 숙소에 공급했다. 컵밥, 떡볶이, 김스낵, 맛밤 등 다양한 제품이 제공됐으며, “간편하지만 완성도 높은 맛”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청년다방은 대표 메뉴인 ‘통오징어 떡볶이’와 ‘차돌 떡볶이’를 선보이며, 전통 분식의 정통성과 현대적 매력을 동시에 전달했다. 이 밖에도 삼진어묵, 옥동식, 부창제과, 파리바게뜨, BBQ, 오비맥주 등 다양한 기업들이 참여해 한국 음식 산업의 저력을 보여줬다.

디저트·맥주·막걸리…다양해진 K-푸드의 얼굴

파리바게뜨는 전통과 현대를 결합한 디저트를 선보였다. 한국 전래동화 ‘호랑이와 곶감’을 모티브로 한 ‘곶감 파운드’와 전통 약과를 활용한 ‘약과 티그레’ 등이 행사장을 찾은 외국인들의 관심을 끌었다.

오비맥주는 대표 제품 ‘카스 프레시’를 비롯해 글로벌 프리미엄 브랜드 ‘버드와이저’, ‘스텔라 아르투아’를 함께 선보였고, 행사장 한켠에 마련된 휴게공간에서는 참가자들이 자유롭게 음료를 즐기며 교류하는 모습이 이어졌다.

BBQ는 외교 관계자 숙소로 지정된 ‘소노캄 경주’ 내 ‘BBQ 빌리지’를 리뉴얼하고, 국제 행사 기준에 맞춘 조리·서비스 품질 관리(QCS)를 강화했다. 전통 한식 조리법과 글로벌 프랜차이즈 운영 시스템을 접목한 이색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한식의 새로운 도약…“APEC 이후 세계로”

이번 APEC은 한식이 단순한 ‘식사’의 개념을 넘어, 한국 문화의 정체성을 담은 ‘공공외교의 핵심 자산’으로 확장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치킨과 라면, 떡볶이, 김밥, 그리고 디저트와 전통주에 이르기까지 한국 음식은 세계인에게 ‘맛’ 이상의 경험을 선사하며 문화적 교감의 매개체가 됐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이번 APEC 경주는 K-푸드가 세계인의 일상으로 한 걸음 더 다가선 현장”이라며 “이제 한식은 글로벌 시장에서 기술과 감성, 스토리를 겸비한 브랜드로 진화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현장을 찾은 외신 기자들마저 한국의 맛에 매료되어 ‘환상적이다’를 연신 외치고 있다는 K-푸드 외교 현장은 연일 뜨겁다. 

Cook&Chef / 송채연 기자 cnc02@hnf.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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