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절기 기침·피로엔 ‘모과차 한 잔’… 향 속에 숨은 면역의 과일
송채연 기자
cnc02@hnf.or.kr | 2025-11-12 16:38:44
기관지와 피부 건강까지 챙기는 만능 과일
이미지 생성: ChatGPT (OpenAI) 제공 / Cook&Chef 제작
[Cook&Chef = 송채연 기자] 아침저녁으로 공기가 차가워지고 일교차가 커지는 요즘, 목이 따갑거나 기침이 잦아지면 자연스럽게 따뜻한 차를 찾게 된다. 그중에서도 향긋한 모과차는 가을, 겨울철 면역력을 지켜주는 대표적인 건강 음료다. 은은한 단맛 속에 깊은 산미가 감도는 이 노란 과일은 예로부터 ‘기침을 멎게 하고 피로를 풀어주는 열매’로 알려져 왔다.
모과에는 비타민C, 사포닌, 플라보노이드가 풍부하게 들어 있다. 이 성분들은 체내 면역력을 높이고 바이러스 감염에 대한 저항력을 강화한다. 특히 사포닌은 목 점막을 보호하고 염증을 완화해 기침이나 가래가 잦은 사람에게 큰 도움이 된다. 건조한 공기와 미세먼지로 자극받기 쉬운 환절기에는 따뜻한 모과차 한 잔이 자연스럽게 기관지를 덮어주는 ‘보호막’이 된다.
모과 특유의 상큼한 신맛은 사과산과 구연산 덕분이다. 이 유기산들은 소화액 분비를 촉진해 식사 후 더부룩함을 줄이고 피로 물질을 배출시켜 몸의 활력을 되찾게 돕는다. 운동 후 근육통이 있을 때나 스트레스로 몸이 긴장될 때에도 모과차는 부드럽게 몸의 균형을 풀어준다. 풍부한 비타민C는 체내 산화 스트레스를 줄여 면역 저하로 인한 무기력함을 완화하고 에너지를 회복시키는 데도 효과적이다.
모과에 들어 있는 당 성분은 대부분 과당 형태로, 혈당을 천천히 높여 인슐린의 급격한 변동을 막아준다. 때문에 혈당 변화가 잦은 사람이나 당뇨 전 단계에 있는 사람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차로 꼽힌다. 단, 꿀이나 설탕을 많이 넣은 모과청 형태는 당 함량이 높아 과다 섭취를 피하는 것이 좋다. 또한 모과는 피부 미용에도 탁월한 과일이다. 비타민C와 플라보노이드가 멜라닌 생성을 억제하고 콜라겐 생성을 도와 피부 탄력을 높여준다. 자외선과 건조한 바람으로 손상된 피부에 생기를 주며, 환절기 피부 노화를 늦추는 천연 항산화 식품으로 손꼽힌다.
모과를 절이거나 달일 때는 반드시 씨를 제거해야 한다. 씨에는 미량의 청산(시안화수소) 성분이 있어 다량 섭취할 경우 두통이나 어지럼증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모과에는 탄닌이 풍부해 적당량 섭취 시 설사를 완화하지만, 과하면 변비를 악화시킬 수 있다. 하루 한두 잔의 따뜻한 모과차면 충분하며, 기관지 보호 효과를 높이고 싶다면 모과와 함께 생강 한 조각을 넣어 끓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임산부나 위장 질환이 있는 사람은 전문가와 상담 후 섭취량을 조절하는 것이 안전하다.
노랗게 익은 모과를 썰어 꿀에 재우면 며칠 뒤 향긋하고 진한 모과청이 완성된다. 병 뚜껑을 여는 순간 퍼지는 그 달콤한 향은 쌀쌀한 공기 속에서 마음까지 따뜻하게 만든다. 찬 바람이 코끝을 스칠 때, 따뜻한 모과차 한 잔은 단순한 음료가 아니라 계절의 위로가 된다. 오늘 저녁, 향기로운 모과차로 목을 덥히며 가을의 건강과 여유를 함께 채워보는 건 어떨까.
Cook&Chef / 송채연 기자 cnc02@hnf.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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