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식탁을 바꾸는 대체 단백질, 왜 주목받나
송채연 기자
cnc02@hnf.or.kr | 2025-10-30 19:19:25
식물·세포·미생물 단백질, 지속가능한 식량 해법으로 부상
이미지 생성: ChatGPT (OpenAI) 제공 / Cook&Chef 제작
[Cook&Chef = 송채연 기자] 지난 29일 서울 코엑스에서 개막한 ‘푸드 위크 코리아 2025’에 ‘대체 단백질(Alternative Protein)’이 등장했다. 올해 전시회에는 전 세계 42개국, 950개 기업이 참여해 인공지능 영양 분석, 친환경 포장 기술과 함께 식물성·세포 배양 단백질을 앞세운 차세대 식품 트렌드를 선보였다.
특히 국내 기업들은 콩, 귀리, 병아리콩 등으로 만든 스낵과 간편식을 잇따라 내놓으며 글로벌 시장 진출 의지를 드러냈다.
이는 단순한 유행이 아니라 ‘지속 가능한 식탁’을 향한 산업의 방향 전환을 상징한다. 기후 변화와 건강한 라이프스타일에 대한 관심이 맞물리면서, 세계 각국이 대체 단백질을 미래 식량 안보의 열쇠로 주목하고 있다.
육류 소비국에서도 ‘대체 단백질’이 뜬다
대표적인 육류 소비국 호주에서도 대체 단백질 시장이 급성장 중이다. 2018년 대비 6년간 시장 규모가 80% 이상 확대됐으며, 2030년까지 꾸준한 성장세가 예상된다.
과거 ‘바비큐 문화의 상징’이던 호주에서 이제는 식물성 버거 패티와 두유 라떼가 일상 메뉴로 자리 잡았다.
이는 단순한 식습관의 변화가 아니라, 건강과 환경을 함께 고려한 식문화의 진화다.
건강과 환경, 두 마리 토끼를 잡는 식품 혁신
대체 단백질은 식물성 재료나 미생물, 곤충, 세포 배양 기술을 이용해 만든 단백질이다. 콩, 병아리콩, 완두콩 같은 식물성 원료뿐 아니라, 이산화탄소를 활용한 미생물 단백질이나 배양육 등으로도 생산된다.
이러한 단백질의 가장 큰 장점은 탄소 배출을 크게 줄일 수 있다는 점이다. 일반 육류 생산의 경우 온실가스 배출량이 많고, 사료 재배를 위한 삼림 파괴 문제도 뒤따른다. 반면 대체 단백질은 생산 효율이 높고 물 사용량이 적어 환경적 부담을 현저히 낮춘다.
더 가볍고 더 영양 있게
대체 단백질은 이제 단순한 ‘대체재’가 아니라 ‘개선된 단백질’로 진화하고 있다. 식물성 단백질은 지방 함량이 낮고, 식이섬유·미네랄·항산화 물질이 풍부해 체중 관리와 장 건강 개선에 도움을 준다.
또한 알레르기 유발 가능성이 낮고 소화 흡수율이 높아 노약자와 채식인 모두에게 적합하다.
최근에는 맛과 식감을 개선한 하이브리드 단백질, 미생물 발효로 만든 균 단백질(Mycoprotein), 그리고 이산화탄소에서 단백질을 합성한 ‘솔레인(Solein)’ 같은 혁신적 원천기술이 등장하며 ‘대체 단백질 2.0 시대’가 열리고 있다.
환경 부담을 줄이고, 지구의 미래를 지키는 선택
환경에도 유익하다.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의 약 15%는 축산업에서 비롯된다. 이에 비해 식물성 단백질은 같은 양의 단백질을 생산할 때 토지와 물 사용량을 90% 이상 줄이고, 탄소 배출은 10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이러한 이유로 EU, 미국, 일본 등 주요국은 대체 단백질 산업을 ‘기후 대응 핵심 산업’으로 지정하며 적극 육성 중이다. 특히 일본의 아지노모토(Ajinomoto)는 이산화탄소로 만든 단백질 크리머와 대체 커피를 결합한 신제품을 출시해 ‘기후 친화형 식품 혁신’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했다.
식품 산업의 판을 바꾸는 ‘푸드테크 혁명’
대체 단백질은 이제 식품 산업의 경계를 넘어 푸드테크(Food-Tech)의 중심으로 떠올랐다. AI 영양 분석, 스마트 조리 기술, 지속가능한 포장과 함께 ‘먹는 기술’이 인류의 생존 전략으로 진화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삼양식품이 콩 기반 단백질 스낵 브랜드 ‘펄스랩(Pulse Lab)’을 선보이며 간편하고 건강한 대체식 시장에 본격 진입했다. 이는 K푸드 산업이 단순한 맛의 수출을 넘어 ‘기술이 담긴 식품’을 세계에 알리는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단백질의 미래, 인간과 지구를 위한 혁신
대체 단백질은 더 이상 채식주의자만의 선택이 아니다. 환경을 지키고 건강을 관리하며, 미래 세대를 위한 지속 가능한 식탁을 만드는 전 지구적 식품 혁신이다.
AI와 바이오 기술이 결합하면서 개인 맞춤형 단백질 식단이 가능해지고, ‘무엇을 먹을 것인가’는 이제 인간의 생존 전략과 직결되는 문제로 떠올랐다. 기후 위기 시대, 대체 단백질은 그 해답을 보여주는 새로운 식탁의 혁명이다.
Cook&Chef / 송채연 기자 cnc02@hnf.or.kr
[ⓒ 쿡앤셰프(Cook&Chef).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