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열전 45 / 바디아 아 파시냐노 그란 셀레찌오네 (Badia A Passignano Chianti Classico Gran Selezione)
조용수 기자
cooknchefnews@naver.com | 2023-11-06 07:12:16
- 영국왕실에서 ‘산지오베제의 가장 아름다운 표현’이라 찬사, 2016을 최고빈티지로 꼽음
▲바디아 아 파시냐노 그란 셀레찌오네 |
[Cook&Chef=조용수 기자] 와인의 이름인 ‘바디아 아 파시냐노’는 우리말로 ‘파시냐노 대 수도원’ 이란 뜻이다. 파시냐노 수도원은 891년, 지역주민의 유래로는 기원전 395년에 세워졌다고 알려진 매우 오래된 수도원이다. 수도원의 탄생과 함께 이 와인의 양조, 숙성이 시작 되었기때문에 오랜 시간 축적된 높은 수준의 양조 노하우를 보유하고 있다. 영국 왕실이 선택한 이태리 와인으로 ‘산지오베제의 가장 아름다운 표현’이라는 찬사를 받아 유명해졌다. Michelin 3 스타 L’Atelier de Joel Robuchon(라뜰리에 조엘 로부숑, Hongkong)에 리스팅이 될 정도로 와인의 품질이 우수하다.
▲파시냐노 대수도원 전경 |
▲바디아 아 파시냐노 그란 셀레찌오네_라벨 |
▲파시냐노 대 수도원 지하셀러 |
▲포도밭에서 본 파시냐노 대수도원 전경 |
바디아 아 파시냐노가 ‘파시냐노 대 수도원’이란 뜻을 가지고 있어 성찬예배를 위해서 와인이 꼭 필요했다. 그래서 오래된 수도원 성당 인근에 늘 포도밭이 있었다. 예전부터 수도원 인근에서는 늘 좋은 와인이 많이 났던 이유도 이러한 종교적 배경이라 보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흥미로운 것은 그 시대의 엘리트 집단이라 할 수 있는 수도사들이 직접 포도 농사를 짓고 와인을 만들었다는 것이다. 당시 문맹 시대에 수도사들은 거의 유일하게 문자를 아는 지식인이자, 농부이고, 미식가였던 것이다. 이들은 어떻게 하면 맛있는 포도를 얻을 수 있는지, 어떻게 해야 와인이 맛있어지는지를 연구하고 기록하며 후대에 이어갔다.
▲과거의 그림_전쟁을 피해 수도원으로 도망쳐온 피난민 |
오랜 연구와 기록으로 그들은 같은 포도밭, 같은 품종의 포도인데도 밭마다 서로 다른 맛을 낸다는 것을 알았다. 포도밭을 일구는 수도사들은 이런 미묘한 차이를 일찍부터 알고 돌로 야트막한 담을 쌓아서 구분해 놓았다. 세계 최고급 와인이라 불리는 부르고뉴 와인의 라벨을 자세히보면 '끌로(Clos)', '뀌베(Cuvee)' 등의 단어들이 적혀있는 것을 볼 수 있다. 끌로는 바로 수도사들이 쌓아놓은 그 '돌담'을 의미한다. 오늘날까지도 부르고뉴는 이 돌담에 따라 포도맛이 정확하게 달라진다고 한다. 오랜 세월 축적된 수도사들의 노하우가 오늘날 까지도 쓰이고 있는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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