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od Column / 김영복의 맛있는 이야기> 부산물꽁찜은 마산 아구찜?

- 아귀를 생으로 요리하면 부산물꽁찜, 아귀를 말려서 요리하면 부산아구찜
김영복 칼럼니스트 | cooknchefnews@naver.com | 입력 2021-01-25 10:5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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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ok&Chef 김영복 칼럼니스트] 요즈음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표준어인 아귀어보다는 아구어라고 불러 아귀어로 조리한 음식 이름도 아구찜 또는 아구탕이라 한다. 아귀어(餓鬼魚)의 유래는 불교의 아귀도(餓鬼道)에서 연유된 것이라 한다. 우리말에 음식을 탐하는 사람을 걸신(乞神) 들렸다 하는데, 이 아귀귀신은 입이 커 음식을 탐하지만 목구멍이 바늘귀처럼 작아 막상 소화기관에 들어가는 양은 적기 때문에 항상 굶주림에 허덕여 몸이 앙상하게 말라 있다고 한다.

그러나 아귀어는 입이 크고 탐욕스러워 배를 갈라보면 자기 몸보다 큰 상어류나 큰 물고기 등은 물론 음료수캔 같은 것들이 나온다. 차라리 아귀어라는 이름보다는 물고기의 형태나 생태로 봐서 <자산어보>에 기록된 것처럼 조사어라는 이름이 어울릴 것 같다. 영어에서도 낚시꾼 물고기라는 뜻을 가진 'Angler Fish'라고 한다.

이런 이름을 갖게 된 이유는, 바다 밑을 유영하면서 입 바로 위쪽에 '낚싯대'라고 하는 안테나 같은 것이 달려 있는데, 안테나와 같은 곳 끝 부분에 실처럼 붙어있는 흰 피막을 흔들면서 물고기를 유인해 잡아먹기 때문이다. 어쨌든 아귀어는 아구어 말고도 지방마다 각각 사투리가 다 있었는데, 부산·경남지방에서는 아귀어를 '물곰'이라 불렀다. 이 '물곰'이라는 이름도 경상도의 센 발음으로 '물꽁'이라 했고, 이외에도 물돔, 배기라고 불렀다고 한다.


그럼 아구어는 어디 말인가. 정약전이 흑산도에 유배되어 16년간 살면서 1814년에 쓴 <자산어보(玆算魚譜)>에 보면 '조사어(釣絲魚)'라는 물고기가 있는데, 그 속명은 '아구어'라고 하였으니 아구어라는 말은 흑산도를 비롯한 전라도의 사투리라 할 수 있겠다.

 

이 못생기고 먹을 게 없는 아귀어가 그물에 걸리면 재수없다고 바로 바다에 버렸다해서 인천지방에서는 '물텀벙이'라고 불렀고, 부산을 비롯한 경상도 지방 역시 아귀어가 그물에 걸리면 바다에 도로 버리거나 어시장 한구석에 내동댕이치는 천덕구니였다. 이렇게 천덕구니 취급을 받던 아귀어를 언제부터 먹게 되었을까? 아귀어를 찜으로 만들어 대중화할 수 있도록 한 것은 '마산의 아구찜'이라 할 수 있으나 아귀어를 먹기 시작한 것은 부산이 먼저다.
▲ 사진은 50년대 자갈치 시장

1967년경 부산의 음식을 비교적 자세히 기록해 놓은 박원표(朴元杓)의 <부산고인록(釜山故人錄)> 어디에도 아귀어 요리에 관한 내용이 등장하지는 않는다. 그렇다고 부산에 아귀어 요리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마산의 아구찜이 마른아귀찜이라면 부산의 물꽁찜은 생아구를 이용해 찜을 했다. 한국전쟁으로 부산은 피란민들로 북새통을 이루었고, 이로 인해 먹을거리도 다양한 형태로 등장하게 되었다. 특히 한국전쟁 후 1950년 중반에 아귀어는 물꼼찜이라는 이름으로 서면 미군부대 옆 물탱크 근방에 술도가가 있었는데, 그 술도가에서 생아구로 찜을 해서 팔기 시작했다. 이 술도가 창고에서 할머니 두 분이 생아귀어를 쪄서 양념장에 찍어 술안주로 먹을 수 있도록 조리했고, 이후 충무동 썩은다리 옆 판잣집에서도 생아귀로 물꽁찜을 해서 파는 집이 있었다.

그 외에도 물꽁집은 서면일대에 몇 집이 있었으니 비록 음식 이름은 다르다 해도 아귀어찜은 마산보다 부산이 먼저라 할 수가 있다. 이렇듯 부산의 물꽁찜은 생아귀어를 주 재료로 한다. 지금도 부산의 토박이들은 생아귀어를 주 재료로 찜을 한 것을 물꽁찜이라 부른다.

김영복 / 식생활문화연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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