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lumn / 음식평론가 최수근 조리박물관장, 셰프의 꿈> 단합대회는 필요하다

- 주방은 단합대회를 통해 인재를 키우는 계기로
- 작은 모임을 이끌어 가는 리더십도 키워
최수근 칼럼니스트 | skchoi52@hanmail.net | 입력 2021-04-07 05:25:53
  • 글자크기
  • -
  • +
  • 인쇄

 

▲ photo - pixabay

[Cook&Chef 최수근 칼럼니스트] 주방에서 근무할 때는 단합대회가 1년에 두 번씩 꼭 있었다. 봄에는 남이섬, 가을에는 유명산으로 전  직원이 몇 팀으로 나누어 단합대회를 갔고, 3개월에 한 번 정도는 부서별로 모임을 가졌다. 나는 노래와 술을 잘 못해서 단합대회가 있을 때마다 항상 고역이었다. 다른 부서의 과장들은 술을 많이 마시는데 나는 소주 3잔이면 남들 1병 먹은 것보다 더 온몸이 붉어지니 술을 이겨낼 재간이 없었다.


언젠가 한 번은 허태학 이사님이 나에게 술 한 잔도 못하면서 주방 식구들을 어떻게 관리하려고 하느냐고 걱정하셨다. 나도 나름대로 술을 조금씩 자주 마시면 늘 것 같아서, 여러 번 시도 해보고 연습을 해보았지만 체력이 따라주지 않아서 포기했다.

 

▲ photo - pixabay

고민을 거듭한 끝에 직원과의 소통 문제는 술이 아니어도 다른 것으로 충분히 해결할 수 있다는 생각에 직원들을 데리고 등산을 시작했다. 술 먹고 싸우고 헤어지던 다른 회식 때와는 달리, 등산으로 회식을 대체하고 보니, 함께 걸으며 많은 얘기를 하면서 서로 더욱 더 친근해지는 색다른 경험을 했다.


한번은 메인 주방에서 북한산 백운대로 등산을 하고 특별히 가족들도 초청했다. 그러다보니 100여명이 넘는 식구들이 되었다. 그들과 함께 식사를 하고 즐겁게 헤어졌다. 그런데 다음날, 같이 근무하던 조리사의 부인이 다른 조리사의 부인과 이야기를 하던 끝에 보너스를 탔던 얘기가 나왔고, 자신은 보너스를 받은 일이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되어 집안싸움으로 이어진 일도 있었다.

▲ photo - pixabay

이 일을 겪은 후, 나는 가족 모임을 1년에 한번 송년회 때만 실시하는 것으로 방법을 바꾸었다. 이런 송년 모임을 몇 년 계속해보니 직원 모두가 좋아했다. 다른 부서로 가라고하면 그냥 있겠다는 직원들이 많아서 겉으로는 화를 냈지만 속으로는 좋은 책임자로 평가받는 것 같아 기분이 정말 좋았다.


현재의 조직에서는 과거만큼 단합대회가 잘 이루어지지 않는다. 과거의 아날로그 시대에서 디지털 시대로 바뀐 탓에 단합대회 같이 답답한 모임이 아닌, 개개인과의 소통으로 모든 것을 해결해야 하는 시대가 된 것 같다. 주방에서 단합대회가 약해지듯, 모든 행사가 점점 개인주의로 돌아가는 것을 선배들이 볼 때는 참 많이 아쉽다. 과거에 좋았고 필요했던 행사를 다시 해보는 것이 어떨까 후배들에게 제안해 본다.

▲ photo - pixabay

특히 주방은 단합대회를 통해 인재를 키우는 계기로 만들면 좋겠다. 선후배의 의리도 배우고, 동료 간 화합하는 방법도 배우고, 작은 모임을 이끌어 가는 리더십도 키워나갈 수 있지 않을까. 이런 일은 누가 해야 할까? 현장에 있는 책임자들이 머리를 맞대고 연구해야 한다. 그것이 한국의 주방문화를 세계화하고 발전시키는 일이다.

 

[저작권자ⓒ 쿡앤셰프(Cook&Chef).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황실유기
  • 테드베이커
  • 플로리다2
  • 한호전
  • ns홈쇼핑
  • 구르메
  • 한주소금
  • 라치과
  • 보해양조
  • 카카오톡 보내기
  • 카카오스토리 보내기

헤드라인HEAD LINE

  • 플로리다1_300
  • 플로리다3_300
  • 플로리다2_300
  • 스위스밀리터리
  • 캐터필라라이트
  • 캐터필라라이트2
  • 캐터필라
  • 캐터필라2
  • 케네스콜
  • 테드베이커
  • 테드베이커2
  • 테드베이커3

많이본 기사

  • 플로리다1_160
  • 플로리다2_160
  • 플로리다3_160